이재명, 이낙연에 만남 제안 미루는 까닭은?
‘신당 파급력 약하다’ 판단
대표 사퇴 요구 땐 큰 부담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제3지대 신당 창당을 준비하는 이낙연 전 대표에게 손을 내밀지 않고 있다. 이 전 대표가 자신의 대표직 사퇴를 요구할 것이라고 여기기 때문이다. 이 대표는 분당은 가급적 막아야 하지만 총선 불출마나 당대표직 사퇴 요구는 받아들일 수 없다는 입장이다.
이 대표는 이 전 대표와 만날 뜻을 밝힌 지 닷새째인 10일 이 전 대표에게 공식 만남을 제안하지 않고 있다. 이 대표는 지난 6일 “당의 단합과 소통이 매우 중요하다. 누구나 열어놓고 소통하고 대화하고 협의해 나갈 생각”이라고 말한 바 있다.
이 대표는 이 전 대표와 만남이 성사된다면 대표직 사퇴를 요구받을 것이라고 보고 있다. 이 대표 측 핵심 관계자는 이날 기자와 통화하면서 “이 대표의 사퇴 요구를 전제로 만나기는 어렵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만나려면 조건 없이 만나야 한다”며 “허심탄회하게 얘기하고 그 속에서 합의 조건이 나오면 합의하고 합의하기 어려우면 못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게다가 이 대표가 이 전 대표에게 분당을 막기 위한 다른 조건을 제시하기도 쉽지 않은 상황이다. 이 대표 측 한 관계자는 “이 전 대표에게 공동선거대책위원장 등 역할을 제안하기도 조심스럽다”며 “공천 짬짜미나 나눠먹기용 만남으로 비친다면 좋지 않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당 정풍운동을 지향하는 ‘원칙과 상식’ 소속 의원들에 대해서도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상황이다. 이 대표는 이상민 의원 외 당 소속 의원들의 추가 탈당을 막고 싶지만 자신의 대표직 사퇴나 불출마 요구는 받아들일 수 없다는 입장이다.
이 대표 측은 원칙과 상식이 요구한 팬덤정치 결별 요구도 받아들이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당 지도부 관계자는 “원칙과 상식의 도덕성·당내 민주주의·비전 정치 회복 요구가 너무 추상적”이라며 “대표가 당원들의 자발적인 의사 표시를 어떻게 일일이 막나”라고 말했다.
이 대표의 무대응 배경에는 ‘이낙연 신당’이 창당되기 어렵고, 된다 해도 파급력이 약할 것이란 계산이 깔린 것으로 보인다. 실제 친이재명계 의원들은 연일 이 전 대표의 신당 추진을 깎아내리고 있다. 김민석 의원은 전날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부평초 같은 제3세력론은 민주당의 길이 아니며, 위장된 경선 불복일 뿐”이라고 적었다.
김윤나영 기자 nayoung@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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