늑장 입법·中 자원통제… 공급망 위기 여전

정재영 2023. 12. 10. 18: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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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중국발 요소 수급 부족 사태가 재발한 가운데 '공급망 기본법'이 법안 발의 1년 2개월 만에 뒤늦게 국회를 통과했지만 당분간 중국발 '공급망 리스크'는 지속될 전망이다.

공급망 기본법이 시행되려면 정부 공포 후 6개월 지나야 되는 데다 중국이 요소뿐 아니라 인산암모늄, 흑연 등 다른 품목들도 수출 통제 대상에 올려놓고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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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급망 기본법 지각 통과
공포 6개월 뒤 효력 발휘
中, 갈륨·게르마늄·요소 등
수출 차단 품목 늘어 위기
11일 관계부처 장관회의

최근 중국발 요소 수급 부족 사태가 재발한 가운데 ‘공급망 기본법’이 법안 발의 1년 2개월 만에 뒤늦게 국회를 통과했지만 당분간 중국발 ‘공급망 리스크’는 지속될 전망이다. 공급망 기본법이 시행되려면 정부 공포 후 6개월 지나야 되는 데다 중국이 요소뿐 아니라 인산암모늄, 흑연 등 다른 품목들도 수출 통제 대상에 올려놓고 있기 때문이다.

10일 산업계 등에 따르면 지난 8일 국회 본회의를 통과한 공급망 기본법(경제 안보를 위한 공급망 안정화 지원 기본법)은 지난해 10월14일 류성걸 국민의힘 의원이 대표발의했다. 기획재정부와 산업통상자원부·외교부·환경부 등 각 부처에 흩어진 공급망 업무를 기재부 산하 공급망안정화위원회로 일원화하고, 공급망 다변화를 시도하는 기업에 물류비 등을 지원하기 위한 기금을 조성하는 게 핵심이다.
지난 5일 서울 한 주유소에 요소수를 1통씩만 제한해 판매한다는 안내문이 붙어 있다. 연합뉴스
2021년 10월 요소수 파동 당시 컨트롤타워가 부재하다는 지적에 따라 법안이 만들어졌지만 신설 위원회 소속 등을 두고 여야가 정쟁에 빠지면서 입법 시기를 놓쳤다. 중국은 그 사이 반도체 등에 쓰이는 갈륨·게르마늄 등 핵심 광물의 수출을 막았고, 최근엔 요소 부족 사태까지 재발했다.

중국이 요소에 이어 화학비료인 인산암모늄 수출을 통제하고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우리나라의 중국 인산암모늄 의존도는 95%에 달하는데, 이미 지난달부터 신규 수출이 중단됐다는 것이다. 내년 초 농번기까지 수급이 정상화하지 않으면 최악의 상황이 벌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기재부 관계자는 “정부는 특정 국가 의존도가 50%를 넘거나 대체선 확보가 어려운 경제안보 품목 200개가량을 관리하고 있다”며 “구체적인 품목은 안보 문제로 공개하기 힘들지만 흑연은 물론 최근 문제가 된 품목들은 대부분 포함된다”고 밝혔다.

공급망 기본법이 시행되면 각 품목을 수입하는 업체들에 수출입은행 대출·금융 비용 등 각종 지원을 해줄 수 있어 체계적인 관리가 가능해질 것이라는 설명인데, 이마저도 내년 6월에나 가능하다는 지적이다.
10일 서울 양천구의 한 주유소에서 한 특수차량 운전자가 요소수를 넣고 있다. 연합뉴스
사공목 산업연구원(KIET) 연구위원은 “입법 시기가 늦어 기회를 놓친 ‘만시지탄(晩時之歎)’”이라면서도 “공급망 기본법 국회 본회의 통과를 계기로 우리나라도 중국 등 특정국 의존이 지나친 품목에 대해서는 근본적인 대책 마련에 시급히 나설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정부는 이날 요소 부족사태와 관련, “전국 대부분의 주유소(약 97%)에서 요소수가 정상 판매되고 있다”며 “범정부적으로 요소수 유통상황을 면밀히 모니터링하는 시스템을 구축해, 품절 주유소에 대해서는 신속히 요소수 재고를 공급하는 방안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조달청은 국내 디젤차가 한 달간 쓸 6000t 이상의 요소를 해외에서 추가로 들여오기로 했다. 기재부·산업부 등은 11일 공급망 관련 부처 장관회의를 열어 원자재 수급 상황을 점검하고 대책을 모색할 계획이다.

정재영·최우석 기자, 세종=이희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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