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당 정치 극복” 넘치는 명분…‘백가쟁명’ 신당, 총선판 흔들까

신승근 입력 2023. 12. 9. 07:05 수정 2023. 12. 9. 1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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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대 총선][한겨레S] 커버스토리
우후죽순 신당론
이준석 쪽, 12월27일 창당 일정 못박았지만…‘포용 희망’ 국힘 잔류할 수도
이낙연·비명계, ‘공정 공천’에 무게…류호정 등 ‘세번째 권력’ 파괴력 미지수
조국·송영길 등 ‘위성정당’ 가능성…연동형·권역별 병립형 선거제 손질 변수

내년 4월 총선을 앞두고 신당 창당 움직임이 봇물 터지듯 분출하고 있다. 이준석 신당, 이낙연 신당, 조국 신당, 선거연합 플랫폼 정당, 제3지대 신당, 개혁연합신당, 윤석열 퇴진당 등 백가쟁명이다. 총선 때면 주류와 갈등해온 비주류, 특정 지역에 기반을 둔 정치인, 적대적 공생 관계인 거대 정당 체제를 깨려는 정치 세력이 신당 창당을 시도했다. 기성 정치에 실망해 ‘지지 정당 없음’을 밝힌 무당층, 이념적으로 진보·보수 어디에도 속하지 않는다고 밝힌 중도층을 겨냥해 정치의 재구성을 외친 제3지대 신당은 언제나 관심사였다. 김종필 전 총리를 중심으로 충청권에 기반을 둔 자유민주연합, 정주영 현대그룹 명예회장의 통일국민당, 원내 진출에 성공했던 민주노동당, 안철수 의원의 국민의당은 나름 제3정당의 위치를 확보했다. 하지만 민주노동당의 맥을 이은 정의당을 제외하면 모두 기존 정당에 흡수·통합됐다.

22대 총선이 다가오면서 정치권에선 이준석 전 국민의힘 대표, 이낙연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신당 창당 여부가 이목을 집중시킨다. 이준석 전 대표는 윤석열 대통령의 독선적 국정 운영을 비판하며 신당 창당 명분을 축적해왔다. 대선 경선 패배 이후 침묵해온 이낙연 전 대표는 최근 이재명 민주당 대표의 사당화, 민주당의 도덕성 상실, 강성 지지층 ‘개딸’의 폭력성을 비판하며 민주당과 헤어질 결심을 한 게 아니냐는 관측을 낳고 있다. 거대 양당의 비주류 수장 격인 이들이 신당 창당에 나설 경우 총선 판도를 뒤흔들 수 있다. 그러나 두 사람의 행보를 두고 여전히 해석만 무성하다. 총선까지 시간이 남아 있고, 국민의힘과 민주당 주류가 공천관리위원회 구성과 실제 공천 과정에서 공정성을 얼마나 담보할지 등 변수가 많고 총선 규칙인 준연동형 비례대표제 공직선거법이 어떻게 개정되느냐에 따라 창당 명분은 물론 합종연횡 대상과 규모 등이 달라질 수 있기 때문이다.

이준석 신당, 창당까지 수많은 변수

윤석열 대통령의 국정 운영 기조 변화 등을 요구하며 12월27일까지 기다리겠다고 밝혀온 이준석 전 대표는 “27일 그날이 되면 (창당) 100%”라며 ‘보수적 자유주의와 진보적 자유주의가 함께하는 빅텐트 신당 추진’ 구상을 제시했다. 지난 4일부터 에스엔에스(SNS)를 통해 총선 출마 희망자 모집에 나서는 등 신당 창당을 기정사실로 한 그는 지난 6일엔 “온라인으로 지역구 출마 신청을 받은 결과 천하람 (국민의힘 순천갑 당협)위원장만큼 잘하겠다 싶은 사람이 3~4명 보였다”며 인물 충원에도 자신감을 보였다. 그는 이재명 대표를 직격하는 이낙연 전 대표와의 연대 가능성까지 언급하며 판을 키우려 한다.

