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분석] 김종규 부상-강상재 퇴장. DB 원-투 펀치 알바노와 로슨. KGC와 승부처 어떻게 극복했나
[원주=스포츠조선 류동혁 기자] 원주 DB가 안양 정관장을 눌렀다.
DB는 10일 원주실내체육관에서 열린 2023~2024시즌 정관장 프로농구 정규리그 홈 경기에서 정관장을 88대83으로 눌렀다.
디드릭 로슨이 28득점, 11리바운드로 맹활약했고, 이선 알바노 역시 15득점, 6어시스트, 4스틸로 승부처를 극복했다. 단, DB는 김종규가 발목 부상으로 들 것에 실려나갔고, 강상재는 테크니컬 파울 2개를 범하면서 퇴장 당했다. 정관장은 박지훈(11득점) 최성원(17득점) 대릴 먼로(16득점, 9리바운드, 7어시스트)가 맹활약했지만, 오마리 스펠맨은 2득점에 그쳤다.
▶전반
6연패에 빠진 정관장. 경기 전 김상식 감독은 가장 기본적이지만, 효율적 방법을 제시했다. "오마리 스펠맨 합류 이후, 팀이 연패인데, 스펠맨 만의 책임은 아니다. 국내 선수들도 떨어질 때가 됐다. 단, 2대2 수비에서 스펠맨과 국내 선수들이 호흡이 맞지 않는 부분 등 수비 조직력이 떨어진 부분은 문제다. 가장 먼저 시작해야 할 개선 부분"이라며 "이 점을 계속 강조하고 있다. 팀이 잘 되지 않을 때 수비부터 출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관장은 1쿼터 초반 저돌적이었다. 효율적으로 외곽 오픈 찬스를 만들었고, 백발백중이었다. DB의 공격은 정관장의 거센 압박에 막혀 효율이 떨어졌다.
리드를 유지했다. 정관장에 데릴 먼로를 스타팅 멤버로 내세우고, 유기성을 강조한 것이 통했다.
하지만, DB는 만만치 않았다. 알바노가 스틸 이후 속공. 리그 1위팀 답게 수비에서 압박하기 시작했다. 알바노의 스틸, 김종규의 덩크가 터졌다. 21-20, DB의 역전.
교체된 스펠맨이 어렵게 미드 점퍼를 성공시켰다. 경기 전 김주성 DB 감독은 "스펠맨의 슈팅 컨디션이 조금씩 올라오고 있다. 경계해야 할 부분"이라고 했다. 정관장의 재역전.
하지만, 알바노가 파울 자유투 2득점. 쉽게 쉽게 득점했다. 다시 재역전. 확실히 강력한 코어를 가진 DB다웠다. 정관장 김경원의 공격 리바운드 이후 레이업 슛이 실패. 그러자 로슨이 그대로 리바운드를 잡은 뒤 밀고 들어가면서 레이업 슛. 양팀 코어의 차이가 단적으로 드러나는 장면이었다. 1쿼터 25-23, DB의 2점 차 리드.
DB는 강상재의 돌파, 김종규의 레이업 슛이 성공했다. 유기적이었다. 정관장은 스펠맨의 3점포가 림을 빗나갔다. 곧이어, 속공 상황에서 강상재의 레이업 슛이 림을 돌아나오자, 제프 위디가 그대로 팁 인.
정관장이 앞선에서 다시 실책. 박인웅이 전광석화같은 속공을 성공시켰다. 31-23, 순식간에 8점 차로 스코어가 벌어졌다. 정관장의 작전 타임.
이후, 렌즈 아반도의 3점포가 터졌다. 하지만, DB는 위디의 훅슛이 빗나가자, 김종규가 그대로 팁 인, 추격의 빌미를 내주지 않았다. 이후 강상재의 슛이 빗나가자, 위디가 공격 리바운드를 잡은 뒤 곧바로 풋백 득점.
