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둠 속에 있다" 이강인, 도르트문트전 선발 빨간불?...낭트전 최고 평점에도 혹평 "낭비 많았어"
[스포츠조선 이현석 기자] 우스만 뎀벨레의 자리를 채운 이강인에 대해 프랑스 언론이 강한 비판 의견을 내비쳤다.
이강인은 10일(한국시각) 프랑스 파리 파르크 데 프랭스에서 열린 낭트와의 2023~2024시즌 리그앙 15라운드 맞대결에 선발 출전해 풀타임을 소화했다. 이강인과 함께 팀은 2대1 승리로 리그 8연승 행진을 달렸다.
PSG는 전반 초반부터 낭트를 압박하며 경기를 주도했다. 음바페의 전반 1분 슈팅에 이어 계속해서 상대 문전 앞에서 기회를 만들기 위해 노력했다. 이강인의 발끝도 날카로웠다. 전반 16분 이강인이 최전방에서 침투하는 음바페를 향해 정확한 롱패스를 전달했다. 공은 음바페 앞에 정확하게 떨어졌고, 음바페가 박스 안으로 침투해 득점 기회를 노렸다. 수비를 제치고 슈팅을 했지만, 다시 다가온 수비에게 걸리며 득점으로 이어지지는 않았다.
전반 34분에는 이강인과 하키마의 연계로 순식간에 박스 안에 진입하는 모습도 나왔다. 경기장 우측에서 공을 잡은 이강인은 하키미와의 이대일 패스를 통해 상대 우측 수비를 허물었다. 다만 중앙에서 기다리던 솔레르의 움직임이 수비에게 걸리며 슈팅으로 마무리되지는 못했다. 계속된 공세와 함께 PSG는 선제골로 앞서 나갔다. 전반 41분 바르콜라는 경기장 좌측에서 비티냐와의 연계를 통해 페널티박스 좌측 깊숙한 곳으로 돌파했다. 수비를 달고 뛰어 들어간 바르콜라는 골문 먼쪽을 보고 오른발 슛을 시도해 골망을 흔들었다.
이강인도 전반 막판까지 추가골을 위해 분전했다. 전반 44분 하키미의 패스를 받은 이강인은 박스 안으로 침투하는 솔레르를 향해 침착하게 패스를 연결했는데, 공을 받은 솔레르의 컷백 패스가 지나치게 부정확해 공격이 무산됐다. 전반 추가시간에도 이강인이 우측에서 오른발로 정확한 크로스를 올려 음바페에게 공을 전달했지만, 발리슛을 시도한 음바페의 발이 공에 제대로 닿지 못했다.
후반에도 PSG가 공세를 유지했지만, 낭트가 반격에 성공했다. 후반 10분 낭트는 코너킥 기회에서 몰레이가 올린 크로스를 모하메드가 가까운 쪽 골대에서 강하게 머리로 밀어 넣으며 경기 균형을 맞췄다. 역전이 필요했던 PSG는 비티냐를 빼고 뎀벨레를 투입해 공격을 강화했고, 이강인은 우측 윙어에서 좌측 미드필더로 자리를 옮겼다. 리드를 잡기 위해 분전한 PSG는 이강인의 발끝에서 시작된 공격으로 앞서 나갔다.
후반 38분 이강인이 상대 페널티박스 우측에서 시도한 왼발 프리킥이 문전 앞에 있던 슈크리니아르의 머리까지 정확하게 전달됐다. 슈크리니아르의 머리를 맞은 공은 라퐁 골키퍼에게 막혔지만, 이후 튕겨 나온 공을 무아니가 재차 밀어 넣으며 낭트 골문을 갈랐다. 이강인은 날카로운 프리킥으로 팀의 득점 기회를 제공해 다시 한번 세트피스에서의 존재감을 과시했다. 이강인의 프리킥으로 역전골을 기록한 PSG는 경기 막판까지 해당 득점을 지켜내며 리그 8연승 행진에 성공했다.
PSG는 이날 경기 평소 자주 사용하던 4-3-3 포메이션을 사용했지만, 조금 구성이 달랐다. 눈에 띄는 것은 바로 이강인의 위치였다. 이강인은 올 시즌 4-2-4 포메이션의 우측 윙어로 출전한 적은 있지만, 리그 첫 두 경기 외에는 4-3-3 포지션의 우측 윙어로 출전한 경우는 없었다. 하지만 루이스 엔리케 감독은 낭트를 상대로 우스만 뎀벨레를 벤치에 두고 이강인을 선발 우측 윙어로 선택했다.
