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성장률 2.0~2.3%"… 고금리 여파 소비·설비투자 부진할듯

최상현 입력 2023. 12. 10. 18:45 수정 2023. 12. 10. 20: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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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재부·KDI 등 주요기관 전망
반도체 경기 반등… 수출 회복
"민간 활력 제고 방안 마련해야"
최상목 경제부총리 후보자가 5일 오전 서울 중구 서민금융진흥원에서 진행된 간담회에서 취재진 발언을 경청하고 있다. [연합뉴스]

국내·외 주요 기관들이 예측한 한국의 내년 경제성장률은 2.0~2.3%다. 2.0%로 추정되는 잠재성장률에 근접하는 수치이지만 올해 성장률(1.4% 추정)이 낮다는 기저효과를 감안하면 감안하면 속 시원한 반등은 아니다.

주요 기관들은 내년 우리 경제가 고금리 기조로 소비가 기를 펴지 못하고, 설비투자도 대체로 부진할 것으로 전망했다. 물가는 2.4~2.7%로 올해보단 낮아지면서 연말로 갈수록 목표치인 2%에 근접할 것이라는 관측이다. 유일한 희망은 반도체 경기 반등에 힘입은 수출로, 내년에 최대 8.9% 증가할 것으로 예측됐다.

10일 기획재정부와 한국개발연구원(KDI) 한국은행, 산업연구원, 국회예산정책처 등에 따르면, 내년 성장률은 2.0~2.3%로 전망되는 가운데 상반기가 하반기보다 높은 '상고하저' 형태를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가 2.3%로 가장 높은 성장률을 제시했고, 산업연구원이 2.0%로 가장 낮은 전망치를 내놨다. 2.2% 성장률 전망을 내놓은 KDI는 상반기에 2.3%, 하반기에 2.0% 성장할 것으로 내다봤다. 올해 성장률 곡선이 '상저하중'을 그린 만큼, 기저효과가 나타날 것이라는 분석이다.

내년에도 고금리 기조가 이어지며 소비는 위축세를 이어갈 것으로 예상된다. 주요 기관이 예측한 내년 민간소비 증가율은 1.4~2.2%다. 소비 증가율이 성장률을 상회할 것으로 본 기관은 국회예산정책처 한 곳 밖에는 없다. 산업연구원은 "2024년 민간소비는 고금리와 높은 가계부채로 인한 이자부담 확대, 불확실성 확대로 인한 자산가치의 하락, 높은 물가수준 등 다수의 제약요인의 영향으로 구매력이 약화되면서 성장을 제약할 것"으로 분석했다.

설비투자도 부진할 것이라는 관측이 많았다. 한국은행(4.1%)을 제외하면 다수 기관이 2%대 이하의 설비투자 증가율을 예측했다. KDI는 상반기 -1.2%로 설비투자가 감소했다가 하반기에 6.2% 증가세로 돌아설 것으로 봤는데, 다른 기관들도 비슷한 흐름을 예상했다.

내년 물가 상승률은 2.4~2.7%로 올해보다는 큰 폭으로 낮아질 것으로 전망됐다. 한은은 "국제 유가가 다시 크게 상승하지 않는다면 물가가 내년에는 상반기 중 3% 안팎으로 점차 둔화되겠고, 연간 전체로는 2.6%를 나타낼 전망"이라며 근원물가 전망치로 2.3%를 제시했다.

수출 전망은 기관별로 편차가 컸지만, 대체로 올해보다 확연히 개선될 거라는 예측이 우세했다. 한은은 내년 수출이 3.3% 증가할 것으로 예상했고, 현대경제연구원은 8.9% 증가 예측을 내놨다. 수출 반등의 기수는 역시 반도체로, 업황이 개선되고 감산 정책에 따라 수출단가가 회복되면서 두자릿수 증가도 가능할 것으로 기대됐다. 또 올해 내내 부진했던 중국 및 아세안 지역으로의 수출이 비교적 개선되면서 수출 회복세를 지지할 것이란 전망이다.

전문가들은 '윤석열 2기 경제팀'의 과제로 공급망 문제 해결과 가계 건전성 확보, 역동경제를 위한 세제지원 등을 꼽았다. 주원 현대경제연구원 경제전망실장은 "소비 심리를 높이기 위한 장려책이 필요하다"며 "수출 회복세를 지원하기 위해 통상 외교를 통해 공급망 쪽 문제를 풀어주는 것도 중요하다"고 말했다.양준모 연세대 교수(경제학)는 "역동적 경제를 선언한 만큼 법인세나 소득세를 현실화해서 민간의 활력을 제고하는 방안을 고민할 필요가 있다"며 "유가 변동이나 미국 대선 등 불확실성에도 안정적으로 대응해야 한다"고 했다. 하준경 한양대 교수(경제학부)는 "가계부채의 질서있는 디레버리징(부채 축소) 정책이 필요하다"며 "'빚내서 집사라'는 식의 경기부양책에 대한 유혹을 떨쳐내야 국가 재정 뿐만 아니라 가계부채도 연착륙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최상현기자 hyun@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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