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상 컨디션 아냐...태만함 보였어" 김민재 혹평→'수비 와르르' 뮌헨, 프랑크푸르트전 1-5 패배 '대참사'
[스포츠조선 이현석 기자] 김민재도 바이에른 뮌헨의 프랑크푸르트전 대참사를 막지 못했다.
바이에른 뮌헨은 9일(한국시각) 독일 프랑크푸르트 도이체 방크 파르크에서 열린 아인트라흐트 프랑크푸르트와 2023~2024시즌 독일 분데스리가 14라운드 맞대결에서 1대5로 대패했다.
바이에른은 이번 경기에서 패배하며 선두 레버쿠젠과의 격차를 3점으로 유지했다. 바이에른은 레버쿠젠을 따라잡을 수 있었던 좋은 기회를 놓쳤다. 반면 프랑크푸르트는 이번 승리로 오랜만에 대승을 거두며 리그 순위를 7위까지 끌어올렸다. 최근 공식전 5경기 1무 4패 흐름도 끊어냈다.
뮌헨은 4-2-3-1 포메이션을 택했다. 최전방에 해리 케인이 포진했고 르로이 사네, 에릭 막심 추포-모팅, 킹슬리 코망이 2선에 자리했다. 요슈아 키미히, 레온 고레츠카가 3선을 지켰고, 수비진은 알폰소 데이비스, 김민재, 다욧 우파메카노, 누사이르 마즈라위가 짝을 이뤘다. 골키퍼 장갑은 마누엘 노이어가 꼈다.
프랑크푸르트는 3-4-3 포메이션으로 맞섰다. 파레스 차이비, 오마르 마르무쉬, 마리오 괴체가 최전방 스리톱에 자리했고, 중원에는 에릭 에빔베, 위고 라르손이 호흡을 맞췄다. 윙백에는 아우렐리오 부타, 안스가르 나우프가 출전하고, 수비는 투타, 로빈 코흐, 윌리암 파초가 구성했다. 골문은 케빈 트랍이 지켰다.
이 경기를 앞두고 가장 많은 관심을 받았던 부분은 김민재의 선발 출전 여부였다. 올 시즌 김민재는 바이에른에서 가장 많은 경기를 소화하고 있는 선수 중 한 명으로 한국 대표팀 등 A매치까지 고려하면 그 부담은 더욱 엄청나다.
시즌 초반에는 우려가 크지 않았다. 김민재, 마테이스 더리흐트, 다욧 우파메카노, 총 세 명의 월드클랩스 센터백을 보유하게 된 바이에른은 시즌 초반에는 센터백에 대한 걱정이 크지 않았다. 하지만 더리흐트와 우파메카노가 돌아가면서 부상을 당하며, 문제가 생겼다. 더리흐트가 시즌 초반 부상을 당하고 복귀하자, 우파메카노가 이탈했고, 최근 우파메카노가 부상 복귀한 시점에 더리흐트가 다시 한번 무릎 부상으로 팀을 떠나며 김민재만이 센터백 포지션에서 꾸준히 출장했다. 김민재 없이는 센터백을 구성하기도 어려운 상황이었다.
김민재는 모든 부담을 본인이 책임지며 최근 경기에서는 선발로 출전한 15경기에서 연속 풀타임을 소화해 혹사 논란까지 등장했다. 팀 동료들에 부상으로 어쩔 수 없는 상황이지만, 계속된 풀타임 소화에 김민재도 리그 경기 도중 지친 기색을 보이는 등 어려운 시간이 이어지고 있다. 수비진 보강을 위해 바이에른이 겨울 이적시장에서 라파엘 바란, 도미야스 다케히로, 로날드 아라우호 등의 영입을 노리고 있지만, 김민재에게는 당장의 휴식이 필요해 보였다.
체력이 떨어지니 실력적인 부분에서도 완전히 100퍼센트의 모습을 보여줄 수 없었다. 지난 하이덴하임전에서는 후반에 체력 저하를 보이며 연달아 실수를 범해 팀 실점에 빌미를 제공하기도 했으며, 직전 쾰른전에서는 상대 공격수 다비 젤케와 그라운드에서 강하게 부딪혀 극심한 고통을 호소하며 잔디 위에 쓰러져 부상 우려까지 있었다. 다행히 김민재는 의료진의 점검 이후 경기장에 복귀해 풀타임을 소화했다.
김민재는 지난 11월 A매치 기간 중국전을 앞두고도 혹사 논란에 대해 "힘들다는 얘기는 배부른 소리 같기도 하고, 뛰고 있는 것에 감사하고 싶다. 다치지 않고 경기를 뛰고 있다는 것을 생각하고, 이제 안 다치게 관리를 잘해야 할 것 같다"며 혹사보다는 감사한 마음이 앞선다고 밝혔지만, 우려는 줄어들지 않았다.
