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타니 놓친 SF-토론토, 이젠 이정후다! '빈약한 시장'서 본격적 러시 시작

안호근 기자 2023. 12. 10. 19: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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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뉴스 | 안호근 기자]
이정후. /사진=뉴시스
세계 야구 역사상 최고의 선수라 불리는 오타니 쇼헤이의 행선지가 드디어 결정됐다. 오타니는 LA 다저스 유니폼을 입게 됐다.

오타니 쇼헤이는 10일(한국시간) 오전 직접 개인 SNS(소셜네트워크서비스)를 통해 LA 다저스의 로고를 올리며 "모든 팬과 야구계 모든 관계자에게, 결정을 내리는 데 있어서 너무 오랜 시간이 걸린 것에 대해 죄송하게 생각한다"며 "나는 내가 뛸 다음 팀으로 다저스를 선택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메이저리그 공식 홈페이지 MLB닷컴 등에 따르면 오타니의 계약 규모는 10년 7억 달러(9240억 원). 어느 정도 예상 가능한 수준이었기에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 뉴욕 양키스, 토론토 블루제이스 등 부자 구단들이 예상 행선지로 꼽혔다.

특히 마지막까지 오타니를 원했던 토론토와 샌프란시스코 등은 오타니를 놓치면서 더욱 타선 보강을 위해 발등에 불이 떨어졌다.

토론토는 가장 최근까지 오타니를 품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올 정도로 오타니에게 적극적으로 달려들었다. 4선발까지도 탄탄한 투수진에 비해 타선의 무게감, 특히 좌타자의 힘이 부족했고 당장 투수로 뛸 수 없는 오타니는 토론토에 간절한 선수였다.

오타니가 다저스 유니폼을 입은 합성 사진. 그러나 이 장면은 내년부터 볼 수 있는 현실이 됐다. /사진=디 애슬레틱
MLB 네트워크 존 모로시 기자는 9일 자신의 SNS를 통해 "오토니가 오늘 토론토로 갈 예정"이라며 토론토행을 기정사실화했고 이후 오타니의 토론토행과 관련한 각종 기사가 쏟아졌다. 이후 오타니가 토론토행 비행기에 몸을 실은 게 아닌 집에 머물고 있다는 게 밝혀졌고 모로시 또한 오보였음을 인정하며 고개를 숙였다.

이어 하루도 지나지 않아 오타니의 행선지가 결정됐다. 오타니는 같은 지역의 다른 리그 팀인 다저스 유니폼을 입었다.

다저스에도 7억 달러는 부담스런 금액이었다. 오타니도 이를 인정했다. 일부 연봉을 나중에 지급하는 '디퍼 계약(The deferrals)'이 포함된 계약에도 도장을 찍었다. 디 애슬레틱에 따르면 이는 오타니가 떠올린 것이었다. 그만큼 강한 승부욕의 오타니는 다저스행을 간절히 원했다.

이번 스토브리그는 유독 조용하다는 평가가 많았다. 역사상 유례 없는 초대형급 선수 오타니가 있지만 오타니 측에선 이적과 관련한 언급을 극도로 꺼렸고 이에 대한 힌트도 제대로 얻기 힘들었기 때문이다.

통상 이적시장에선 대형 선수가 이적을 해야 이를 시작으로 연쇄 이동이 펼쳐지는데 오타니가 잠잠하자 다른 선수들의 이동에 대해서도 특별한 소식이 들리지 않은 것이다.

이정후. /사진=뉴스1
밥 나이팅게일 USA투데이 기자에 따르면 "한 구단의 단장은 인재 풀에 대해 비판적이었고 부분적으로는 그것이 전반적인 (영입 관련) 움직임 부족의 원인"이라며 "'좋은 선수가 많지 않다. 누구도 평범한 선수를 붙잡기 위해 뛰어내리진 않는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오타니를 제외하면 특급 선수들이 잘 보이지 않는 게 사실이다. 그럼에도 여전히 시장엔 좋은 선수들이 존재한다. 2019시즌 내셔널리그 최우수선수(MVP)를 차지했던 코디 벨린저가 그렇고 외야수에서 그 다음 가는 가치를 인정받고 있는 이정후 또한 마찬가지다.

특히 '타자 오타니'에 더 집중했던 토론토는 오타니에게 투자할 돈을 아낀 만큼 이정후에게 더 적극적으로 달려들 가능성이 생겼다. 이번 겨울 중견수 케빈 키어마이어(33)가 FA로 시장에 나왔고 로스 앳킨스 단장은 그를 붙잡지 않겠다는 뜻을 나타냈다. 훨씬 어리고 성장 가능성이 큰 이정후에게 투자할 가능성이 크다.

앞서 디 애슬레틱과 토론토 지역 매체 '제이스 저널' 등은 이정후의 토론토 가능성을 높게 점치기도 했다. 특히 제이스 저널은 "토론토는 공격력을 강화하면서도 수비력을 낮추고 싶어하지 않기 때문에 이정후와 같은 선수는 큰 의미에서 적합할 수 있다"고 평가했다.

이정후.
샌프란시스코는 이정후 영입에 가장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는 팀 중 하나다. 피트 프텔러 단장이 지난달 방한해 부상에서 회복한 이정후의 최종전을 직접 관전했고 파르한 자이디 구단 운영 사장은 이정후를 눈여겨 보고 있다는 사실을 인정하기도 했다.

이 밖에도 후안 소토를 트레이드하며 외야가 텅 빈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와 꾸준히 이정후에 대한 관심을 나타내온 뉴욕 양키스 등도 오타니의 행선지가 결정되며 이정후 영입에 더 관심을 집중시킬 것으로 보인다.

이정후는 엄밀히 FA 선수가 아니다. 비공개 경쟁입찰(포스팅 시스템)을 통해 미국 진출을 노리고 있는데, KBO 사무국은 지난달 24일 MLB 사무국에 이정후 포스팅을 요청했고 지난 5일 MLB가 30개 구단에 이정후 포스팅을 고지했다. 그 다음날 오전부터 30일째 되는 날인 내년 1월 3일 오후 5시까지 이정후는 MLB 모든 구단과 자유롭게 협상에 나설 수 있다.

과거와 달리 포스팅 금액을 자체를 입찰하는 게 아닌 구단이 제시한 계약 금액에 따라 달라지는 방식이다. 보장 계약 금액이 2500만 달러(326억 원) 이하면 이 중 20%를 원 소속 구단에 지급하고 2500만 달러 초과, 5000만 달러 이하일 경우에는 2500만 달러의 20%인 500만 달러와 2500만 달러 초과 금액의 17.5%를 더해 키움에 지급될 금액이 결정된다. 5000만 달러를 초과하면 2500만 달러의 20%와 2500~5000만 달러의 17.5%인 937만 5000달러에 5000만 달러 초과 금액의 15%를 더한 금액이 이적료로 결정된다.

이정후.

안호근 기자 oranc317@mtstar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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