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센터 1000곳 줄줄이 폐업…"이러다 정말 다 죽는다" [현장+]

성진우 입력 2023. 12. 10. 14:10 수정 2023. 12. 10. 14: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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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8일 서울 동대문구 장안동 자동차 정비소 거리는 인근에 대형 자동차 매매 단지가 있는 곳인데도 비교적 한산했다.

이 지역에서 23년째 정비소를 운영 중인 A씨는 "최근 2~3년 동안 주변에서 아예 폐업하거나 업종을 바꾼 카센터가 늘었다"며 "이날 오전 중 정비한 차량도 간단한 수리가 필요한 내연기관 승합차 단 1대"라고 토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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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포스 서울 소속 정비소 5년 간 1000개 폐업
"전기차 부품 수급 어려워 '해외 직구'하는 업체도"
'정비 교육'도 유명무실…어쩔 수 없이 폐업 수순
서울 동대문구의 자동차 정비업체 거리. / 사진=성진우 한경닷컴 기자 politpeter@hankyung.com


"코로나19 때보다 어렵다. 3년 전과 비교하면 매출이 반토막 났다. 전기차 시대에 맞춰야 하는데 걱정이 크다." (서울 동대문구의 한 자동차 정비소 대표 A씨)

지난 8일 서울 동대문구 장안동 자동차 정비소 거리는 인근에 대형 자동차 매매 단지가 있는 곳인데도 비교적 한산했다. 이 지역에서 23년째 정비소를 운영 중인 A씨는 "최근 2~3년 동안 주변에서 아예 폐업하거나 업종을 바꾼 카센터가 늘었다"며 "이날 오전 중 정비한 차량도 간단한 수리가 필요한 내연기관 승합차 단 1대"라고 토로했다.

최근 전기차 등 친환경차 보급이 점차 확대되면서 폐업하는 자동차 정비소가 늘고 있다. 내연기관 차량보다 부품 수급이 상대적으로 더 어렵고, 정비 교육을 새로 받기도 마땅치 않아서다. 

그는 "전기차 판매가 늘었지만, 차량 정비에 필요한 부품 수급은 원활하지 않다"며 "전기차를 매입한 중고차 딜러나 차주는 어쩔 수 없이 제조사 직영인 대형 카센터로만 몰리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 지역 다른 카센터 대표 B씨는 "전기차는 모터와 구동 전지로 주행하기 때문에 공조 장치 등 기본적인 기능을 제외하면 내연기관과 부품이 다르다"며 "내연 기관 차량 정비가 '수리'라면 전기차 정비는 '교환'인데다 제조사가 부품 수급을 사실상 독점하고 있어 중소 정비업체는 해외 직구 등을 통해 간단한 부품만 조달하고 있다"고 말했다.

서울 동대문구 장안동 중고차 매매단지 전경. / 사진=성진우 한경닷컴 기자 politpeter@hankyung.com


전기차 부품이 제조사 직영 정비소를 중심으로 공급되면서 소규모 정비소는 전기차 정비에서 배제되고 있다. 실제 카포스(한국자동차전문정비사업조합 연합회) 서울 소속 정비 업소는 5년 전 2700개에서 올해 1700개로 급감했다. 전기차 보급률이 5% 선인 제주도는 2015~2019년간 정비업소의 12.6%가 폐업했다.

현재 전국에 있는 3만여개 정비 업소는 대부분 내연기관과 관련된 엔진오일 및 필터 교환 등 소모성 정비로 운영을 이어 나가고 있다. 한국자동차연구원은 '미래차 산업전환이 고용에 미치는 영향' 보고서에서 "전기차가 점차 확대되면 내연기관 부품 중심의 정비 수요가 30% 수준까지 내려갈 것"이라고 전망한 바 있다.

조성준 카포스 홍보팀 차장은 "전기차는 진단 장비를 이용해 최종 코딩 작업을 해야 완벽하게 정비가 완료된다"며 "이때 필요한 진단 정보와 관련 교육을 제조사가 일선 소규모 업체에 제공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정부 주도의 신차 정비 교육 제도가 존재하지만 교육 과정이 체계적이지 않아 유명무실한 상태"라며 "정비 업계에 새로 들어오는 젊은 세대도 거의 없어 내연 기관을 중심으로 영업해 온 오랜 업력의 소규모 업체는 자동으로 폐업 수순을 밟고 있다"고 토로했다.

이 같은 상황이 지속될 경우 소비자에 피해가 전가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왔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현재 국내에서 전기차와 수소차 등 '미래차' 정비가 가능한 업체는 전국에 걸쳐 1578개 수준이다. 이조차도 배터리 등 모든 부문 완전 수리가 가능한 업체는 170개에 불과하다.

김필수 대림대 자동차학과 교수는 "부품 공급망 등 시스템을 제대로 갖추지 못한 채로 전기차가 공급되면서 생긴 과도기적인 상황"이라며 "문제가 지속되면 소비자는 차량 유지가 힘들어 구매를 포기하고 산업은 활기를 잃을 수도 있다"고 말했다.

성진우 한경닷컴 기자 politpeter@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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