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억' 괴물 소방차…없으면 비행기도 못뜬다는데[금준혁의 온에어]
"비행기 안떠도 365일 공항에서…공항소방대의 골든타임 180초"
[편집자주] 하루에도 수십만명이 오가는 공항, 하루하루가 생방송입니다. 주인공은 당연히 비행기와 승객입니다. 이 수많은 '설렘'들을 무사히 실어나르기 위해 오늘도 묵묵히 항공사와 공항의 온갖 조연들이 움직입니다. 이들에게서 듣는 하늘 이야기, '온에어'입니다.
(서울=뉴스1) 금준혁 기자 = 문만 열면 눈앞에 '주행하는' 항공기가 보이는 김포공항 계류장. 여행객들은 볼 수 없지만 여행객들을 가장 잘 볼 수 있는 곳에 위치한 소방구조대 건물에서 심수성 구조조장을 만났다. 건설회사에서 일하다 뒤늦게 소방대원이 된 5년차 구조조장은 목소리도 어느새 항공기 엔진소리만큼 커졌다고 한다.
◇구조소방 최고 '10등급' 김포공항…구조대응은 '만국공통'
공항소방대 제1의 원칙은 180초 안에 화재현장에 도착해 구조소방등급에서 규정한 분사율(10등급 기준 분당 2만4000리터)의 50% 이상을 분사하는 것이다. 항공기에서 사고가 발생할 때 탈출 골든타임이 90초 내외라고 한다. 공항소방대는 이를 지키기 위해 180초 안에 도착하는 것뿐만 아니라 초동대처까지 완료해야 하는 것이다.
이에 맞춰 대응 단계도 심각도에 따라 △로컬 스탠바이(Local standby) △풀 이머전시(Full emergency) △항공기 사고로 나뉜다. 단계가 높아질수록 착륙에 지장이 생겼거나 직접적인 사고가 발생했다는 의미다.
이는 전 세계 어느 공항을 가도 적용되는 국제민간항공기구(ICAO)의 기준이다. 그래서 소방대 건물은 항상 계류장 바로 앞에 위치한다. 3층에는 관제탑의 역할을 하는 상황실이 있는데 이곳에서는 공항 활주로를 한눈에 볼 수 있다.
심 조장은 "구조소방등급은 해당 공항에 이착륙하는 가장 큰 항공기에 가장 많은 인원이 탑승했다는 것을 가정해 그 항공기의 길이와 동체 폭을 기준으로 위험지역을 설정한 것"이라며 "국내에서는 김포와 인천공항만이 최고등급인 10등급"이라고 설명했다.
◇한번의 사고도 참사…스페셜리스트 돼야 하는 공항소방대
항공의 역사는 피로 쓰인다는 말이 있다. 각종 사고를 계기로 공통의 규정이 만들어졌고 그만큼 충족조건도 까다롭다. 항공기와 공항은 한번 사고가 나면 대형 참사로 이어지기 때문이다.
핵심은 해외에서 특수 제작한 항공용 구조소방차량이다. 8륜구동에 물을 뿜는 기계식 팔이 달려 '장갑차'에 가까운 이 차량의 가격은 대당 평균 15억원에 달한다. 건물화재에 대응하는 일반 소방차에 비해 분사력이 훨씬 높고 물과 소화제 등의 탑재량도 다르다. 현재 김포공항에는 종류별로 4대, 김포공항을 포함한 한국공항공사 공항소방대에는 총 25대가 있다.
이 소방차량이 업무에 투입되거나 불능상태가 돼 기준을 맞추지 못한다면 공항은 셧다운이 된다. 심 조장은 "ICAO에서 정해진 공항등급에 따라 소방차량을 배치하게끔 돼 있다"며 "그 등급에 못 미쳤을 경우에는 노탐(항공정보 고시)을 신청해 이착륙하는 항공기도 조절할 수 있다"고 했다.
항공기 사고를 전문으로 다루기 때문에 항공정비사 못지않게 항공기의 구조를 잘 알아야 한다. 이를 위해 모형 항공기에 불을 붙이고 화재 유형별로 대처하는 훈련도 있다.
심 조장은 "1년에 두 번 정도 항공기 관숙 훈련이라고 해서 항공기 비상문을 개폐하는 훈련, 배터리 위치나 유류가 얼마나 탑재됐는지 등을 파악하는 훈련을 한다"며 "새로운 기종이 도입되면 그 기종에 따라서 또 훈련하고 있다"고 했다.
◇"공항소방대, 눈에 보이지 않아도 안전위해 최선"
공항소방대는 119라는 번호를 쓰지 않는다. 일반인이 공항 내에서 119에 신고를 한다고 해서 바로 공항소방대와 연결되는 게 아니다. 심 조장은 "공항 안에서 일반인이 저희에게 신고하기는 쉽지 않다"며 "대부분 상주 직원이 전화를 하기 때문에 내선으로 119를 누르면 업무전화로서 비상전화가 연결된다"고 말했다.
그렇다고 이들의 업무가 구조소방에서 벗어나 있는 것은 아니다. 심 조장은 "공항에서 저희가 하고 있는 일을 공항 밖에서는 119가 하고 있다고 생각하면 가장 정확할 것"이라고 말했다.
최근에는 전국 공항에 테러와 난동을 예고한 한 게시글로 인해 밤새 공항을 수색한 일도 있다. 심 조장은 "장난전화로 인해 비행기 이착륙이 지연되는 경우도 있다"고 했다.
이처럼 공항소방대는 비행기가 뜨지 않더라도 24시간 공항에 상주한다. 심 조장은 "공항을 이용하는 여행객이 안전하게 여행할 수 있도록 저희 소방대원들이 보이지 않는 곳에서 최선을 다하고 있다"며 "안전한 공항을 만들어가는 것이 목표"라고 했다.
rma1921kr@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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