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럼] 연구원 창업가들을 응원한다

입력 2023. 12. 10. 19: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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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정혁 ETRI 사업화본부장

미·중간 기술패권 경쟁과 글로벌 공급망 재편으로 촉발된 기술혁신 경쟁이 날로 가속화되면서 기술혁신 주체로서 기술 스타트업이 주목받고 있다. 창의적 아이디어와 기술적 역량을 기반으로 새로운 제품과 서비스 창출에 도전하는 기술 스타트업이야말로 클레이튼 크리스텐슨 교수가 주창한 파괴적 혁신을 이끌어 낼 수 있는 최적의 모델이기 때문이다. 특히, 대학·연구기관의 연구 성과와 창업가의 아이디어로 시작된 다수의 기술 스타트업은 국가적 기술혁신 경쟁 우위와 경제 성장을 촉진하는 중요한 동력이다.

우수한 과학기술 성과를 기반으로 효용과 편익의 혁신적 가치를 제공하는 기술 스타트업, 특히 딥테크 스타트업의 활약은 비단 현재의 트렌드만은 아니다. 미국방위고등연구계획국(DARPA)의 연구 결과물은 모두가 알고 있는 다빈치 로봇원격수술 시스템, 애플의 음성인식시스템(Siri)으로 응용되며 그 가치를 널리 알렸다. 미국 국립보건원(NIH)으로부터 시작된 모더나 백신도 마찬가지다.

우리나라 역시 정부를 중심으로 딥사이언스와 딥테크 창업, 팁스(TIPS, 민간투자주도형 기술창업지원), 연구소기업 제도 등 우수한 기술적 성과를 기반으로 한 기술창업-사업화 활성화 방안을 마련하고 적극적인 지원을 통해 제2의 벤처붐을 확산시키고자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이와 같은 정부의 노력은 민간의 적극적인 참여와 함께 국내 스타트업 생태계 활성화에 긍정적으로 작용하고 있다. 이는 기술혁신 기반 신산업·신시장을 창출하는 도전의 원동력이 되고 있다.

필자가 근무하는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은 글로벌 동향과 정부의 정책에 적극적으로 호응해 현재까지 850여 개의 동문 창업기업을 배출했다. 명실상부한 IT벤처사관학교로서의 위상을 높여 왔다. 특히 2011년에 시작해 현재까지 지속되고 있는 예비창업지원 프로그램은 사내벤처 지원의 정부출연연구원의 모델로 연구원 내부 창업 분위기 조성에 기여했다. 이는 타 출연(연)에도 확산되는 등 창업생태계 조성에 이바지하고 있는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연구자들의 높은 기술적 역량과 연구 성과를 창업을 통해 시장으로 효과적으로 확산하기 위해 시작한 해당 프로그램으로 현재까지 85팀의 예비창업팀이 ETRI의 지원을 받아 법인을 설립했다. 이들 중 다수는 현재까지 활발한 기업활동을 이어가며 작년 한 해 약 600억원의 매출과 함께 660억원의 후속투자를 유치했다. ㈜호전에이블, ㈜가치소프트, ㈜블루타일랩, ㈜엑소시스템즈, ㈜루센트블록 등 연구원 창업가들의 뛰어난 성과는 침체된 최근 투자시장에서도 큰 호응을 얻고 있다.

지난달 29일 예비창업지원 프로그램을 통해 법인을 설립한 연구원 창업가 50여 명이 한자리에 모였다. 바로 ETRI가 주관한 '연구원 창업기업 패밀리데이' 행사였다. 연구원 창업가들의 활동에 대한 격려와 함께 창업기업들 간 네트워크 구축과 다양한 정보 공유를 목적으로 개최되었다. 투자·회계·법률·특허 등 각 분야 전문가들의 강연이 이어지며 해당 행사를 더욱 실리있고 풍부하게 하였다. 10년 이상의 업력을 보유한 창업기업부터 2023년 신생기업 및 예비창업자들이 참석한 이번 행사는 연구원 창업가들의 현재와 미래를 잇는 교두보이자, 또 다른 혁신이 시작되는 거점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최근 글로벌 정세의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그 어느 때보다 우리나라 경제 전망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많이 들려오고 있다. 그러나, 필자는 행사장에서 만난 연구원 창업가들의 포부와 자신감을 접하며 우리의 미래가 어둡지 않을 것이라는 희망과 믿음을 가지게 되었다. 동시에, 창의적 아이디어와 기업가 정신을 갖춘 연구자들이 과감하게 스타트업 창업에 도전할 수 있게 하고 나아가 이들 스타트업들이 지속적으로 성장하도록 뒷받침하는 창업 시스템의 필요성도 느끼게 되었다. 과학기술 성과로 행복한 미래세상을 만드는 스타트업, 연구원 창업가들을 응원한다. 또한 그들의 활약을 국민 모두가 체감할 수 있기도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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