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 한·미·인도 `첨단기술` 대화 갖기로…반도체협력 강화

조태용 대통령실 국가안보실장과 제이크 설리번 미국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 한미 한보실장들은 9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에서 '제1차 차세대 핵심·신흥기술 대화'를 갖고 내년에 한국과 미국, 인도가 '첨단기술' 대화를 하기로 합의했다. 연합뉴스

한국과 미국은 내년에 한미 양국과 인도가 참여하는 '첨단기술' 대화를 갖기로 했다. 한·미·인도 3국간 기술협력 3각 대화를 갖기로 한 것은 사상 처음이다. 조태용 국가안보실장과 제이크 설리번 미국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은 9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에서 '제1차 차세대 핵심·신흥기술 대화'를 하고 이같이 합의했다고 대통령실이 전했다.

한미는 이번 회의를 통해 바이오, 인공지능(AI), 반도체, 배터리 및 에너지 기술, 양자(퀀텀) 등 첨단 과학기술 분야에서 실질적인 협력을 강화하기로 했다. 우선 바이오 분야에서는 과기정통부, 미국 국립과학재단 간 바이오 경제분야 연구 협력을 위해 최소 1000만 달러 규모를 지원하기로 했다. 이와 함께 의료·제약 부문에서 기업간 원활한 협력을 꾀하기로 했다.

우선 의약품 공급망 강화를 위해 양국 정부와 제약사가 함께하는 1.5트랙(반관반민) 형태 회의를 내년 미국에서 개최하기로 했다.우리 보건복지부와 미국 국립보건원(NIH) 간 의사·과학자 교류, 연구 중심 병원 협력에도 뜻을 같이했다. 정부는 미국이 지난해 시도한 도전혁신형 연구개발 체계인 의료고등연구계획국(ARPA-H)과 협력도 도모할 방침이다.

양측은 또 한국 과학기술정통부와 미국 국립과학재단(NSF)간 신규 공동연구를 추진한다. NSF가 바이오 제조를 주제로 한 공동 사업을 먼저 제안했고 한국이 이에 호응하면서 성사됐다. 이어 배터리·청정에너지 분야에서는 차세대배터리 개발을 위해 국책연구기관 간 연구개발을 확대하는 동시에 한국산업기술기획평가원과 미국 차량 운송 분야 산업협력연구센터(EVSTS) 간 양해각서(MOU)를 통한 공동 연구 협력도 강화키로 했다.

양자(퀀텀) 분야에서는 한국표준과학연구원과 미 국립표준기술연구소(NIST) 간에 차세대 양자컴퓨터 연구 증진을 위한 협력을 강화하고, 양국 산업계·대학 간 협력도 강화할 방침이다. 양국은 AI 국제 논의를 선도하기 위해 양국 간 실무 차원의 워킹그룹을 구성하기로 했다. 이를 통해 국제표준 관련 공동 연구, 정책 간 상호 호환성을 강화할 방침이다.

아울러 국제표준 선도 차원에서 양국 표준 연구기관 간 양해각서(MOU) 체결을 위한 기본적인 합의에 도달했다. 미국은 우리나라가 내년 개최 예정인 'AI 안전성 정상회의'(AI Safety Summit), 'AI의 책임 있는 군사적 이용에 관한 고위급회의'(REAIM) 등 AI 관련 주요 국제회의에 협력키로 했다.

대용량 에너지저장장치(ESS) 공동 연구, 우리 표준과학연구원과 미 상무부 산하 국립표준기술연구소(NIST)간 차세대 양자 슈퍼컴퓨팅 공동 연구를 위한 협의에도 나선다. 양측은 내년에 인도까지 포함해 한·미·인도간 핵심·신흥기술 대화를 하는 방안도 구상 중이라고 대통령실은 전했다.

조 실장은 "복합위기(polycrisis) 상황 하에서 지정학의 미래는 각국의 기술과 혁신에 달려있다"며 "한국은 핵심신흥기술 정책을 안보 정책의 중요한 한 축으로 상정하고 법 제정, 범부처 기술 유출 합동대응반 발족, 글로벌 공동연구 예산 확대 등을 추진하고 있다"고 말했다.

설리번 보좌관은 "지난 4월 한미 정상회의 결과로 이번 한미 차세대핵심신흥기술대화를 개최하게 돼 기쁘다"며 "양국이 동맹국으로 함께 공동 연구 등 핵심신흥기술 분야에서 협력을 강화해 나가자"고 밝혔다. 한미 차세대 핵심·신흥기술대화는 지난해 4월 26일 한미정상회담 합의에 따른 것으로, 국가안보 측면에서 핵심·신흥기술 관리의 중요성이 커짐에 따라 마련됐다. 김미경기자 the13oo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