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美 '이스라엘 휴전 결의안' 거부에 "유엔 자격 없다"

구교운 기자 2023. 12. 10. 12: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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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이 최근 유엔안전보장이사회에서 미국 정부가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 간 휴전 촉구 결의안을 거부한 데 대해 "유엔 무대에 남아 있을 자격이 없다"며 비난하고 나섰다.

김선경 북한 외무성 국제기구담당 부상은 10일 담화에서 "중동지대에 하루빨리 평화·안정이 깃들기 바라는 국제사회의 한결같은 염원이 오만무례한 일개 상임이사국(미국)의 독단과 전횡에 의해 또다시 무참히 짓밟힌 데 대해 개탄을 금할 수 없으며 이를 강력히 규탄한다"며 이같이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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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만무례한 상임이사국… 국제평화 걸림돌" 주장
러 '셀프 거부권'엔 입 닫는 등 '2중적 태도' 보여
이스라엘군. ⓒ 로이터=뉴스1

(서울=뉴스1) 구교운 기자 = 북한이 최근 유엔안전보장이사회에서 미국 정부가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 간 휴전 촉구 결의안을 거부한 데 대해 "유엔 무대에 남아 있을 자격이 없다"며 비난하고 나섰다.

김선경 북한 외무성 국제기구담당 부상은 10일 담화에서 "중동지대에 하루빨리 평화·안정이 깃들기 바라는 국제사회의 한결같은 염원이 오만무례한 일개 상임이사국(미국)의 독단과 전횡에 의해 또다시 무참히 짓밟힌 데 대해 개탄을 금할 수 없으며 이를 강력히 규탄한다"며 이같이 밝혔다.

안보리는 지난 8일 아랍에미리트(UAE)가 제출한 이스라엘·하마스 간 휴전 결의안에 대한 표결을 실시한 결과, 15개 이사국 중 13개국이 찬성했지만 상임이사국인 미국의 '거부권' 행사로 채택이 무산됐다.

안보리에서 새 결의안이 채택되려면 △15개 이사국 중 9개국 이상이 찬성하는 동시에 △5개 상임이사국(미국·영국·프랑스·중국·러시아) 중 어느 1곳도 거부권을 행사해선 안 된다.

이스라엘은 지난 10월 초 하마스의 기습공격을 받은 이래 즉각 반격에 나서 하마스의 거점인 팔레스타인 가자지구를 중심으로 계속 교전을 벌이고 있다. 이 때문에 현지에선 민간인 사상자도 속출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와 관련 김 부상은 "지역 평화·안전에 대한 중대 위협인 이스라엘의 반인륜·반평화적 만행을 논의하는 안보리 회의에서 국제사회의 총의에 또다시 정면도전한 미국의 후안무치한 '과단성'은 국제평화·안정의 근간을 허물어뜨리는 최대 파괴자가 누구인가를 명백히 가리킨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북한의 주요 우방국인 중국·러시아도 작년에 북한의 대륙탄도미사일(ICBM) 시험발사 재개에 따른 제재 결의 표결 때 다른 이사국들의 총의와 달리 거부권을 행사해 무산시킨 적이 있다.

중·러 양국은 이후에도 안보리에서 대북 문제가 논의될 때마다 공개적으로 '반대' 의사를 밝히며 북한의 '뒷배' 역할을 자처해온 상황이다.

특히 러시아는 작년 2월 우크라이나 침공 개시에 따른 안보리 차원의 철군 결의안 표결 땐 '셀프 거부권'을 행사하기도 했으나, 당시 북한은 이런 사실을 문제삼지 않았다.

그럼에도 김 부상은 이번 담화에서 "수만명의 민간인을 학살한 동맹국(이스라엘)을 비호해 (미국이) 거부권을 남용한 건 불법 무도한 이중 기준의 발현이기 전에 반인륜적 악행의 극치"라고 주장하며 미국만 공격했다.

김 부상은 이스라엘의 하마스 공격이 '합법적 자위권 행사'라면 북한의 정찰위성 발사는 왜 안보리에서 불법으로 취급돼야 하는지 답해야 한다고 촉구하기도 했다.

북한은 지난달 21일 우리나라를 비롯한 국제사회의 우려와 경고에도 불구하고 정찰위성 발사를 감행했다. 북한은 이 같은 위성 발사가 '주권국의 우주개발 권리'라고 주장한다.

그러나 북한의 핵·미사일 개발에 따른 안보리 차원의 대북제재 결의는 북한의 모든 탄도미사일 및 그 기술을 이용한 비행체 발사를 금지하고 있다. 인공위성용 우주발사체 또한 탄도미사일 기술을 이용하기에 북한의 위성 발사 역시 그 성패 여부를 떠나 안보리 결의 위반에 해당한다.

이에 안보리는 지난달 27일 회의에서 북한의 정찰위성 발사 관련 대응책을 논의했으나, 이때도 중국·러시아가 북한 입장을 대변하며 제동을 걸었다.

김 부상은 이번 담화에서 "미국이 국제평화·안정 보장에 걸림돌이 되고 있다"며 사실상 안보리 퇴출을 주장했지만, 북한 자신들의 거듭된 안보리 결의 위반 행위와 그에 대한 중국·러시아의 비호 등은 인정하지도 문제삼지도 않는 '2중적 태도'를 보이고 있다.

미 정부는 이번 안보리에서 이스라엘·하마스 휴전 촉구 결의안에 하마스의 기습공격을 규탄하는 내용이 담기지 않은 점, 그리고 현 상황에서 휴전하는 건 하마스에만 이익이 된다는 점 등을 이유로 거부권을 행사했다.

kukoo@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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