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 리포트] 명장의 ‘불길했던 예감’, 보이지 않는 전력인 ‘투지, 의지’ 중요성
우리은행이 3연승에 성공했다.
아산 우리은행은 8일 인천 도원체육관에서 벌어진 우리은행 우리WON 2023-24 여자프로농구에서 박지현(19점 5리바운드 5어시스트), 김단비(19점 4리바운드 5어시스트), 최이샘(12점 4리바운드), 박혜진(8점 6리바운드 5어시스트) 활약에 힘입어 홈 팀인 인천 신한은행을 접전 끝에 68-65로 이겼다.
이날 결과로 우리은행은 9승 1패를 기록하며 2위 청주 KB스타즈에 반 경기 앞선 1위로 올라섰다.
전반전 경기는 예상 밖의 접전이었다. 우리은행이 단 6점을 앞섰다. 우리은행이 시작과 함께 5점을 선취하며 쉽게 풀어가는 듯 했지만, 이후 18분 동안 신한은행이 투지를 바탕으로 한 높은 전투력을 가져가며 접전을 놓치지 않았다.
우리은행은 김단비와 최이샘이 득점을 이끌며 근소하게 앞섰지만, 턴오버와 방심 등이 포함되며 점수차를 만들지 못했다. 신한은행은 간만에 터진 김진영과 강계리 존재로 접전을 가져갈 수 있었다.
3쿼터, 우리은행이 12-7로 앞섰다. 공격이 계속 부진했지만, 수비력을 바탕으로 51-40, 두 자리 수 리드를 가져갔다. 신한은행은 공격에서 해법을 찾지 못한 채 흐름을 빼앗기고 말았다.
4쿼터, 신한은행이 믿기 힘든(?) 추격전 속에 한 차례 역전을 가져갔다. 그리고 3점차 리드까지 만들었다. 승리의 기운이 감도는 듯 했다. 우리은행은 김단비 5반칙 퇴장 이후 급격히 흔들리며 역전을 내줬다. 최대 위기였다.
하지만 1위 우리은행은 강했다. 작전타임을 침착함을 찾은 우리은행은 종료 1분 안쪽에서 터진 최이샘 점퍼에 더해진 자유투로 66-65로 앞섰다. 그리고 실점을 내주지 않았다. 우여곡절 끝에 승리를 지킨 우리은행이었다.
천신만고 끝에 거둔 승리였다.
경기 전 위성우 감독은 “이런 경기(상대 전력이 대거 빠진 경우)가 더 힘들다. 방심과 함께 루즈해질 수 있기 때문이다. 이런 경기가 10경기라면 생각대로 되는 경기가 한 경기 정도다.”라고 전했다.
연이어 위 감독은 “베스트 라인업에 해주고, 1군 경기 경험이 필요한 선수들이 많은 기회를 받을 수 있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신한은행은 한채진이 지난 시즌이 끝난 후 은퇴했고, 시즌에 접어들어 김아름, 변소정, 김태연 등 주전급 선수들이 부상으로 인해 줄줄이 라인업에서 이탈한 상태다.
이날 경기에는 핵심 멤버인 김소니아까지 독감으로 결장한다는 소식을 알려왔다. 전력에 30% 이상이 빠진 셈이었다.
위 감독이 경계한 부분이었다. 주전 라인업이 대거 결장할 경우 팀 내부적인 방심과 루즈함으로 인해 어려운 경기를 했던 경험이 적지 않았기 때문이다.
위 감독 예감은 적중(?)했다. 경기 시작 후 김단비의 돌파와 3점으로 경쾌한 출발을 알리는 듯 했던 우리은행은 수비 강도가 이전 경기에 비해 덜했고, 리바운드를 향한 의지 역시 달라 보였다.
3쿼터까지 우리은행은 압도적인 객관적 전력을 현실로 바꾸지 못했다. 3쿼터까지 51-40, 11점만 앞섰다. 승기를 잡았다고 하기에 애매한 차이였다. 리바운드 싸움에서 26-27로 밀리는 등 전체적으로 경기력이 탄탄하지 못했다.
4쿼터, 불안함이 현실이 되었다. 조금씩 점수 차를 줄여주던 우리은행은 쿼터 중반 김단비가 스크린 상황에서 파울을 범하며 경기 다섯 번째 반칙을 범했다. 경기에서 이탈했다. 이후 신한은행이 연거푸 터진 이다연 3점슛 3방과 중간에 더해진 이경은 3점으로 65-63으로 경기를 뒤짚었다.
완전한 위기였다. 역전 허용이라는 믿기 힘든 현실과 마주해야 했다. 위 감독의 불안함이 현실이 된 순간이었다. 최이샘이 해결사로 나서 승리를 거뒀다.
경기 후 위 감독은 ”조금만 루즈하면 그럴 수 밖에 없다. 졌다고 생각도 했다. 오늘 같은 경기는 하지 말아야 한다. 좀 알아서 해주었으면 한다. 그게 쉽지가 않은 것 같다. 이긴 경기는 쉽게 바뀌지 않는다. 어려운 이야기지만, 연승을 하면 힘든 부분이 있다. 참 어려운 것 같다.나는 그냥 소리를 질러야 하는 운명인 것 같다.“고 전했다.
최이샘은 “이겨서 다행이다. 앞선 경기까지 포함해서 반성을 많이 해야 하는 경기다.”라고 전한 후 “1쿼터에 흐름을 잘 가져갔다. 이후 점수 차가 났다. 긴장이 풀리면서 리바운드와 수비가 대충이었다. 역습을 당했다. 그래서 힘든 경기가 되었다.”고 전했다.
전력의 차이는 분명했다. 게임 전 분위기도 그랬다. 하지만 스포츠에서 방심이 어느 정도 경기력에 영향을 미치는 지에 대해 다시 한번 확인할 수 있는 경기였다. WKBL 최강인 우리은행도 피해갈 수 없었다.
경기를 내주지 않은 것에 만족해야 할 정도였다.
보이지 않는 전력인 정신력이 얼만큼 중요한 지 확인할 수 있는 경기였다. 투지, 의지 등 수치화 활 수 없는 키워드의 중요성을 새삼 깨닫게 한 일전이었다.
사진 제공 = WKBL
Copyright © 바스켓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