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재찬의 프리즘] 2기 내각 '윤석열노믹스' 꽃피울 수 있나

양재찬 편집인 입력 2023. 12. 10. 13: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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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선 출마자 정리한 12 · 4 개각
6개 부처 장관 후보자 지명
개각 인선 회전문 성격 강해
전문성 · 역량 찾기 어려워
가시적 성과 내지 못한 현안들
尹 직무 수행 긍정적 32.0%
새 경제 수장 ‘역동 경제’ 강조
경기회복 위한 발걸음 떼야
윤석열 정부 2기 경제팀의 키를 잡은 최상목 경제부총리 후보자는 '역동 경제'란 표현을 여덟번이나 썼다. 그 말처럼 새 경제팀은 경기회복을 위해 역동적인 발걸음을 떼어야 할 것이다.[사진=연합뉴스]

윤석열 정부의 2기 내각 진용이 윤곽을 드러냈다. 최상목 대통령실 경제수석이 추경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자리를 넘겨받는 것을 비롯해 국토교통·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중소벤처기업·국가보훈부 등 6개 부처 장관 후보자들이 4일 지명됐다.

12·4 개각으로 바뀌는 6명의 1기 내각 장관들 모두 내년 4월 총선에 나올 움직임이다. 여당인 국민의힘으로선 경쟁력 있는 인물을 차출하고 싶겠지만, 정부 정책 책임자들이 동시에 썰물처럼 선거판으로 이동하는 모양새는 보기에 좋지 않다. 부처 장·차관이나 대통령 참모 이력이 '총선 후보 경력 쌓기용'이냐는 지적을 들을 만도 하다.

여론도 그리 우호적이지 않다. 엠브레인퍼블릭·케이스탯리서치·코리아리서치·한국리서치가 4∼6일 전국 남녀 1006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전국지표조사(NBS)에서 '주요 장관들이 내년 총선에 출마하는 것을 어떻게 생각하는가'란 질문에 59.0%가 '부정적으로 본다'고 응답했다. '긍정적으로 본다'는 응답은 32.0%였다.

게다가 앞선 대통령실 개편과 이번 개각 인선을 보면 기재부 등 관료 출신의 회전문 인사 성격이 짙다. 예상 가능한 범위를 넘지 않아 신선함을 주지 못했다. 그나마 개각에서 여성을 세명 포함시켜 그동안 지적돼온 '서오남(서울대 50대 남성)' 편중 인사에서 벗어나긴 했지만, 국정운영 전반에 획기적 변화를 줄 정도의 전문성과 역량, 리더십은 찾아보기 어렵다.

어느새 2023년 달력은 한장 남았고, 곧 새해가 다가온다. 햇수로 3년차에 접어드는 윤석열 정부가 처한 여건은 결코 녹록하지 않다. 고물가·고금리 상황이 지속되는 가운데 급증하는 가계부채와 수출 부진, 내수 침체로 저성장이 고착화하며 민생이 위협받고 있다. 연금·노동·교육 개혁 등 3대 개혁은 지지부진하고, 근로시간 개편과 의대 정원 확대 등 가시적 성과를 내지 못한 국정 현안이 한둘이 아니다.

게다가 2년 만에 '요소수 대란'이 우려되는 등 글로벌 공급망이 불안하다. 북한의 핵 위협을 비롯한 한반도를 둘러싼 지정학적 리스크도 커지고 있다. 이런 판에 이태원 참사와 새만금 잼버리대회 파행, 행정전산망 장애, 부산엑스포 유치 실패가 잇따르면서 해이해진 공직사회 실상과 정부의 정보 수집 능력 및 국정 운영 난맥상이 드러나고 사회 전반의 신뢰를 갉아먹고 있다.

이를 반영하듯 위 4개 여론조사업체 공동조사에서 윤석열 대통령의 직무수행에 대한 긍정 평가는 32.0%로 11월 넷째주 대비 3%포인트 하락했다. 부정평가는 직전 조사보다 4%포인트 오른 60.0%였다.

내년 총선의 성격에 대해서도 '국정 운영을 더 잘하도록 정부와 여당에 힘을 실어줘야 한다'는 응답이 42.0%, '정부와 여당을 견제할 수 있도록 야당에 힘을 실어줘야 한다'는 응답이 47.0%로 나타났다. 정부여당 '지원론'이 11월 넷째주보다 2%포인트 하락한 반면 '정권 견제론'은 3%포인트 높아졌다.

2기 경제팀 컨트롤타워로 지명된 최상목 부총리 후보자는 기자간담회에서 '역동 경제'라는 표현을 8번이나 썼다. 시장주의를 전면에 내세운 윤석열 정부의 정책 방향을 강조하며 규제완화와 과학기술·첨단산업 육성, 구조개혁을 다짐했다.

그는 현 경제 상황을 고물가·고금리 장기화로 민생이 어렵고 부문 간 회복 속도 차이로 온기가 확산하지 못한 '꽃샘추위'에 빗댄 뒤 "조만간 꽃이 필 것"이라고 말했다. 새 경제팀은 비상한 각오와 정책 추진으로 시장 안정과 경기회복을 꾀해 약속한 꽃을 피워야 할 것이다.

내년 예산안의 국회 심의가 2일 법정 처리시한을 넘겼는데, 총선 승리 셈법에 골몰한 여야 간 이견이 커서 연말을 넘길 수 있다는 우려까지 나온다. 이런 시점에서 단행한 대통령실 개편과 개각 등 인적 쇄신이 국정 동력이 아닌, 또 하나의 정쟁거리로 전락해선 곤란하다.

4개 여론조사업체가 4∼6일 전국 남녀 1006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전국지표조사 결과, 윤 대통령의 직무수행에 대한 긍정 평가는 32.0%에 그쳤다.[사진=연합뉴스]

이번 개각 명단에서 빠졌지만, 연말이나 내년 초 개각에 포함될 한동훈 법무부 장관 등 총 10명 안팎의 장관 또는 장관급이 바뀔 것으로 전해진다. 현 정부 들어 검사 출신이 대거 중용되자 '검찰공화국'이란 말이 나도는 판에 6일 방송통신위원장 후보자에 또 검사 출신이 지명됐다. 이처럼 내 편을 고집하고, 이리저리 돌려막는 회전문 인사로는 국민 감동도, 국정 동력도 얻기 힘들다.

총선이 4개월여 남았다. 정부 여당으로선 총선 승리가 절실하겠지만, 인적 쇄신을 통해 정부가 확 달라지지 않으면 등 돌린 민심을 되돌리기 어렵다. 여야 정당들은 역지사지 자세로 과연 지금 무엇이 더 중요하고, 진정으로 국민과 민생을 위한 길인지 숙고해 처신해야 할 것이다. 지나치게 총선에 올인하면 역효과를 낼 수 있다. 한결같은 자세로 경제와 민생을 챙겨야 정당 지지도가 올라가고 선거에서 선택받는 확률도 높아진다.

양재찬 더스쿠프 편집인
jayang@thescoop.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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