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말 예상하지 못했을까? '경질 위기' 맨유 감독, "몇 주간 자신을 향한 비난에 놀랐다"
[마이데일리 = 노찬혁 기자]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에릭 텐 하흐 감독이 자신을 향한 비난에 놀랐다.
맨유는 10일(이하 한국시각) 잉글랜드 맨체스터 올드트래포드에서 열린 AFC 본머스와 2023-2024 잉글리시 프리미어리그 16라운드 경기에서 0-3으로 패했다.
전반 5분 만에 맨유는 선취골을 내줬다. 브루노 페르난데스의 패스를 잘라낸 루이스 쿡이 오른쪽에서 땅볼 크로스를 시도했고, 도미니크 솔란케가 방향만 살짝 돌려놓는 슈팅으로 맨유의 골망을 갈랐다.
동점골을 노린 맨유는 오히려 역습에서 무너지며 추가골을 헌납했다. 후반 23분 마커스 태버니어의 크로스를 받은 필립 빌링이 헤더골을 연결했다. 5분 뒤 본머스는 태버니어의 코너킥을 받은 마르코스 세네시가 세 번째 골까지 집어넣으며 맨유의 추격을 뿌리쳤다.
결국 맨유는 0-3으로 굴욕적인 패배를 맛봤다. 본머스가 맨유 원정 경기에서 따낸 첫 승점 3점이다. 맨유는 이날 패배로 9승 7패 승점 27점으로 리그 6위를 유지했다. 본머스에 패하며 상위권 추격에 실패했다. 각종 불명예 기록도 이어졌다. 올 시즌 맨유는 홈에서 세 번째 0-3 패배, 홈 경기에서 다섯 번째 3실점 경기를 기록하는 불명예를 썼다.
올 시즌 맨유의 분위기는 최악으로 다다르고 있다. 현재 맨유는 부상자가 매우 많다. 리산드로 마르티네즈가 부상으로 빠졌으며 카세미루 역시 시즌 초반 부진하다가 A매치 기간 이후 부상으로 명단에서 제외됐다. 크리스티안 에릭센과 메이슨 마운트도 부상으로 신음하고 있으며 루크 쇼는 부상에서 복귀한 지 얼마 되지 않았다.
항명 사태도 벌어졌다. 텐 하흐 감독은 지난 4라운드 아스널 FC와 경기를 앞두고 제이든 산초를 명단에서 제외했다. 경기 후 인터뷰에서 왜 산초를 벤치에도 앉히지 않았냐는 질문에 텐 하흐 감독은 훈련에서 최상의 퍼포먼스를 보여주지 못한 산초를 명단에 포함시킬 수 없다는 답변을 내놨다.
그러나 산초는 이를 부인했다. 경기가 끝난 뒤 곧바로 자신의 SNS에 공식 성명서를 통해 자신은 항상 맨유에서 최고의 레벨에 도달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한다는 말을 전했다. 텐 하흐 감독은 산초의 행동을 항명으로 받아들이고 팀원들과 자신에게 사과를 요구했지만, 산초는 이마저도 거절하며 1군 스쿼드에서 제외됐다.
최근에는 월드클래스 센터백 라파엘 바란과도 불화설에 직면했다. 지난 10라운드 맨체스터 시티와 지역 라이벌 더비 경기에서 텐 하흐 감독은 센터백으로 바란이 아닌 조니 에번스를 선발로 투입했다. 바란은 이를 못마땅하게 여겼고, 최근 팀에서 행복하지 않다는 뜻을 내비쳤다. 1월 이적시장에서 팀을 옮길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이 중심에는 모두 텐 하흐 감독이 있었다. 팬들은 지난 두 시즌 동안 막대한 이적료를 투입했음에도 불구하고 2년차인 2023-2024시즌 UEFA 챔피언스리그에서 부진과 프리미어리그 중위권에 머물러 있는 현 상황을 비판하고 있다. 특히 라커룸에서 장악력을 잃었다는 보도까지 나오며 텐 하흐 감독을 향한 비난은 거세졌다.
일각에서는 텐 하흐 감독을 경질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그러나, 정작 텐 하흐 감독은 이 사실을 몰랐던 것으로 보인다. 유럽 축구 저널리스트 톰 맥더못은 맨유와 본머스의 경기가 끝난 뒤 "맨유 텐 하흐 감독은 몇 주 동안 자신을 향한 비난에 상당히 놀랐다"고 밝혔다.
물론 텐 하흐 감독의 입장이 이해가 된다. 텐 하흐 감독은 지난 시즌 맨유의 지휘봉을 잡은 뒤 카라바오컵 우승 트로피를 따냈다. 이후 프리미어리그 3위로 챔피언스리그 진출 티켓을 손에 넣었고, FA컵 결승전에서는 준우승에 그쳤으나 맨시티에 밀리지 않는 경기력을 보여줬다.
올 시즌 성적만 내놓고 봤을 때는 당연히 경질 이야기가 흘러나올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텐 하흐 감독은 위기에 직면했다고 볼 수 있다. 남은 일정도 쉽지 않다. UEFA 챔피언스리그 조별리그 최하위에 머무른 상태에서 바이에른 뮌헨과 최종전을 앞두고 있고, 다음 프리미어리그 일정은 2위를 달리고 있는 숙명의 라이벌 리버풀 FC 원정 경기다.
과연 텐 하흐 감독이 위기를 넘긴 뒤 맨유 사령탑 자리를 지킬 수 있을지 축구 팬들의 관심을 모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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