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DT인] 30분 넘던 수식 계산 40초면 끝 … "업무 쉬워졌다" 직원들 칭찬세례

박한나 입력 2023. 12. 10. 18:46 수정 2023. 12. 10. 2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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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가스 IT전략지원실 'i-Excel' 개발 주역 3인방
엑셀데이터 클라우드 연결 '발상의 전환'… 개발비용 대폭 줄여
외환 헷지·거래 활용도 가장 높아… 수기작업 따른 실수 방지
입소문 타면서 관계사 문의 줄이어… "중기 등과 서비스 공유"
박동수(왼쪽부터) SK가스 IT전략지원실 매니저, 차연우 SK가스 IT전략지원실 PL, 이원선 SK가스 자금그룹 매니저가 지난 7일 경기도 성남시 분당구 판교로 SK본사에서 'i-엑셀' 구축 관련 인터뷰를 하고 있다. SK가스 제공
박동수(왼쪽부터) SK가스 IT전략지원실 매니저, 차연우 SK가스 IT전략지원실 PL, 이원선 SK가스 자금그룹 매니저가 지난 7일 경기도 성남시 분당구 판교로 SK본사에서 'i-엑셀' 구축 관련 인터뷰를 하고 있다. SK가스 제공
박동수(왼쪽부터) SK가스 IT전략지원실 매니저, 차연우 SK가스 IT전략지원실 PL, 이원선 SK가스 자금그룹 매니저가 지난 7일 경기도 성남시 분당구 판교로 SK본사에서 'i-엑셀' 구축 관련 인터뷰를 하고 있다. SK가스 제공.

"i-Excel(Intelligence Excel) 덕분입니다." SK가스 구성원들이 최근 가장 많이 하는 말이다.

SK가스가 6개월 만에 자체 개발한 업무 특화 플랫폼 'i-Excel'은 많은 데이터와 수식 참조로 파일을 여는 데만 4분 이상 걸린 시간을 10초로 단축했다. 30분 이상이 걸린 수식 계산 역시 40초로 줄였다. 업무 효율성을 올리면서 구성원들의 호평이 줄을 잇고 있다. i-Excel을 개발한 IT전략지원실은 SK가스의 구원투수급으로 부상했다. 차연우 SK가스 IT전략지원실 PL, 박동수 SK가스 IT전략지원실 매니저, 이원선 SK가스 자금그룹 매니저가 그 주인공이다. 지난 7일 경기도 성남시 분당구 판교로 SK본사에서 개발 주역 3인을 만났다.

차 PL은 "내년부터 가동될 코리아에너지터미널(KET)의 운영을 준비하는 현업부서에서 엑셀로 터미널의 운영 시뮬레이션을 만들고 있었는데 엑셀파일의 사이즈만 80MB가 넘어 연산 한 번에 30분 이상이 걸렸다"며 "KET의 시뮬레이터 과제를 진행하면서 다른 현업 부서에도 이와 유사한 사례들이 존재한다는 문제의식을 갖게 돼 업무 효율성을 개선해 보자는 취지로 개발을 시작했다"고 운을 뗐다. KET는 울산에 생기는 대형 액화천연가스(LNG)·석유제품 터미널이다.

IT전략지원실은 이후 i-Excel 소개 자료와 터미널 시뮬레이터 시연 동영상을 가지고 전사 공모를 진행했다. 비즈니스 임팩트와 활용도를 기준으로 외환관리, 물량관리 등 엑셀을 많이 활용하는 영역에서 10개 과제를 선정해 공통으로 발생하는 문제와 과제별로 필요한 해결책을 분석했다.

박 매니저는 "예를 들어 전사적자원관리(ERP)에 연동물량을 입력하는 기능은 있지만, 연동물량 수요를 예측하고 담당자로부터 이를 취합하는 중간과정은 시스템에 구현돼 있지 않아 수기 작업으로 이뤄지는 실정이었는데 이런 부분을 개선했다"며 "사용자의 엑셀에만 존재하는 데이터를 데이터베이스화해 단순 공유를 넘어 전사에서 활용가능한 데이터로 끌어 올렸다"고 말했다.

i-Excel의 가장 큰 특징은 사용중인 엑셀을 활용해 개발했다는 점이다. 구성원들이 거부감 없이 바로 업무에 사용할 수 있는 이유다. 기획 단계부터 현업에서 필요하다고 요청한 기능들을 만든 것인 데다 기존 업무 환경과 유사하도록 해 유연성과 편의성을 놓치지 않았다.

엑셀이 사용자가 평소 사용한 화면인 프론트 자체이다 보니 개발 시간과 비용도 대폭 축소했다. 개발프로그램의 라이선스 비용 등 추가 비용이 들지 않아 통상 약 15억원이 드는 일반적인 개발 비용을 3~4억원 수준으로 대폭 줄인 것으로 알려졌다.

