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궁 정착촌 역사 뒤로… 생태복원 공간 탈바꿈

김동욱 2023. 12. 10. 18: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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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만금 상류 만경강 일대 수질 오염원이자 호남고속도로 구간의 악취 진원으로 지목된 전북 익산 왕궁 한센인 정착농원 축산단지 매입 사업이 13년 만에 완료됐다.

2010년 익산시가 정부 7개 부처와 합동으로 '왕궁 정착농원 환경개선 종합대책'을 발표하고 왕궁면 일대 축사 204개소를 사들이기 시작한 지 13년 만에 완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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익산 축산단지 매입 13년 만에 완료
과거 한센인 격리 농원에 축사 난립
새만금 수질 오염·악취 등 주범 지목
“소외 아픔 극복… 정원도시 조성 추진”

새만금 상류 만경강 일대 수질 오염원이자 호남고속도로 구간의 악취 진원으로 지목된 전북 익산 왕궁 한센인 정착농원 축산단지 매입 사업이 13년 만에 완료됐다. 왕궁 정착 농원은 올해 환경부 자연환경 복원 시범사업에 선정돼 단절된 생태축을 연결하고 한센인 이주의 역사적 공간을 치유와 회복의 공간으로 탈바꿈할 전망이다

10일 익산시에 따르면 최근 왕궁 정착농원에 남은 마지막 축산 농가와 매입 계약을 체결하고 소유권을 넘겨받아 ‘현업 축사매입 사업’에 마침표를 찍었다. 2010년 익산시가 정부 7개 부처와 합동으로 ‘왕궁 정착농원 환경개선 종합대책’을 발표하고 왕궁면 일대 축사 204개소를 사들이기 시작한 지 13년 만에 완료했다. 이로써 왕궁 정착농원은 1948년 축산 집단단지가 조성된 지 75년여 만에 역사 속으로 사라지게 됐다.
새만금 상류 수질 오염과 악취의 진원으로 꼽힌 익산 왕궁 정착농원 일대 전경. 익산시 제공
왕궁 정착 농원은 1948년 한센인 격리 정책 일환으로 조성됐다. 정부가 강제 이주시킨 한센인들의 생계 유지를 위해 양돈 등 축산업을 장려하면서 왕궁 한센인 정착촌을 중심으로 축사가 난립했다. 이로 인해 악취가 심해져 일대는 물론 호남고속도로 통과 구간 차량이 창문을 내리기 힘들 정도였다. 또 비가 내리면 일대 축분이 만경강으로 떠내려가 수질오염을 일으켰고 이는 서해 하류 새만금까지 흘러들어 수질오염의 주범으로 지목됐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2010년 환경부와 농림축산식품부 등 정부 7개 부처가 합동으로 ‘왕궁 정착 농원 환경개선 종합대책’을 발표하고 일대 축사 매입을 시작했다. 매입 사업은 전북지방환경청이 주도하고 전북도와 익산시가 힘을 보탰다. 애초 5년 안에 마무리하는 게 목표였지만, 협의매수에 난항을 겪었고 매입비 부족 등 예상치 못한 문제가 불거지며 204개 축사를 매입하는 데 13년이 소요됐다.

현업 축사 매입 이후 왕궁 일대 환경오염 지표가 눈에 띄게 향상된 것으로 나타났다. 만경강으로 이어지는 일대 익산천의 수질기준 척도가 되는 생화학적 산소요구량(BOD)이 95% 개선됐고, 복합악취가 90% 저감됐다. 환경이 개선되자 멸종위기 야생생물인 수달까지 돌아왔다.

왕궁 정착 농원은 올해 환경부 자연환경 복원 시범사업에 선정됐다. 이에 단절된 생태축을 연결해 핵심 보호구역으로 조성하고 한센인 이주의 역사적 공간을 치유와 회복의 공간으로 탈바꿈하는 체계적 생태복원을 추진할 계획이다.

정헌율 익산시장은 “왕궁정착농원은 한센인에 대한 차별과 소외의 아픔이 서려 있는 곳이었다”며 “이제는 훼손된 자연환경을 복원하고 녹색정원도시로 만들어 기후변화 위기를 극복하는 대표적 사례가 되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익산=김동욱 기자 kdw7636@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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