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데스크] 백악관이 무지개로 물든 까닭

남기현 기자(hyun@mk.co.kr) 2023. 12. 10. 17: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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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년 6월 26일 저녁, 백악관이 무지갯빛으로 물들었다.

이날은 미국 연방대법원이 '동성결혼'을 합헌으로 선언한 날이다.

미국 대학스포츠협회(NCAA)는 지난해 1월 남자 선수의 여성 대회 참가를 허용했다.

현재 미국은 극명하게 둘로 나뉜 모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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웃지못할 '젠더 해프닝' 속출
기독교· 반기독교 충돌 양상
'신세계질서' 재편 앞두고
유권자들 어떤 선택을 할까

2015년 6월 26일 저녁, 백악관이 무지갯빛으로 물들었다. 이날은 미국 연방대법원이 '동성결혼'을 합헌으로 선언한 날이다.

당시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이를 축하하기 위해 백악관에 6색 무지개 조명을 켰다. 6색 무지개는 동성애의 상징이다.

지난 13일 백악관이 또 한 번 6색 무지갯빛으로 물들었다. 조 바이든 대통령이 '결혼존중법'에 서명한 것을 기념하기 위해서다. 이 법은 동성결혼에 대한 존중을 담고 있다.

미국 대학스포츠협회(NCAA)는 지난해 1월 남자 선수의 여성 대회 참가를 허용했다. 본인이 여자라고 느낀다면, 남자 성기를 달고 있어도 여성 대회에 참가해도 된다는 것이다. 이 역시 민주당의 어젠다다. 그해 3월 웃지 못할 해프닝이 벌어졌다.

리아 토머스는 키 193㎝의 남자 수영 선수였다. 남자 대회에서 400위권에 머물렀다. 이런 그가 "자신은 여자라고 생각한다"며 여성부 대회 출전을 희망했고 NCAA가 이를 허용했다. 토머스는 생식기 제거 수술을 받지 않았다. 호르몬 대체요법만 받았을 뿐이다.

그는 작년 3월 전미 대학수영대회 여자 자유형 500야드 종목에 출전해 1위를 차지했다.

토머스는 펜실베이니아대 여자 수영팀 소속이다. 그의 동료들은 당연히 모두 여성이다. 그중 한 명인 폴라 스캔런은 최근 "남성 생식기가 그대로 있는 토머스 앞에서 일주일에 18번씩 강제로 옷을 벗어야 했다"며 "여자 선수들이 불만을 제기했지만 학교 측은 타협할 수 없다는 답변만 했다"고 폭로했다.

현재 미국은 극명하게 둘로 나뉜 모습이다. 성경적 가치와 반성경적 가치의 대립이다.

다수의 정통 기독교 진영은 동성애를 반대한다. 반면 진보 진영은 동성애를 옹호한다.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은 정통 기독교 계열의 지지를 받고 있다. 그는 재임 시절 트랜스젠더의 군복무를 금지시켰다.

두 진영은 크리스마스 인사를 놓고도 대립한다.

2016년 오바마는 크리스마스 카드에 '메리 크리스마스' 대신 '해피 홀리데이'를 썼다. 크리스마스란 단어에 특정 종교 분위기(예수 그리스도)가 난다는 이유에서다.

뉴욕 시장은 학교 나무에 크리스마스 장식을 하지 못하게 막았다. 한 대형 백화점은 외벽에서 '메리 크리스마스'란 문구를 모조리 떼어냈다.

바이든 대통령은 다소 모호하다. 그는 '메리 크리스마스'와 '해피 홀리데이'를 병용한다.

지난해 바이든 대통령의 크리스마스 연설은 상당수 기독교인들로부터 뭇매를 맞았다. 연설 내내 '예수님'을 한 번도 언급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반면 트럼프는 후보 시절 이런 말을 했다. "내가 대통령이 되면 모든 가게에 메리 크리스마스란 간판을 다시 달 수 있게 하겠다."

이 같은 진영 간 대립은 미국의 뿌리와 관계가 깊다. 미국 건국의 아버지들은 성경에 대해 꿈을 갖고 있었다. 청교도들이 미 대륙에 넘어와 만든 명절이 기독교 기반의 추수감사절이다. 미국 대통령은 취임식 때 성경에 손을 얹는다. 미국 의회는 목사의 기도로 개회된다.

대선이 1년 앞으로 다가오자 미국 사회가 요동치고 있다.

최근 여론조사에서 트럼프는 바이든을 압도했다. 특히 뉴욕타임스의 경합주 여론조사 결과 트럼프는 6곳 중 5곳에서 앞섰다.

이스라엘 전쟁을 계기로 지구는 신세계 질서(New World Order)로의 재편을 코앞에 두고 있다. 당장은 '파편화된 세계'가 그려지겠지만, 그렇지 않다. 엄청난 파란을 거쳐 전 세계는 하나로 뭉치게 될 것이다. 이것이 진보 진영이 그리는 신세계 질서다.

미국은 어느 편에 서게 될지, 내년 대선 결과가 더욱 기다려진다.

[남기현 디지털뉴스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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