이후, 데릴 먼로가 슛 시도 도중, '쿵' 소리가 나며 그대로 코트에 떨어졌다. 휘슬은 울리지 않았다. DB는 또 다시 위디의 덩크슛. 다행히 먼로는 충격을 받은 듯한 모습이었지만, 이내 일어나 교체됐다.
스펠맨의 골밑 돌파. 하지만, DB의 높이는 강력했다. 터프한 레이업 슛은 빗나갔고, DB는 다시 얼리 오펜스. 하지만, DB도 실책. 그러자 혼란한 상황을 정관장 최성원이 3점포로 마무리했다. DB의 작전 타임.
알바노가 개인 능력을 활용한 스텝 백 미드 점퍼를 깔끔하게 성공했다. 단, 정관장의 움직임도 만만치 않았다. 6연패를 당할 때의 무기력한 모습이 아니었다. 정효근의 적극적 스틸로 강상재의 실책을 유도했다. 다시 공격권을 찾아왔다. 정효근의 패스, 김경원의 컷 인이 성공했다. 김종규가 블록슛을 하는 도중 파울을 범했다. 39-31, 8점 차 추격. DB가 10점 이상 도망가지 못했다.
이 장면은 매우 중요했다. 정관장의 흐름이 확연히 떨어질 수 있는 시점에서 정효근의 적극적 수비가 정관장의 리듬을 살렸다. 정관장의 좋은 수비. 이후 공격권을 다시 가져왔다. 하지만, 스펠맨의 코너 3점포가 빗나갔다.
하지만, 이후 좋은 수비로 다시 공격권을 획득. 먼로의 패스, 김경원의 골밑 돌파가 또 다시 성공. 단, DB는 공격 루트가 너무 많았다. 이번에도 김종규가 베이스 라인 컷 인으로 골밑 돌파 성공. 파울 자유투까지 득점했다.
DB의 수비 압박은 수준 높았다. 단, 김경원이 터프 미드 점퍼를 성공. 그러자 DB는 로슨이 3점포를 터뜨렸다. 이후, DB의 압박이 성공. 정관장이 하프코트 바이얼레이션을 범했다.
알바노가 날카로운 컷-인. 강상재가 잘 찔러줬다. 47-35, 12점 차 DB의 리드. 알바노의 스텝 백 3점포는 불발. 강상재가 치고 들어간 뒤 서민수에게 오픈 3점 찬스를 제공했다. 그대로 림을 통과. 50-35, 15점 차 DB의 리드.
먼로와 강상재가 팔을 서로 낀 채 신경전을 벌였다. 더블 테크니컬 파울. 분노한 먼로의 미드 점퍼.
결국, 52-37, 15점 차 DB의 리드. 전반 종료
▶후반
치열한 몸싸움. 정관장은 그대로 물러서지 않았다. 3쿼터 8분35초를 남기고, DB에 불운이 닥쳤다. 수비하던 김종규가 착지 도중, 오른 발목이 심하게 돌아갔다. 일어나지 못한 채 들 것에 실려 코트를 빠져나갔다.
잘 나가던 DB 입장에서 김종규의 이탈은 확실히 악재였다. 정관장은 공수의 핵심 김경원이 압박 수비 도중 파울을 범했다. 4반칙. 벤치로 들어갔다.
로슨이 강상재의 스크린을 이용, 그대로 골밑 돌파 이후 쉽게 레이업 슛 성공. 로슨이 다음 공격에서 또 다시 골밑 돌파. 스펠맨과 김경원이 없는 골밑 세로 수비 약점을 간파한 영리한 슈팅 셀렉션이었다.
57-41, 16점 차 DB의 리드. 단, 로슨은 골밑에서 점프 도중, 먼로에게 걸리는 듯 한 장면이 나왔다. 단, 파울은 불려지지 않았다. 그러자, 흥분한 로슨이 최성원에게 강한 파울을 범했다. U 파울이었다. 이전 판정에 대한 무언의 항의였다. DB의 작전타임. 어수선한 분위기를 수습하기 위한 의도. 작전 타임 이후 로슨은 곧바로 최성원에게 악수하며 사과의 제스처를 취했다. 전반 신경전을 펼쳤던 먼로와 강상재도 화해하는 동작을 보였다.