이번 선택이 주목받았던 이유는 뎀벨레가 다가오는 도르트문트와의 유럽챔피언스리그 조별리그 6차전 경기에 결장하기 때문이다. 체력적인 부담이 덜한 뎀벨레 대신 엔리케 감독은 이강인에 대한 강한 믿음으로 그를 우측 윙어로 기용하는 선택을 강행했다.
이강인은 90분을 뛰며 기회 창출 3회, 슈팅 2회, 드리블 성공 2회, 볼 경합 성공 5회 등을 기록했다. 통계매체 풋몹은 이강인에게 평점 7.7점을 줬다. 이강인보다 평점이 높은 선수는 PSG에서 비티냐와 바르콜라 뿐이었다. 또한 통계매체 소파스코어는 이강인에게 평점 7.8점을 부여했는데, 이는 PSG 내에서 최고 점수였다. 선제골을 기록한 바르콜라가 7.5점, 결승골을 넣은 무아니가 7.6점으로 이강인보다 낮았다.
다만 이강인의 우측 윙어 기용에 대해서는 높은 평점에도 불구하고 프랑스 언론의 반응이 호의적이지 않았다. 프랑스 매체 풋 메르카토는 이강인에게 킬리안 음바페의 4점 다음으로 낮은 4.5점을 부여하며 '오른쪽 윙어로 출전한 이강인은 불편해 보였다. 중앙으로 들어가려고 많은 노력을 했지만, 그의 파트너를 찾는 데 어려움을 겪었다. 절호의 찬스도 만들었지만, 득점하지 못했다. 후반전에 눈에 띄는 모습이 없었고, 5번의 크로스를 실패했다'라며 혹평했다.
프랑스 스포츠 매체 90min 프랑스판도 '좋은 점과 나쁜 점이 있었다. 눈에 별로 보이지 않았다. 기술은 분명하지만, 마지막 순간 아쉬운 선택을 했다'라며 마무리 능력에 아쉬움을 표했다.
프랑스 언론 레퀴프가 가장 강한 부정 의견을 남겼다. 레퀴프는 이날 경기 주목할 선수로 이강인을 꼽으며 '아직 어둠 속에 있는 이강인'이라고 평가를 시작했다.
레퀴프는 '우측 윙어로 선발 출전한 이강인은 도르트문트 원정을 앞두고 시험대에 오른 듯 보였다. 엔리케 감독은 유럽챔피언스리그 경기에서 뎀벨레의 결장을 앞두고 그가 시즌 초반부터 독점하고 있는 포지션에 이강인을 투입하기로 결정했고, 결과는 부정적이었다고 할 수 있다. 이강인은 확실히 그의 평소 열정과 선의를 가져왔지만, 다시 한번 많은 낭비를 저질렀다'라며 이강인을 강하게 비판했다.
이어 '그는 경기장 한가운데서 왼발로 너무 체계적으로 움직였다. 하키미와의 콤비 플레이는 거의 없거나 비효율적이었다. 그 결과 파리는 경기 초반 오른쪽으로 기울어졌고, 바르콜라-음바페를 중심으로 공격이 진행됐다. 엔리케 감독은 별다른 기록 없이도 뎀벨레가 파리 공격에서 얼마나 중요한 선수인지 잘 보여줬다. 이강인은 뎀벨레가 투입되자 왼쪽으로 포지션을 옮겼고, 그는 득점으로 이어진 프리킥을 성공시켰다. 아직 지그날 이두나 파크에서 뎀벨레를 대신할 선수는 정해지지 않았다'라며 이강인이 뎀벨레의 빈자리를 채우지 못했다고 평가했다.
다만 이런 부정적인 평가에도 그간 엔리케 감독이 이강인에게 보여줬던 믿음을 고려하면 이강인은 도르트문트전 선발 한 자리를 확보할 가능성이 크다. 이강인은 올 시즌 중원과 공격 가리지 않고 꾸준히 자리를 지키고 있다. 또한 뎀벨레가 올 시즌 기복 있는 경기력으로 PSG 공격의 큰 해결책이 되지 못했다는 점을 고려하면 이강인의 낭트전 활약이 아주 부족했다고 평가하기도 어렵다.
도르트문트전을 앞두고 그간 자신감을 드러냈던 우측 윙어 포지션에서 풀타임을 소화한 이강인이 프랑스 언론의 혹평에도 불구하고 유럽챔피언스리그 무대에서는 우측 윙어로 제대로 활약할 수 있을지도 큰 관심을 받을 전망이다.
이현석 기자 digh1229@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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