차 PL은 "새 시스템을 위해선 프론트엔드와 백엔드를 만들기 위해 각각 고비용 개발자를 고용하고 라이선스를 구입하는 등 결국 비용이 들어간다"며 "경제성 분석(BC)에서 혜택을 보는 구성원이 2~3명이면 개발이 어려운 만큼 비용을 줄이기 위해 엑셀을 기반으로 개발하게 됐다"고 말했다.

i-Excel 시스템 구축의 핵심은 엑셀 데이터를 클라우드에 연결한 아이디어다. 그동안은 신규 프로그램이나 시스템 구축에 비용이 많이 드는 기존의 개발 방식에 갇혀 클라우드를 통한 데이터 연동 방식을 도입한 적은 없었기 때문이다. 시스템 개발에 사용되지 않았던 간단한 아이디어를 국내 최초로 도입해 효과적인 시스템을 저비용으로 구축해 냈다는 점에서 발상의 전환을 이뤄낸 셈이다. 향후에는 여기에 인공지능 등 새 기술을 도입해 데이터들을 분석, SK가스의 의사결정을 돕는 수준까지 끌어올린다는 계획이다.

박 매니저는 "데이터베이스에 저장된 데이터는 서로 다른 현업부서의 엑셀 작업에 실시간 활용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플랫폼 내에서 연산이 가능해 컴퓨터의 사양과 관계없이, 아무리 데이터가 많은 파일이라도 느려지거나 버벅댐 없이 빠른 연산 작업이 가능하다"고 전했다.

i-Excel 활용도가 가장 높은 업무로는 환헷지·거래 업무를 꼽았다. 공모 당시 환관리 담당자의 외화거래 정도로만 범위를 정했는데, 프로젝트를 진행할수록 현업부서의 실무자인 이 매니저의 지속적인 피드백으로 i-Excel의 가능성을 발견했다고 강조했다. 현업의 피드백이 중요한데 구체적인 피드백을 적극적으로 전달했다는 것이다.

이 매니저는 "환율이 계속 변동하는 상황에서 달러결제를 해야 하는데, 10원 차이 환율에도 1000만달러의 결제를 한다고 하면 1억원의 손실을 볼 수 있다"며 "다년간 축척된 관리 양식과 데이터베이스는 있지만 대부분의 작업이 엑셀, 메일, 전화 등 일체 수기로 수행하다 보니 인간적인 실수가 발생할 수 있어 고도의 긴장상황이었기 때문에 개선이 필요하다고 생각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이제 틀린 수식은 경고사인으로 감지할 수 있는 데다 현업의 원천 데이터가 자동으로 조회가 돼 수식을 검증할 필요도 없다"며 "외화 대출은 모든 은행에 전화해 변동금리를 물어봤는데, 이제는 i-Excel이 메일을 자동으로 전송해 금리를 회신해 주는 등 휴먼 에러와 단순 노동을 줄이고 시스템에 따라 안정적으로 일을 할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실제 환헷지·거래 업무는 현재 i-엑셀로 대부분 자동화됐다. 다른 어떤 시스템보다도 도입 효과가 크다는 평가에 환헷지·거래뿐만 아니라 이와 관련된 결산 업무, 외화 대출 등 신용한도 관리나 내부회계, 타 그룹 구성원에게 제공하는 리포트 등 외화파트 내 타 업무로까지 확장한 상황이다.

이 매니저는 "정유사 등 달러를 취급하거나 외화 포지션을 관리하는 회사들 대부분이 여전히 수기와 다름없는 방식으로 환관리 업무를 하고 있다"며 "이번 i-Excel 구축은 SK가스 뿐만 아니라 업무의 접점에 있는 실무자들에게 일하는 방식의 혁신의 출발점이 될 것 같다"고 했다.

박 매니저는 "환관리에서 시작했지만 원화까지 적용 범위가 확대되면서 전체 자금 흐름을 i-Excel로 구현하고 있다"며 "내년 1월 1일 정식으로 가동할 예정으로, 외화파트 구성원 모두가 i-Excel을 사용하면 업무 효율성이 극대화되고 오퍼레이션의 안정성 또한 증진될 것"으로 전망했다.

i-Excel이 입소문을 타면서 SK바이오사이언스 등 관계사 등에서 기술이나 사용 문의가 끊이지 않고 있다. 향후 법적인 의사결정이 필요하지만 디지털 전환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소규모 사업체에 아이디어와 기본 프레임을 공유할 가능성도 열어 두고 있다.

차 PL은 "통상 IT업계에서 새 시스템을 만들었을 때 100개 중 20개 기능만 써도 성공이라고 보는데 100개 중 90개는 쓸 정도로 만족도가 높은 상황"이라며 "비용을 기하급수적으로 줄여 개발해 디지털전환의 선례를 만든 것이 가장 뿌듯하며 이제 시작이라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차 PL은 "지속적인 디지털전환의 혁신을 통해 사업 역량을 강화하고 의사결정 체계와 일하는 문화를 더욱 선진화하도록 노력할 것"이라며 "관계사뿐만 아니라 수출업을 하는 회사, 환 관리 업무를 하는 회사들, 자금이 부족해 프로그램 개발이 어려운 중소기업 등과도 이 서비스의 방향을 공유할 것"이라고 전했다.박한나기자 park27@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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