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남수의 視線] 이준석·이낙연 신당이 총선판 뒤집을까

천남수 입력 2023. 12. 9. 16: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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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22대 총선이 4개월 앞으로 다가옴에 따라 정치판도 요동치고 있다. 최대 이슈는 이준석 신당과 이낙연 신당의 출현 여부다. 만약 신당이 현실화 된다면, 이들이 총선판을 뒤집을 수 있을까.

내년 총선을 앞두고 여당과 야당 가릴 것 없이 신경 쓰이는 부분이 신당 출현 여부다. 12일 예비후보 등록을 앞둔 시점에서 보면 국민의힘은 ‘이준석 신당’, 더불어민주당은 ‘이낙연 신당’이 가장 큰 변수다. 이들 신당은 모두 공천 등 내부 권력투쟁의 산물이라고 할 수 있다. 정치평론가들은 신당이 총선 판도에 어떤 영향을 미칠 것인가를 두고 다양한 분석을 내놓고 있다. ‘아전인수식’ 혹은 ‘아니면 말고 식’ 예측도 난무하고 있다. 실제로 이준석 신당과 이낙연 신당이 현실화 될 것인지, 그리고 이들 신당이 총선판을 뒤집을 수 있을까.

이준석 신당은 지난 대통령 선거과정에서부터 이미 예고되었다고 할 수 있다. 당시로서는 2020년 총선에서 참패한 국민의힘이 정권교체를 이룬다는 것은 요원한 일이었다. 그러나 문재인 정부에 대한 ‘내로남불’ 프레임이 강고하게 형성되어 있고, 부동산 정책 실패 등으로 인해 국민의 실망도 컸다. 이에 대한 반사이익을 받았던 국민의힘은 이준석 대표를 통해 새로운 변화의 이미지를 각인시키는 데 성공했다. 근소한 차이지만 불가능할 것 같았던 정권교체에 성공했다. 정권교체 일등공신은 ‘세대 포위론’ 등을 주장했던 ‘젊은피‘ 이준석 대표였다.

화려하게 등장한 이준석 대표는 대선과 지방선거를 승리로 이끌었지만, 결국 토사구팽이 되는 신세가 됐다. 당원권 정지를 통해 당대표 자격을 박탈당한 것. 이준석 축출 과정은 직접적이고 노골적이었다. 이준석 대표를 몰아내고 치러진 새로운 당대표 선거도 노골적이긴 마찬가지였다. 당대표에 나서려던 유승민, 안철수, 나경원 등을 주저앉혔다. 그리고 김기현 대표를 중심으로 한 윤핵관 중심의 당 지도부가 꾸려졌다. 이 배경에는 대통령실이 있다는 보도가 이어졌다. 이에 이준석 대표는 윤석열 대통령과 김기현 대표를 향해 직접적인 공격을 마다하지 않았다. 갈수록 공격의 강도는 강해졌고, 신당 창당이라는 무기를 꺼내 들었다.

▲ 이준석 전 국민의힘 대표가 지난달 26일 대구 북구 엑스코에서 열린 ‘더 나은 미래를 향한 우리의 고민’ 토크 콘서트에서 연설하고 있다. (연합뉴스)

초읽기에 들어간 이준석 신당은 세대교체를 넘어 정치교체를 주장하고 있다. 개혁보수를 지향하지만, 보기에 따라서는 진보적 입장도 숨기지 않고 있다. 이념보다도 현실이 중요하다는 것으로 읽힌다. 이준석 신당은 향후 이합집산의 과정을 거치겠지만, 기존의 신당 창당과정과는 다를지도 모른다. 그만큼 새로운 실험을 하고 있는 것. 이에 동의하는 국민도 적지 않은 이유다. 문제는 이준석 신당이 이번 총선에서 어떤 영향을 미칠 것인가이다. 이준석 전 대표는 보수 텃밭인 대구에 출마할 수도 있다는 입장을 보이기도 했지만, 그가 어떤 행보를 취하느냐에 따라 국민의힘과 민주당에 일정한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

참신성과 대중성을 갖추고 있다고 할 수 있는 이준석 신당에도 약점은 있다. 불안정성이다. 도전적이고 실험적인 그의 행태로 인해 지지하는 국민도 있지만, 한편으로는 국정을 맡길 수 있을 것인지 우려하는 시각도 있다. 이준석 전 대표의 정치평론적 발언이라든가, 이른바 ‘싸가지’ 논란처럼 그에 대한 부정적인 이미지도 그의 신당과 총선 결과에 일정하게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그 영향 중 하나가 여당 텃밭에서의 선전 여부다. 이는 국민의힘에는 아킬레스건이 아닐 수 없다. 수도권에도 보수표 분산이 우려된다. 하지만 중도층 잠식으로 오히려 보수표 결집을 불러올 수 있다는 분석도 있다. 오히려 야권표 분산을 통해 여권에 유리할 수 있다는 주장이 그것이다.

