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의 극장'이 충격에 빠졌다...'역사상 처음' 맨유, OT서 본머스에 0-3 굴욕
[OSEN=고성환 기자] 맨체스터 유나이티드가 또 하나의 불명예스러운 역사를 썼다.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는 10일(이하 한국시간) 영국 맨체스터 올드 트래포드에서 열린 2023-2024 프리미어리그(PL) 16라운드에서 본머스에 0-3으로 대패했다.
지난 라운드 첼시를 꺾으며 분위기를 바꿨던 맨유. 그러나 홈에서 본머스를 상대로 무기력하게 패하며 다시 위기에 처했다. 순위는 9승 7패, 승점 27점으로 일단 6위를 유지했다. 15위였던 본머스는 5승 4무 7패, 승점 19점으로 13위가 됐다.
맨유는 4-2-3-1 포메이션으로 시작했다. 앙토니 마샬, 알레한드로 가르나초-브루노 페르난데스-안토니, 소피앙 암라바트-스콧 맥토미니, 세르히오 레길론-루크 쇼-해리 매과이어-디오구 달롯, 안드레 오나나가 선발로 나섰다.
본머스도 4-2-3-1 포메이션으로 맞섰다. 도미닉 솔랑키, 마커스 태버니어-저스틴 클루이베르트-앙투앙 세메뇨, 루이스 쿡-라이언 크리스티, 밀로스 케르케즈-마르코스 세네시-일리야 자바르니-애덤 스미스, 네투가 선발 명단을 꾸렸다.
맨유는 초반부터 본머스의 강한 압박에 고전하더니 시작 5분 만에 선제골을 내줬다. 쿡이 쇄도하며 맨유의 패스를 끊어낸 뒤 골문 앞으로 낮은 크로스를 올렸다. 솔랑키가 이를 원터치로 정확히 돌려놓으며 마무리했다.
본머스가 또 맨유 골망을 흔들었다. 전반 23분 솔랑키가 왼쪽에서 올라온 크로스를 헤더로 연결했다. 오나나 손에 맞고 나온 공을 세메뇨가 머리로 재차 밀어 넣었다. 그러나 솔랑키의 오프사이드가 선언되면서 득점 취소됐다.
전반 39분엔 솔랑키가 골대를 때리기도 했다. 하지만 대세에 지장은 없었다. 맨유는 이후로도 공격에 애를 먹더니 후반 22분 필립 빌링에게 추가골을 내줬고, 후반 27분 세네시에게 쐐기골을 얻어맞으며 완벽히 무너졌다. '꿈의 극장' 올드 트래포드는 충격에 빠졌고, 관중석에선 야유가 터져 나왔다.
맨유의 이날 패배는 역사적인 패배였다. '디 애슬레틱'에 따르면 맨유가 올드 트래포드에서 본머스에 패한 것은 역사상 처음 있는 일이다. 본머스는 올 시즌 PL에서 뛰고 있는 팀 중 유일하게 올드 트래포드 승리가 없는 팀이었지만, 그 기록마저 끝났다.
부끄러운 기록은 이뿐만이 아니다. 축구 통계 매체 '옵타'는 "맨유가 PL 홈 경기에서 11위 이하 팀을 상대로 3골 차 이상으로 패한 건 역사상 처음이다. 큰 문제들"이라고 전했다.
알렉스 퍼거슨 경 시절과는 너무나 다른 기록들이다. '스쿼카'는 "이제 맨유는 퍼거슨 경이 은퇴한 후 PL 홈 경기에서 패한 횟수(35회) 그와 함께한 21시즌 동안(34회)보다 많다"라며 "퍼거슨 경은 21년 동안 2001-2002시즌에만 홈에서 4번 이상 패했다. 당시엔 6차례 패했다. 하지만 에릭 텐 하흐 감독은 올 시즌 올드 트래포드 9경기 만에 4패를 기록했다"라고 강조했다.
텐 하흐 감독은 며칠 전 PL 11월 이달의 감독상을 수상했다. 맨유는 지난달 풀럼과 루턴 타운, 에버튼을 상대로 모두 실점 없이 승리했지만, 홈에서 본머스를 상대로 완패하며 자존심을 구겼다. 게리 리네커는 "이달의 감독상을 탄 주에 해고된 감독이 있었나?"라고 조롱했다. 게리 네빌도 "하이라이트를 보니 0-3 패배면 좋은 결과인 것 같다"라며 한숨을 내쉬었다.
텐 하흐 감독은 경기가 끝난 뒤에도 한동안 자리를 뜨지 못했다. 얼굴도 굳을 대로 굳은 표정이었다. 그는 "선수단으로서 우리는 일관성이 부족하다. 나는 확실히 짜증 나고, 실망스럽다. 뭔가 다른 걸 기대했다. 시작이 좋지 않았다. 형편없었다"라며 분노했다.
게다가 주장 브루노 페르난데스가 이날 경고를 받으며 리버풀 원정에 뛸 수 없게 됐다. 그는 "오늘 우리는 많은 잘못을 저질렀다. 본머스는 승리할 자격이 있었다. 그들은 우리보다 더 격렬했고, 우리보다 더 열망했다. 더 잘했어야 한다"라며 "일관성이 부족하다. 최상위권으로 가려면 3일에 한 번씩 수준 높은 경기를 해야 한다. 조금만 못해도 벌을 받는다"라고 자책했다.
맨유는 이제 숨 돌릴 틈도 없이 바이에른 뮌헨을 홈으로 불러들여 유럽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 조별리그 최종전을 치른다. A조 최하위로 처져있는 맨유로서는 무조건 뮌헨을 잡아내야만 16강 진출 희망을 살릴 수 있다. 맨유가 조별리그를 통과하는 경우의 수는 뮌헨을 꺾고, 2위 코펜하겐과 3위 갈라타사라이가 비겨주는 것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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