결국 김민재는 지난 코펜하겐전을 앞두고 문제가 생기고 말았다. 주요 매체들이 김민재가 코펜하겐전에서 경기를 뛰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독일 매체 빌트는 '김민재는 이미 월요일 훈련에 불참했다. 그는 다가오는 코펜하겐전 출전이 불투명하다'라며 김민재가 훈련에 이어 경기에도 나서지 못할 수 있다고 언급했다.
독일 매체 아벤트차이퉁은 김민재를 '뮌헨의 숨겨진 영웅'이라고 칭하며 김민재를 잃지 않아야 한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냈다. 아벤트차이퉁은 '김민재는 쾰른전 당시 퇴근을 기다려야 했다. 당시 공중에서 떨어져 엉덩이를 다쳤고, 얼굴이 고통으로 일그러진 채 바닥에 뒹굴었다. 그러나 대체가 불가능했다. 그를 대신할 사람이 아무도 없었다. 김민재는 종료 휘슬이 울릴 때까지 버티며 바이에른이 올해 마지막 스퍼트를 달리는 데 제 역할을 했다'라며 김민재의 대체 자원이 없어서 무리한 경기 소화를 했음에도 제 몫을 다했다고 평가했다.
독일 매체 키커도 '누가 휴식을 취해야 하는가에 대한 질문이 생길 수 있다. 자주 출전했던 김민재는 휴식이 필요한데, 김민재 외에는 우파메카노만이 유일한 전문 센터백이다. 결국 김민재 대신 고레츠카나 마즈라위가 센터백으로 나설 가능성이 크다'며 투헬 감독이 김민재 대신 다른 선수가 그 자리를 채우는 선택을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토마스 투헬 바이에른 감독은 한결 여유로운 지난 코펜하게전에서 김민재를 제외하기로 결정했다. 바이에른 구단 공식 SNS는 김민재의 명단 제외 이유를 엉덩이 타박상이라고 밝혔다. 김민재까지 제외한 바이에른은 교체 명단에 단 7명의 선수가 이름을 올렸다.
이후 추가적인 휴식도 취했다. 갑작스럽게 독일을 덮친 폭설로 바이에른과 우니온 베를린의 경기가 연기됐기 때문이다. 바이에른은 우니온 베를린전 취소로 약 2주가량을 경기 없이 보내야 했고, 김민재도 2주 동안 몸을 회복할 시간을 벌었다. 김민재는 2주간의 휴식 후 이번 프랑크푸르트전에는 정상적으로 선발 명단에 이름을 올리며 주전으로 복귀했다.
바이에른은 전반 초반 프랑크푸르트의 거센 압박에 고전했다. 프랑크푸르트는 공격수와 미드필더 모두 최전방까지 진입해 바이에른의 빌드업 과정을 방해했고, 강하게 몰아붙였다.
바이에른도 공격으로 반격했다. 전반 9분 마즈라위가 프랑크푸르트 페널티박스 우측 정면에서 기회를 잡아 크로스를 올렸지만 아쉽게 수비에 걸리며 기회를 날렸다.
바이에른은 아쉬운 실점을 허용했다. 전반 12분 문전 앞으로 올라온 크로스를 마즈라위가 걷어냈는데, 이공이 정확하게 프랑크푸르트 선수 쪽으로 향했다. 차이비가 공을 잡고 바로 때린 슈팅이 골대를 맞았고, 다시 골문 앞에 떨어지자 마르무쉬가 이를 재차 밀어 넣으며 바이에른 골문 구석을 찔렀다.
바이에른의 선제 실점이 아쉬운 이유는 프랑크푸르트가 그간 공격진의 부진이 심각하게 이어지며 부진한 상황이었기 때문이다. 프랑크푸르트는 직전 리그 3경기에서 공격수의 득점이 단 한 차례도 없었다. 하지만 마즈라위의 아쉬운 볼 처리와 수비 집중력 등의 문제로 인해 마르무쉬에게 선제 실점을 허용하고 말았다.
곧바로 실점을 만회하기 위해 나섰지만, 오히려 실점 위기를 자초할 뻔했다. 전반 16분 상대 문전 앞에서 고레츠카의 헤더가 상대 수비에게 막힌 후 다시 하프 라인에서 공격을 조립했다. 우파메카노가 김민재에게 공을 패스하는 과정에서 상대 위치를 확인하지 못하며 역습을 허용할 뻔했으나, 김민재가 이를 저지하며 가까스로 공격이 이어지지는 못했다.