이낙연 신당은 이준석 신당에 비해 출현 가능성이 조금 낮은 게 사실이다. 이낙연 신당은 곧 민주당의 분열을 의미하기 때문이다. 윤석열 정부에 대한 반감이 큰 야권 지지층의 비난을 감수할 수 있을 정도의 명분이 필요하다. 공천을 둘러싼 비명계의 반발만으로 이낙연 신당을 만들 수는 없을 것이다. 보다 확실한 명분이 필요하다. 물론 이낙연 전 대표는 이재명 대표와 대척점에 있는 정치인이다. 지난 대선 과정에서의 갈등이 그 출발점이다. 문재인 정부 국무총리를 지내고, 2020년 총선에서 종로구에 출마해 당선되면서 민주당의 차기 대선 주자로서 자리를 확고히 했지만, 이재명이라는 복병을 만나 고배를 마셨던 정치인이 이낙연 전 대표다.

▲ 이낙연 전 국무총리가 지난달 28일 서울 용산구 백범김구기념관에서 열린 ‘연대와 공생’ 주최 ‘대한민국 위기를 넘어 새로운 길로’ 포럼에서 참석자들과 함께 국기에 경례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재명 대표는 대선에서 패배했지만, 보궐선거를 통해 국회에 입성하고, 압도적 지지로 당대표가 됐다. 대선 이후 뚜렷한 정치적 행보에 나서지 않았던 이낙연 전 대표와는 대비되는 대목이다. 그럼에도 총선이 다가오자, 이낙연 전 대표의 활발해진 행보에 세간의 관심이 다시 쏠리고 있다. 친명계 일색의 민주당 상황에서 위축되어 있던 비명계는 반기는 분위기다. 보도에 따르면 김부겸, 정세균 전 총리도 거들고 나섰다고 한다.

이낙연 신당이 출현한다면 안정성과 대중성이 장점이다. 반면 노회하다는 이미지를 피할 수 없다. 참신성이 없는 혁신으로 비칠 수 있고, 오히려 공천을 둘러싼 내부 투쟁 때문이라는 지적에서 자유롭지 못할 수도 있다. 그럼, 이낙연 신당이 총선에 미칠 영향은 어떠할까. 무엇보다 호남지역 유권자의 선택에 달려있다고 할 수 있다. 동시에 박빙 승부를 펼칠 수밖에 없는 수도권 지역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물론 그 전에 야권 분열이라는 것을 넘어설 수 있는 확실한 명분을 어떻게 확보하느냐에 이낙연 신당의 성패가 달렸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한국 정치는 늘 대선과 총선을 앞두고 이합집산이 마치 당연히 거쳐야할 과정이듯 여겨왔다. 이번에도 예외는 아닐 것이다. 선거전략상 구도를 형성하는데, 이합집산의 결과가 어떻게 영향을 미칠지에 관심이 쏠리는 것은 어쩔 수 없다. 그동안 신당이 성공하기도 하고 실패하기도 했다. 일각에서는 총선을 앞두고 늘 일어나는 신당 창당에 대해 정치퇴행이라는 지적도 있다. 하지만 이렇게 치부하는 것은 기득권 정당의 논리일 수도 있다. 기존 정치질서를 혁신하기 위해서는 다양한 시도가 전제돼야 한다. 그 과정에 신당 창당도 있다.

물론 이준석 신당과 이낙연 신당이 반드시 정치개혁을 의미하지는 않는다. 이들 신당 역시 정치퇴행일 수도 있다. 결국 이준석 신당과 이낙연 신당은 현실화 가능성을 떠나 이준석의 신당과 이낙연의 신당이 이번 총선판을 뒤집고, 새로운 정치질서를 정립하게 될지, 아니면 찻잔속의 태풍에 그칠지는 오로지 국민의 선택에 달려있다고 할 수 있다. 이와 함께 이준석·이낙연 자신과 신당에 운명을 맡긴 이들의 미래도 마찬가지다.

강원사회연구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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