승부욕이 과열될 수 있지만, 바로바로 풀고 가는 모습은 훈훈했다. 좋은 프로의식과 맞닿아 있는 부분이기도 했다.
정관장은 정효근의 3점포가 터졌다. 9점 차로 추격하자, 강상재가 3점포로 응수했다. 정관장은 끈질겼다. 정효근이 다시 3점포를 터뜨렸다. 그러자, 이번에는 김영현이 백보드 3점포로 응수.
정관장은 먼로가 3점포로 응수.
이때, 김영현의 허슬 플레이가 빛을 발했다. 슬라이딩으로 볼을 따냈고, 강상재가 가볍게 속공 레이업 추가. 하지만, 이번에는 박지훈이 3점포를 터뜨렸다. 69-61, 8점 차 정관장의 추격. 여전히 시간은 많이 남아있었다.
단, 알바노의 3점포가 터졌다. 정관장은 먼로와 스펠맨을 모두 뺀 상황. 고찬혁이 터프한 코너 3점포를 적중. 수비에서는 아반도가 연거푸 블록슛을 하면서 골밑을 지켰다. 74-65, 9점 차 DB의 리드로 3쿼터 종료. 정관장의 반격 타임은 여전히 충분했다.
4쿼터 초반 또 다른 변수가 발생했다. 강상재가 테크니컬 파울을 받았다. 그럴 만했다. 먼로가 공격 리바운드를 위해 터치. 공은 하프코트 밖으로 흘렀다. 아반도가 잡은 뒤 다시 공격 코트로 넘어왔다. 단, 먼로가 볼 소유권을 명확하게 가져가지 않았기 때문에 하프코트 바이얼레이션이 아니다. 즉, 강상재의 항의는 쓸데없었다. 테크니컬 파울을 받을 만했다. 이미 먼로와의 신경전에서 테크니컬 파울을 받은 강상재는 2개로 누적. 퇴장 당했다. 이 판정은 별다른 문제가 없었다. 고찬혁이 다시 효율적 움직임으로 3점포를 작렬시켰다. 6점 차 추격. 정관장에게 유리한 흐름이 형성되기 시작했다. 먼로가 주특기 뱅크샷을 성공시켰다. 4점 차.
박지훈의 골밑 돌파가 성공했다. 2점 차. 이제 정관장의 완벽한 흐름. DB는 김종규와 강상재가 코트에 없는 상황이었다. 믿을 수 있는 것은 로슨과 알바노 뿐이었다. 서민수의 돌파로 DB가 한숨을 돌리는 듯 했다. 그리고 DB의 속공. 이때 알바노의 레이업 슛을 아반도가 강력한 운동능력으로 블록, 결국 다시 정관장이 공격권을 되찾았다. 아반도의 속공으로 다시 2점 차 추격. DB의 작전타임.
단, DB의 저력이 나타났다. 좋은 패싱 게임으로 가장 확률높은 공격 루트를 찾았고, 박인웅이 오픈 3점포를 성공시켰다. 정관장도 골밑 슛으로 다시 추격. 하지만, 알바노가 날카로운 돌파로 파울을 얻어냈다.
이때, 아반도가 결정적 실책을 범했다. 포스트업 도중 볼을 흘렸다. 로슨의 3점포가 터졌다. 82-78, 4점 차 DB의 리드. 남은 시간은 3분9초.
정관장은 박지훈의 코너 3점포가 에어볼이 됐다. DB는 속공으로 전환. 서민수가 파울 자유투를 얻어냈다. 김경원이 5반칙 퇴장. 하지만 자유투 모두 불발. 먼로의 공격 리바운드 이후 풋백 득점. 로슨의 3점포는 실패했다.
