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신민아 "푸근한 '3일의 휴가', 솔직해서 좋았죠"
[스포츠한국 조은애 기자] "딸과 엄마의 관계를 다루고 있지만 사실 소중한 존재에 대해 이야기하는 작품이에요. 엄마, 아빠, 할머니 혹은 연인일 수도 있고요. 너무 가까워서 오히려 소홀해졌던 때를 후회해 본 사람이라면 누구든 공감할 거예요. 살면서 우린 모두 이별을 하니까요."
배우 신민아가 수줍게 웃으며 말했다. '3일의 휴가'(감독 육상효)는 주연을 맡은 그에게도 촬영 내내 소중한 이들을 떠올리게 한 작품이었다. 영화는 하늘에서 휴가 온 엄마 복자(김해숙)와 엄마의 레시피로 백반집을 운영하는 딸 진주(신민아)의 이야기를 그린다. 4일 서울 종로구 안국동의 한 카페에서 신민아를 만났다.
"요즘 센 소재를 다룬 작품들이 많잖아요. '3일의 휴가'는 보편적인 감정을 다루니까 공감할 수 있어서 좋았어요. 누군가와 이별하고 '그때 내가 왜 그랬을까' 후회하는 흐름이 솔직해서 마음에 들더라고요. 시사회 때 남자 관객분들도 많이 우시는 걸 봤어요. 모녀의 이야기가 중심이긴 하지만 누구나 공감할 수 있는 감성이라 남녀노소 좋아하실 것 같아요."
미국 명문 대학교 교수인 진주는 엄마가 세상을 떠난 이후 돌연 시골집으로 돌아온다. 그리고 엄마의 냄새가 남아 있는 낡은 백반집을 운영하기 시작한다. 하늘에서 휴가를 내려온 엄마가 자신의 곁에 머무르며 모든 걸 지켜보고 있을 것이라고는 상상조차 하지 못한 채 기억 속 엄마의 레시피를 따라 추억이 담긴 음식들을 만든다.
"'진주의 마음이 어떨까' 계속 생각하면서 연기했어요. 엄마가 밉지만 한편으론 엄마한테 했던 행동이 후회되기도 하고, 그렇게 복잡한 감정을 표현하고 싶었어요. 그 다음엔 진주가 엄마를 보내고 시골집에 내려오기까지 마음에 공감하려고 노력했죠. 진주가 얼마나 많이 견뎠을지 생각하면 슬펐지만 일상적으로 표현하는 게 중요했어요. 이미 슬픈 이야긴데 배우까지 폭발하고 울어버리면 감정이 너무 격해질 테니까요."
영화는 죽은 지 3년 째 되는 날, 하늘에서 3일간의 휴가를 받아 딸 진주를 만나러 온 복자의 이야기로 시작된다. 직접 대화도, 접촉도 불가능하지만 복자는 진주의 곁을 맴돌며, 또 진주는 엄마의 레시피를 요리하며 어느 때보다 깊게 교감한다. 때론 다투고 미워해도 결국 서로를 이해하게 되는 두 사람의 모습은 세상 모든 모녀 그 자체다. 신민아 역시 "엄마와 친구처럼 지내지만 가끔 예민하게 굴어서 후회될 때가 있다"며 공감했다고 밝혔다.
"딸과 엄마 사이엔 이상한 애증이 있는 것 같아요. 촬영 내내 '진주가 좀 더 빨리 엄마를 이해했더라면 어땠을까' 싶었어요. 저도 아직 결혼을 안 했으니까 엄마처럼 20대에 결혼해서 가정을 꾸린다는 건 어떤 걸까 생각해보게 되더라고요. 여자로서 엄마의 삶이 이해되는 부분이 생기는 거죠. 진주도 엄마가 자신을 버렸다는 생각에 힘들었겠지만 사람 대 사람으로서, 여자 대 여자로서 이해하길 바랐어요. 꼭 모녀가 아니더라도 가족 간의 애증 관계는 누구나 겪는 일이니까 아마 많이 공감하실 거예요."
'3일의 휴가'의 또 다른 볼거리는 소박하고 정겨운 집밥과 동화처럼 평화로운 시골 풍경이다. 진주가 백반집을 방문하는 손님들에게 대접하는 김치찌개부터 따끈한 수제 두부, 막 끓여낸 잔치국수, 푸짐한 무 만두까지 맛깔스러운 비주얼을 자랑하는 다양한 음식들이 마음을 든든하게 채운다. 여기에 전원생활의 고요한 정취를 담은 영상미 역시 편안한 위로를 선사한다.
"보통 음식 먹는 장면을 한 테이크만 찍는 게 아니라서 한번 먹고 뱉는 경우가 많은데 이번엔 다 실제로 먹고 심지어 숙소까지 포장해갔어요. 영화에 나오는 모든 음식이 다 맛있었지만 요리팀이랑 감독님이 만드신 무 만두가 정말 맛있었어요. 그 맛이 아직도 기억나요. 달면서도 시원하고 낯설지 않은 맛이었어요. 다시 먹고 싶어요."
특히 신민아, 김해숙의 모녀 호흡은 '3일의 휴가'의 전부와도 같다. 두 사람은 미묘한 애증으로 얽힌 딸과 엄마의 관계를 섬세한 연기로 그려내며 이야기의 밀도를 더했다.
"첫 촬영부터 너무 편하고 따뜻하게 해주셨어요. 선생님 미소가 푸근하고 슬프잖아요. 나중엔 얼굴만 봐도 울컥하고 몸만 봐도 눈물이 나오곤 했어요. 선생님 젊었을 때 성격이 저랑 비슷하다고 하더라고요. 살갑지 않고 낯도 가리고요. 먼저 다가가는 스타일의 후배가 아니라서 힘드실 수도 있는데 그런 걸 다 이해해주시고 오히려 '넌 나 같다'면서 좋아하셨어요. 무엇보다 선생님의 순수한 열정이 매력적이라고 생각해요. 지금도 정말 많은 작품들을 하시는데 허투루 하는 연기가 없으시더라고요. 저보다 훨씬 많은 작품을 하셨을 텐데 어떻게 그렇게 모든 장면을 꾹꾹 눌러담 듯 정성을 다하시는지, 그런 면이 정말 젊고 건강해 보여요."
'3일의 휴가' 속 진주가 입체적인 결을 가진 인물이었듯, 신민아는 최근 몇 년간 선 굵은 캐릭터들로 변신을 거듭하고 있다. 성취욕 가득한 정치인이었던 JTBC '보좌관', 아픔을 가진 이혼녀였던 tvN '우리들의 블루스', 욕망과 광기를 품은 다이빙 선수였던 '디바' 등이 그 도전의 연장선상에 있었다. 강렬한 캐릭터들을 향한 열정은 새해에도 이어진다. tvN '손해 보기 싫어서', 넷플릭스 시리즈 '악연' 등이 공개를 앞두고 있다.
"데뷔 초부터 마음가짐은 비슷했어요. 어느 정도 연기에 익숙해졌지만 그 안에서도 재미를 느끼는 것들을 찾게 돼요. '디바' 전부터 온몸으로 연기할 수 있는 캐릭터를 맡고 싶었어요. 요즘 여성 서사의 작품들이 많아지면서 저한테도 좋은 기회가 많이 주어졌고 좀 더 촘촘하게 집중할 수 있는 캐릭터들을 만났어요. 그럼에도 배우는 항상 선택받는 직업이니까 제게 오는 작품 하나하나가 더 소중하게 느껴져요. 시간이 갈수록 감사한 마음으로 연기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어요."
스포츠한국 조은애 기자 eun@sportshankoo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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