하지만 그가 여전히 실제 창당보다는 다양한 가능성을 모색하고 있다고 보는 시각이 우세하다. 이준석 전 대표와 신당을 추진해온 천하람 위원장은 한겨레와 한 통화에서 “이준석 전 대표가 이미 호랑이 등에 올라탔고, 윤석열 대통령이 국정 기조를 바꾸거나 당이 근본적으로 변화할 가능성이 적어 창당이 90% 수준까지 가까워진 건 맞지만 아직 타협할 여지는 남아 있다”고 했다. 천 위원장은 이준석 전 대표가 윤석열 대통령의 국정 기조 변화 여부를 판단하는 ‘3가지 요구 조건’(홍범도 장군 흉상 이전 철회, 해병대 채아무개 상병 수사외압의혹 특검 수용, 이태원 참사 사과)과 관련해서도 “국정 기조 변화의 예시로 든 것을 하태경 의원이 3대 조건으로 개념화한 것일 뿐 이준석 전 대표가 직접 3대 조건을 내건 것은 아니다”라고 했다. 창당 쪽으로 상황이 흘러가고 있지만 윤석열 대통령과 국민의힘에서 의미 있는 변화를 보이면 당을 떠나지 않을 수도 있다는 것이다.

이준석 전 대표의 최종 선택을 현시점에서 단정하기는 어렵다. 박성민 ‘정치컨설팅 민’ 대표는 “이준석 전 대표가 자신의 가장 큰 자산이 ‘대선에서 승리한 국민의힘 대표’라는 걸 포기하는 건 쉽지 않다”며 이렇게 분석했다. “아직 당에 잔류할지, 탈당해도 독자 신당을 할지, 제3지대에서 세력을 모으는 신당을 창당할지도 불투명하다. 국민의힘의 공천개혁 정도에 따라 이준석 전 대표의 탈당과 신당 파괴력도 달라진다. 과거 이회창 총재가 김윤환 전 대표 등을 공천 탈락시키면서 원희룡·오세훈 등을 전면에 내세운 적도 있다. 그래서 지금 이준석 신당의 파괴력을 가늠하는 건 큰 의미가 없다.” 아직 변수가 너무 많다는 것이다. 합리적 보수의 대표 주자인 유승민 전 의원이 국민의힘 잔류를 선택하거나 ‘독자 신당’을 추진할 경우 이준석 전 대표의 신당 창당 동력이 약화할 가능성도 있다.

이낙연·비명계, ‘이재명 비판’은 같지만

이낙연 전 대표도 처지가 비슷하다. 그는 신당 창당과 관련해 “마냥 시간을 끌고 연기를 피울 수는 없다”며 신당 창당에 기운 듯한 발언을 이어가고 있다. 하지만 그의 앞날을 예측하는 것 역시 쉽지 않다. 이상민 의원 탈당과 달리 이낙연 전 대표가 민주당을 떠나는 건 사실상 ‘민주당 분당’으로 받아들여질 수 있다. 윤석열 대통령 심판론이 쟁점이 될 가능성이 큰 총선을 앞두고 이재명 대표의 사당화, 개딸의 폭력성 등을 명분 삼아 탈당하는 것도 동조 세력 규합에 한계가 있다. 자칫 민주당을 분열시켜 ‘윤석열 심판 선거’를 망친다는 역풍에 직면할 가능성도 있다.

이낙연 전 대표가 당을 떠날 경우 함께할 세력도 아직 불확실하다. 지난달 26일 이낙연 전 대표의 보좌관들이 주축인 원외 모임 ‘민주주의 실천행동’은 “새로운 정치·정당 플랫폼을 만들기 위해 행동에 나선다”고 선언했다. 이 전 대표는 김부겸·정세균 전 총리와 만남을 공개하며 몸값을 올리고 있다. 이낙연·김부겸·정세균 세 전직 총리가 함께 신당 창당을 도모할 경우 사실상 민주당 본류가 짐을 싸는 것으로 해석되면서 이재명 대표에겐 치명적인 타격을 줄 수 있다. 하지만 이들은 물론, 현역 의원 동참 여부도 불투명하다. ‘원칙과 상식’ 모임 의원인 비이재명계 4인방(김종민·윤영찬·이원욱·조응천)과 정치적 활로를 모색하는 게 아니냐는 관측도 나오지만 ‘원칙과 상식’은 일단 그 가능성을 부인한다. 김종민 의원은 “이낙연 전 대표가 현재 당 상황에 많이 화가 난 상황”이라면서도 “탈당, 신당 창당 등에 대해선 아직 어떤 논의도 한 적은 없다”고 했다. 대표적인 정세균계 의원으로 이재명 대표를 ‘나치 독재’라고 비판한 이원욱 의원도 “원칙과 상식은 이낙연 전 대표와 뭘 도모하는 모임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이른바 ‘수박’으로 불리며 끊임없이 출당 압박에 시달려온 이낙연 전 대표나 원칙과 상식 의원들이 동병상련을 느끼며 개딸 등 강성 지지층에 대한 문제의식에 공감하지만 탈당까지 염두에 두고 보조를 맞추는 건 아니라는 얘기다.