정관장도 강력한 공격 루트는 없었다. 최성원의 3점포가 불발. 로슨이 공격 리바운드를 잡아냈다.
이때, 알바노가 골밑 돌파 이후 침착하게 미드 점퍼를 성공시켰다. 84-80, 남은 시간은 1분27초. 이 상황에서 최성원이 쓰러졌다. 단, 파울콜은 없었다. 이 판정은 매우 잘 본 것이다.
자세히 보면 알바노와 최성원이 모두 자신의 실린더를 지켰다. 이 상황에서 충돌했는데, 여기에서 파울이 불리면, 판정 기준 자체가 완벽하게 흔들린다.
로슨이 해결했다. 먼로의 골밑 돌파. 로슨은 가벼운 손질로, 터치 아웃을 유도. 이후 공격권에서 로슨이 그대로 골밑 돌파. 이후, 먼로의 3점슛 시도. 로슨의 터치가 있는 듯 했지만, 콜은 불리지 않았다. 먼로가 거칠게 항의했지만, 심판진은 묵묵부답. 단, 슬로 비디오 장면에서는 확인되지 않았다. 이 부분은 추후 정밀 분석할 필요가 있다. 결국 DB가 승부처에서 원-투 펀치의 견고함으로 극복했다.
DB는 여전히 강했다. 17승3패, 2위 LG와의 승차를 2.5게임 차로 벌리면서 압도적 선두 질주를 하고 있다.
시즌 초반과 시스템은 변하지 않고 있다. 로슨과 알바노의 원-투 펀치. 강상재의 전반적 리드와 김종규의 골밑 존재감이 어우러져 있다. 여기에 박인웅 김영현 서민수 최승욱 등 빠르고 높은 윙맨 자원들의 에너지 레벨과 헌신이 있다. 결국, 트리플 포스트를 사용하면서도 트랜지션까지 되는 위력적 시스템이 계속되고 있다. 외곽 에이스 두경민의 복귀도 임박했다. 늦어도 다음 주 안에는 복귀가 가능하다. DB는 더욱 탄탄해진다.
단, 김종규의 부상 악재는 변수가 될 수 있다. DB 측은 '아직 정확한 부상 상태는 측정되지 않는다. 내일 아침 이후 정밀 검사를 통해 부상 정도를 확인할 수 있다'고 했다.
7연패에 빠졌지만, 정관장의 움직임은 이전과는 달랐다. 박지훈 최성원 김경원, 먼로는 여전히 견고한 플레이를 한다. 아반도와 고찬혁도 계속 가능성을 보여주고 있다. 시즌 초반 잘 나갈 때의 끈끈함을 보여줬다. 1쿼터 초반 뿐만 아니라 2쿼터 중반까지 정관장의 끈끈함은 확인할 수 있었다. 문제는, 스펠맨의 합류 이후 혼란에 빠진 공수 시스템을 어떻게 최대한 빨리 회복시키느냐다. 스펠맨은 여전히 단발 공격으로 정관장 공격의 유기성과 어우러지지 않는 모습을 보였다. 수비에서도 2대2에서 문제가 있다. 먼로와 듀본 맥스웰이 보여줬던, 강력한 헷지와 외곽 선수들과의 2대2 호흡이 복원되지 않고 있다. 객관적 전력이 좋다고 할 수 없는 정관장이 회복할 수 있는 방법은 시즌 초반 보여준 팀의 유기성을 최대한 빨리 회복하는 것이다.
비록, 7연패에 빠졌지만, 정관장은 이날 경기에서 끈끈함을 어느 정도 회복했다. DB가 워낙 강했기 때문에 승리할 수 없었지만, 정관장의 전투력은 살아나는 모습이었다.
스펠맨 딜레마를 어느 정도 극복한다면, 이전의 경쟁력을 찾을 수 있다. 그런 단초를 보여준 경기였다. 원주=류동혁 기자 sfryu@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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