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민준의 골프세상] 왜 골퍼에게 겨울이 중요한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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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 여름 아름다운 꽃과 잎으로 자연을 아름답게 장식하던 나무들은 가을이 되면 단풍 들고 겨울이 되면 잎을 떨어뜨리고 겨우내 봄맞이 준비를 한다.
가을이 되어 햇살이 줄고 기온이 떨어지면 나무는 겨울을 날 준비를 해야 한다.
상당수 골퍼들이 겨울이 되면 골프연습을 게을리하거나 아예 골프 백을 베란다에 모셔두기도 한다.
나무가 떨켜를 만들어 다가올 봄을 준비하듯 골퍼도 '골프 떨켜'를 만들어 봄맞이 준비를 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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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프한국] 봄 여름 아름다운 꽃과 잎으로 자연을 아름답게 장식하던 나무들은 가을이 되면 단풍 들고 겨울이 되면 잎을 떨어뜨리고 겨우내 봄맞이 준비를 한다.
여름 내내 빛나는 초록색을 유지하던 나뭇잎들이 가을에 펼치는 색의 향연은 마술 같다. 나무들이 이런 마술을 펼칠 수 있는 비밀은 나뭇잎에 숨어있는 여러 색소 때문이다.
봄부터 여름까지 초록색 엽록소의 광합성이 활발할 때는 초록색 외의 다른 색소들은 감추어져 있다. 가을이 되어 햇살이 줄고 기온이 떨어지면 나무는 겨울을 날 준비를 해야 한다. 계속 광합성을 하다가는 뿌리에서 끌어올린 물이 얼어 동해(凍害)를 입을 수 있고, 햇빛 부족으로 광합성의 생산성이 떨어져 겨우내 에너지를 써가며 잎을 보존하다간 생존 자체가 어렵기 때문이다.
나무의 월동준비는 잎과 잎자루 사이에 있는 떨켜라는 특수한 조직을 만드는 일로 시작한다. 떨켜는 동해(凍害)를 막기 위해 뿌리에서 올라온 물이나 잎에서 만들어진 양분이 오고 가는 것을 차단한다. 그러면서도 봄이 되면 조직을 정상가동할 수 있도록 만반의 준비를 한다.
물이 없으니 광합성이 안 되고 광합성을 하던 엽록소는 파괴된다. 엽록소가 있던 자리를 그동안 숨어있던 색소들이 채우면서 여러 색깔이 밖으로 드러난다. 이것이 단풍이다. 은행나무처럼 노란색을 띠는 나무는 카르티노이드 성분이, 단풍나무처럼 빨갛게 물드는 나무는 안토시아닌 성분이 많아서다.
떨켜는 겨울이 되면 잎을 떨어뜨려 낙엽을 만든다. 낙엽에 있는 안토시아닌 성분에는 살충 효과가 있어 뿌리 주변에서 해충을 막는 일까지 한다. 죽으면서도 한때 자신을 키운 나무에 이로움을 주는 것이다.
골퍼들에게도 월동준비가 필요하다. 상당수 골퍼들이 겨울이 되면 골프연습을 게을리하거나 아예 골프 백을 베란다에 모셔두기도 한다. 혹한과 눈 때문에 라운드 기회가 줄어들어 굳이 땀 흘리며 연습할 필요성이 없다고 판단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골퍼에게 겨울은 자신의 골프를 한 단계 아니 몇 단계 업그레이드 시킬 수 있는 귀중한 계절이다. 나무가 떨켜를 만들어 다가올 봄을 준비하듯 골퍼도 '골프 떨켜'를 만들어 봄맞이 준비를 해야 한다.
스포츠선수 대부분이 겨울이 되면 동계훈련을 한다. 경기가 없는 기간을 활용해 자신의 부족한 부분을 보강하기 위한 훈련에 몰입한다. 그래야 다음 시즌 달라진 모습으로 팬들 앞에서 당당히 설 수 있다.
골퍼라고 예외일 수 없다. 라운드 약속이 이어지는 시즌에는 일주일에 한두 번 잠깐 연습장을 찾을 수밖에 없다. 연습하더라도 실제 라운드할 땐 옛날 버릇이 재현되어 개선을 바라기 어렵다. 고질병만 키우는 나날이 이어질 뿐이다.
겨울은 고질병을 뜯어고치고 취약점을 보완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다. 긴 기간 라운드를 할 수 없기 때문에 두 눈 딱 감고 기본으로 돌아가 골프를 재정립할 수 있다. 스윙의 문제점을 뜯어고치고 부족한 근력도 강화하는데 최적의 기간이다. 이렇게 중요한 겨울을 춥다고 그냥 흘려보낼 수 있겠는가.
*칼럼니스트 방민준: 서울대에서 국문학을 전공했고, 한국일보에 입사해 30여 년간 언론인으로 활동했다. 30대 후반 골프와 조우, 밀림 같은 골프의 무궁무진한 세계를 탐험하며 다양한 골프 책을 집필했다. 그에게 골프와 얽힌 세월은 구도의 길이자 인생을 관통하는 철학을 찾는 항해로 인식된다.
*본 칼럼은 칼럼니스트 개인의 의견으로 골프한국의 의견과 다를 수 있음을 밝힙니다. *골프한국 칼럼니스트로 활동하길 원하시는 분은 이메일(news@golfhankook.com)로 문의 바랍니다. / 골프한국 www.golf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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