코망이 반격을 노렸다. 전반 19분 코망이 역습을 주도해 상대 페널티박스 정면까지 전진했다. 코망은 상대 박스 근처로 도착하자 망설임 없이 중거리 슛을 시도했다. 아쉽게도 공은 골대 위로 높게 뜨고 말았다.
김민재가 경고를 받았다. 전반 23분 크나우프가 역습을 시도하기 위해 공을 잡자 이를 하프 라인에서 저지하는 과정에서 발을 밟는 듯한 장면이 연출됐는데, 주심은 크나우프가 넘어지자 곧바로 옐로 카드를 꺼내들어 김민재에게 경고를 줬다. 김민재로서는 자신이 놓쳤다면 상대 위협적인 역습으로 전개될 수 있었기에 어쩔 수 없었던 파울이었다.
바이에른 공격진이 아쉬운 기회를 놓쳤다. 전반 25분 고레츠카가 밀어준 패스를 페널티박스에서 받아낸 케인은 이를 곧바로 오른발 슈팅으로 시도했는데, 공이 골대 옆으로 빗나가며 땅을 쳤다. 전반 29분에는 프리킥 상황에서 추포-모팅이 페널티박스 우측 깊숙한 곳에서 시도한 슈팅이 트랍에게 그대로 잡혔다.
프랑크푸르트도 격차를 벌리기 위해 노력했다. 전반 30분 차이비가 바이에른 페널티박스 정면에 진입하자 망설이지 않고 중거리 슛을 시도했는데, 공은 골문을 크게 벗어났다.
바이에른은 다시 한번 실점을 허용했다. 전반 31분 역습 상황에서 김민재와 크나우프의 경합에서 크나우프가 승리했고, 이를 에빔베에게 연결했다. 공을 받고 순식간에 박스 안에 진입한 에빔베는 문전 앞에서 노이어까지 뚫어내는 슈팅으로 프랑크푸르트의 두 번째 득점을 성공시켰다. 뮌헨은 해당 실점으로 올 시즌 4번째 멀티 실점 경기를 허용하고 말았다.
프랑크푸르트는 격차를 순식간에 3골로 벌렸다. 전반 36분 키미히의 패스 실수로 공을 뺏기고 순식간에 바이에른 문전 앞에 도달했다. 라르손이 바이에른 골문 앞에서 침착한 왼발 슛으로 먼쪽 골대를 향해 정확한 슈팅을 시도하며 다시 한번 바이에른 골망을 흔들었다. 바이에른이 3실점을 허용한 마지막 경기는 무려 직전 시즌이었던 지난 5월 RB라이프치히전이었다. 당시 바이에른은 후반에만 3골을 허용하며 패배했다. 전반에만 3골을 허용한 것은 지난 2022년 2월 보홈전이 마지막이었다.
바이에른은 전반이 끝나기 전 한 골을 만회했다. 전반 44분 공격 상황에서 사네가 페널티박스 우측 돌파를 시도하다가 아크 정면에 위치한 키미히에게 패스를 내줬다. 키미히는 곧바로 오른발 중거리 슛을 시도했고, 공은 트랍이 손쓸 틈도 없이 프랑크푸르트 골문 구석을 갈랐다. 이후 계속해서 바이에른이 추가 득점을 노렸지만, 득점이 터지지 않았고 전반은 프랑크푸르트의 3-1 리드로 마무리됐다.
후반 시작과 함께 바이에른은 추격을 위한 공세를 이어나갔다. 후반 2분 고레츠카의 헤더가 케인에게 막히며 골문 앞에서 더 전진하지 못했고, 이어진 추포-모팅의 슈팅도 수비에게 걸렸다.
오히려 바이에른은 네 번째 실점을 허용했다. 후반 5분 우파메카노가 전진하는 과정에서 공을 뺏기며 역습을 허용했고, 공을 잡은 차이비가 페널티박스 안으로 진입하는 에빔베에게 공을 전달했다. 에빔베는 침착하게 왼발로 수비와 노이어 사이로 향하는 강력한 슈팅을 시도해 바이에른 골망을 흔들었다.
실점 위기를 김민재의 수비로 넘겼다. 후반 11분 콘라트 라이머가 바이에른 페널티박스 우측에서 공을 뺏기며 실점 위기에 놓일 뻔했는데, 김민재가 재빠르게 태클로 상대 공을 긁어서 뺏어내 슈팅 기회를 차단했다.
바이에른은 결국 5골을 허용했다. 후반 15분 괴체의 패스가 김민재와 우파메카노 사이에 위치한 마르무쉬에게 연결됐고, 마르무쉬의 발을 맞은 공은 크나우프에게 흘렀다. 크나우프의 슈팅은 노이어의 겨드랑이 사이로 지나가며 뮌헨 골문을 갈랐다. 득점 이후 크나우프의 오프사이드 여부를 VAR 판독을 통해 확인했지만, 라이머가 수비 라인을 제대로 유지하지 못하며 오프사이드가 되지 못했고 크나우프의 득점이 인정됐다.
