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인] 혹한기 속 경험 쌓은 '연쇄 창업가'에 돈 더 푼 유럽

박소영 2023. 12. 9. 09: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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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기사는 2023년12월09일 08시32분에 마켓인 프리미엄 콘텐츠로 선공개 되었습니다.

투자 혹한기가 지속되는 가운데 유럽 연쇄 창업가들은 초보 창업가보다 풍성한 한 해를 보냈다.

VC 업계 또 다른 관계자는 "경험이 없는 초보에게 베팅하기보단 스타트업 경험이 조금이라도 있는 사람에게 투자하는 것은 자연스러운 현상이다"라며 "경기침체로 베팅 자체가 부담스러워지면 안전한 투자를 지향하게 되기 때문에 투자사들의 연쇄 창업가 선호도는 높아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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멈추지 않는 도전에 베팅하는 글로벌 투자사들
유럽서 연쇄 창업가가 초보보다 투자유치 빨라
월등한 규모 차이도…동일 라운드 40억 이상
"창업-엑시트 경험 풍부해 리스트 줄일 수 있어"
이 기사는 2023년12월09일 08시32분에 마켓인 프리미엄 콘텐츠로 선공개 되었습니다.

[이데일리 박소영 기자] 투자 혹한기가 지속되는 가운데 유럽 연쇄 창업가들은 초보 창업가보다 풍성한 한 해를 보냈다. 이들은 시드 투자를 보다 수월하게 조달했고, 초보 창업가 대비 그 규모도 더 많은 것으로 집계됐다. 투자사들이 창업 및 엑시트(자금 회수) 경험이 있는 연쇄 창업가들을 더 신뢰한 까닭이다. 업계는 내년에도 투자사들이 수익 안정성을 꾀하는 투자 전략을 이어갈 경우 연쇄 창업자들에게 유리한 상황이 지속될 것이라 보고 있다.

(사진=아이클릭아트)
8일 글로벌 시장조사업체 피치북에 따르면 올해 유럽 연쇄 창업가들은 초보 대비 많은 투자금을 확보했다. 올해 11월까지 유럽 연쇄 창업가들이 글로벌 VC로부터 투자받은 자금의 중앙값은 470만유로(약 66억6939만원), 초보 창업가는 190만유로(26억9613만원)를 기록했다. 단순 비교로 따지면 연쇄 창업가 1명이 초보 창업가들 보다 40억원 가량을 더 유치한 셈이다.

연쇄 창업가들은 1차 자금 조달까지 걸린 시간도 빨랐다. 올해 11월까지 기준 자금 조달 시기 중앙값을 계산해보면 연쇄 창업가들은 1.2년, 초보 창업가들은 2.2년이 걸려 약 2배의 차이 났다. 이는 지난해보다 차이가 벌어진 것으로 2022년 연쇄 창업가들은 1차 자금 조달에 1.2년, 초보 창업가들은 1.9년이 걸렸다.

연쇄 창업가들에게 투자금이 쏠린 이유는 명확하다. VC들이 연쇄 창업가들의 경험을 곧 투자 리스크를 줄이는 지표로 보기 때문이다. 연쇄 창업가들은 이미 스타트업 생태계의 A부터 Z까지를 경험한 인물이라 시행착오를 덜 거칠 가능성이 크다. 사업적으로나 재무적으로나 회사를 잘 운영했던 사람이라면 투자사 입장에선 감수할 투자 리스크가 그만큼 적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익명을 요구한 한 국내 연쇄 창업가는 “어떤 문제가 생겼을 때 실패할 수 있다는 아카이브가 쌓여 문제 상황을 만들지 않으려 노력한다”며 “그런 의미에서 연쇄 창업가일수록 실질적으로 실패할 확률이 줄어드는 경우가 많다”고 전했다.

이는 비단 유럽에서만 일어나는 현상은 아니다. 국내에서도 다양한 연쇄 창업가들이 포진하는 만큼 이들에게 쏠리는 투자사들의 관심은 적지 않다. 올 하반기만 해도 연쇄 창업가가 이끄는 다양한 스타트업이 자금 조달에 성공했다. 일례로 ▲20억원 규모 시드투자를 받은 이재원 대표의 리걸테크 스타트업 넥서스AI ▲2000만달러(약 261억4400만원)규모의 시리즈B 투자를 유치한 이창수 대표의 인공지능(AI) 스타트업 올거나이즈 ▲130억원 규모의 시리즈B 투자를 유치한 이재원 대표의 디지털 트윈 스타트업 모빌테크가 있다.

연쇄 창업자에 대한 투자 쏠림 현상이 내년에도 이어질 것이라는 주장이 제기된다. 과거에는 사람과 사업, 시장의 ‘가능성’에 큰 점수를 주고 투자했다면, 침체기가 오랜 기간 이어진 현재는 ‘경험’과 ‘경력’을 중시할 것이란 설명이다.

VC 업계 또 다른 관계자는 “경험이 없는 초보에게 베팅하기보단 스타트업 경험이 조금이라도 있는 사람에게 투자하는 것은 자연스러운 현상이다”라며 “경기침체로 베팅 자체가 부담스러워지면 안전한 투자를 지향하게 되기 때문에 투자사들의 연쇄 창업가 선호도는 높아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창업자의 가능성, 즉 잠재력에 더해 창업자가 일궈낸 경험이 투자를 끌어내는 추가 점수로 작용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박소영 (sozero@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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