하지만 윤태곤 더모아 정치분석실장은 “요즘은 온라인 기반으로 당을 쉽게 만들 수 있고, 이재명 대표와 개딸에 대한 거부감도 크기 때문에 탈당에 이를 임계점을 만들 계기만 있다면 이낙연 전 대표와 비주류가 신당을 만들 수 있다. 이재명 대표는 윤석열 대통령만큼 구심력이 크지 않다. 그래서 (비주류가) 정치적 성공 여부와 상관없이 일단 당을 만들고 정당을 등록하는 것까지는 못 할 게 없다”고 했다. 민주당 일각에선 병립형 선거제 회귀 여부, 공천관리위 구성과 공천 상황을 지켜보며 이낙연 전 대표와 비명계가 당을 뛰쳐나갈 명분을 찾을 것이라는 전망도 있다. 민주당의 한 비주류 의원은 “병립형 회귀는 대선 때부터 이재명 대표가 수없이 반복해온 약속을 뒤집는 것인 만큼 탈당을 시작하는 트리거(격발 장치)가 될 수 있다. 적어도 공정한 공천관리위구성과 공천을 기대하며 일단 기다리겠지만 이재명 대표가 민주당을 계속 망가뜨리고 사당화하면 우리도 당을 뛰쳐나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정의당, ‘플랫폼 신당’ 놓고 분화

정치적 위상이 추락한 정의당은 물론 녹색당·진보당·기본소득당 등 군소정당, 거대 양당 체제의 틀을 박차고 나와 다른 정치를 모색해온 양향자 ‘한국의 희망’ 의원, 금태섭·정태근 전 의원 등도 총선에서 생존하기 위해 다양한 신당 전략을 고심하고 있다. 이들은 현행 연동형 비례대표제 유지를 전제로 의석 배분이 가능한 최소 기준인 3% 득표를 달성하고, 가치를 공유할 수 있는 세력 간 선거연합을 성공시키려 안간힘을 쓰고 있다. 현재까지 의미 있는 흐름은 4가지다.

가장 먼저 행동에 나선 건 정의당이다. 정의당은 강서구청장 선거에서 권수정 후보가 1.83% 득표율로 참패한 뒤 내년 총선에서 단 한석도 확보하지 못할 수 있다는 위기의식을 공유하고 있다. 전국위원회를 열어 이정미 대표가 사퇴하고 비상대책위원회를 꾸려 다른 진보정당과 연대를 통한 선거연합 플랫폼 정당(일명 모자이크당)을 창당해 총선을 치르기로 결의한 건 이런 위기의식이 작동했기 때문이다. 정의당 비대위(위원장 김준우 변호사)는 지난달 15일 선거연합 제안 기자회견을 열어 “노동인권과 민주주의의 가치를 옹호하고, 기후위기와 지역 소멸에 맞서 새로운 사회적 대안을 만들고자 하는 모든 세력과 가치연합”을 제안했다. 정의당 당원의 10%인 5천명을 대상으로 선호도 조사를 통해 연대 대상을 선정하고, 먼저 노동당·녹색당·진보당·직접민주지역당연합 등 4개 정당에 연대를 제안하는 공문을 보냈다. 김준우 비대위원장은 “녹색당은 연대에 동의했고, 다른 3개 정당엔 답을 달라고 요청한 상태”라며 “영구 합당이 아니라 모자이크당 등 총선용 신당을 만들어 지역구와 비례대표 후보를 낸 뒤 총선 뒤 각 당으로 복귀하는 모델”이라고 설명했다. 김 비대위원장은 또 “정의당 세 불리기라는 시각도 있어 선거연합 성공을 위해 정의당 의석이 줄더라도 비례대표 1·2번을 다른 당에 양보하겠다고까지 제안했다”고 밝혔다. 정의당으로선 큰 모험이다. 내년 총선에서 3% 정당득표율을 기록해야 비례의석을 배분받는데 1·2번을 양보하면 정의당은 비례의석을 전혀 확보하지 못할 수 있다는 내부 반발도 있다고 한다. 하지만 김 위원장은 “2020년 총선에서 정의당 270만표, 진보당까지 합치면 300만표를 얻었는데, 2022년 지방선거에선 정의당이 얻은 표는 170만표나 줄었다. 다음 총선에서 진보정당 300만표 회복을 위해선 단순 산수로 답을 찾을 수 없다. 과감하게 비례대표 상위 순번을 양보하고, 우리는 경기 고양에서 심상정, 인천에서 배진교와 이정미, 창원에서 여영국 등이 지역구에서 선전해 의석을 확보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런 제안에도 상황은 녹록지 않다. 진보당 등이 플랫폼 신당 창당에 동참할지 확신할 수 없다. 진보당은 과거 정의당과 두차례 합당과 분당을 거듭한 만큼 함께하기 쉽지 않다는 시각도 있다. 2022년 지방선거에서 정의당보다 많은 당선자를 낸 진보당은 정의당이 제안한 플랫폼 정당보다 민주노총을 중심으로 진보정당 정치연합을 추진하려는 움직임을 보인다.