5골을 허용한 이후 바이에른은 계속 공격을 시도했음에도 답답한 마무리만 반복됐다. 세트피스 상황이나 역습 기회도 잘 살리지 못했다. 반면 프랑크푸르트는 4골 차로 앞선 상황에서도 득점 기회를 만들어내며 바이에른 골문을 위협했다.
후반 40분에는 라이머가 올린 크로스를 케인이 바이시클킥으로 마무리하고자 했지만 수비가 먼저 공을 걷어내며 발에 닿지 못했다. 케인은 후반 41분에도 토마스 뮐러의 패스를 받아 프랑크푸르트 페널티박스 아크 정면에서 슈팅을 시도했는데, 슈팅 시도 과정에서 넘어지며 골대 옆으로 흐르고 말았다.
바이에른이 후반 추가시간까지 득점을 추가하지 못하며 결국 경기는 프랑크푸르트 5대1 승리로 마무리됐다.
김민재는 이날 경기 2주간의 휴식 이후 출전했음에도 활약이 돋보이지 못했다. 패스 성공 113회, 공 소유권 회복 1회, 인터셉트 2회, 공중볼 경합 성공 3회 등 기록은 준수했지만, 실점 상황에서 팀을 구해내지 못했다.
평점에서도 아쉬움이 드러났다. 축구통계매체 풋몹은 김민재에게 평점 5.4점을 줬는데, 이는 마즈라위, 노이어, 고레츠카 다음으로 가장 낮은 평점이었다. 소파스코어도 김민재에게 6.2점을 부여했다. 이는 노이어, 마즈라위, 데이비스와 함께 팀 하위권이었다.
독일 매체의 혹평도 피할 수 없었다. 독일 매체 아벤트차이퉁은 김민재의 프랑크푸르트전 활약에 대해 '김민재는 2주간의 휴식기를 마치고 돌아왔는데 정상 컨디션이 아니었다. 경고를 받았으며, 크나우프와의 경합에서 조심성과 태만함을 보이며, 몇 미터 앞에 있었음에도 경합에서 패배했다'라며 김민재가 연관되어 있는 실점 장면에 대해 지적했다.
아벤트차이퉁은 김민재 외에도 바이에른 선수 대부분을 혹평했다. 김민재의 파트너 우파메카노에 대해서는 '세 번째 득점 상황에서 너무 경합에 쉽게 패배했다. 1-5로 뒤진 상황에서도 소극적이었다'라고 혹평했으며, 마즈라위에 대해서는 '부정확한 패스가 너무 많았고, 안전한 조치를 전혀 하지 못했다. 게임에 전혀 참여하지 않았다'라고 문제를 꼬집었다.
다만 케인에 대해서는 '라인 앞에서 자유롭게 밀고 나갔다. 가장 단단한 바이에른 선수였다'라며 유일하게 칭찬의 의미가 담긴 평가를 남겼다.
김민재는 아직 부상 여파가 남아있을 수 있는 상황이기에 향후 경기 일정에서도 경기력에 많은 관심이 쏠릴 전망이다. 김민재는 앞서 코펜하겐전 결장 당시에도 엉덩이 타박상이 사유로 공개됐다. 투헬 감독은 코펜하겐전 사후 기자회견에서 결장 선수들의 이유를 밝히며 "누사이르 마즈라위는 장염에 걸렸다. 그래서 훈련에 참여하지 못했다. 경기 전까지는 괜찮을 것이라고 생각했는데 안 좋아서 돌아가야 했다. 김민재와 에릭-막심 추포 모팅도 결장했다. 두 선수 모두 토요일에는 출전할 수 있기를 바란다. 하지만 내일이나 모레까지 지켜봐야 알 수 있을 것 같다"라며 김민재의 상태가 100퍼센트는 아니라고 설명했었다. 그렇기에 김민재가 2주간의 휴식을 거쳤어도 아직 정상 컨디션으로 돌아오지 못했을 가능성도 농후하다.
바이에른의 다음 경기는 오는 13일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와의 유럽챔피언스리그 조별리그 6차전 경기지만, 이미 조 1위와 16강 진출을 확정한 바이에른은 맨유전에 김민재의 출전을 강행하지 않을 수 있다. 그런다면 김민재의 다음 출전은 리그 3위를 차지 중인 슈투트가르트와의 18일 경기가 될 전망이다. 바이에른의 숨은 영웅으로 평가받는 김민재가 다음 경기에서는 확실히 회복된 경기력을 보여줄 수 있을지도 큰 관심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이현석 기자 digh1229@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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