독자 신당 움직임을 본격화하며 정의당과 결별을 준비하는 세력도 있다. 정의당의 류호정 의원과 정책위 부위원장을 지낸 조성주 정치발전소 대표가 주도하는 ‘세번째 권력’은 금태섭 전 의원이 이끄는 ‘새로운 선택’과 공동 창당에 뜻을 모았다. 금 전 의원과 조 대표는 8일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공동으로 신당을 창당한다. 신당은 오는 17일 창당대회 이후 양당 정치의 대안을 모색하는 제 세력과 함께 더 큰 정당으로 나아간다”며 “신당은 산업화와 민주화를 넘어 성숙한 대한민국을 만들기 위해 합리적 진보와 개혁적 보수가 함께하는 제3지대 연합정당”이라고 밝혔다. 이들은 “윤석열 대통령의 신권위주의와 이재명 대표의 포퓰리즘에 맞서, 공존하고 절제하는 자유주의적 정치질서를 복원”하겠다며 이준석 전 대표와의 연대에도 적극적이다. 전날 금 전 의원은 이준석 전 대표와 유튜브 방송에서 정치 현안을 놓고 3시간 동안 토론하기도 했다.

이들은 정태근 전 의원(정치혁신포럼 당신과 함께), 양향자 ‘한국의 희망’ 의원, 민주당을 탈당한 이상민 의원은 물론 이준석 전 대표까지 연대 대상에 포함한 제3지대 정당을 추진하고 있다. 보수정치인 이준석과의 연대에 적극적인 이유로는 ‘양당 포퓰리즘에 균열을 내는 정치연합의 필요성’을 제시한다. 세번째 권력은 지난달 27일 비전 발표식에서 “우리 정치가 권위주의적 포퓰리즘에 경도돼 반대만 하는 ‘비토크라시’(상대 정파의 정책과 주장을 모조리 거부하는 극단적 파당 정치) 상태가 됐다”며 “다원주의적 정치 경쟁이 보장되는 문제 해결형 신정당 체제를 만들겠다”고 했다. 조성주 대표는 “‘이준석 신당’이 영남보수신당을 지향한다면 절대 함께할 수 없다. 그러나 이준석 전 대표가 보수적 자유주의, 진보적 자유주의 빅텐트를 얘기했는데, 그런 문제의식이라면 새 정당에서 이준석은 오른쪽, 우리는 왼쪽을 담당할 수도 있을 것”이라고 했다. 하지만 비전 발표식에 참여했던 장혜영 정의당 의원은 지난달 27일 세번째 권력 탈퇴를 선언하는 등 균열 조짐이 노출됐다. 장 의원은 언론 인터뷰에서 “이준석 전 대표가 장애인·여성 혐오를 반성하고 성 상납 의혹 재판에서 무죄라고 밝혀진다면 연대가 가능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일단 세번째 권력과 금 전 의원의 새로운 선택이 손을 잡고 다른 세력의 동참을 추동한다는 계획이지만 이질적인 이들이 제3지대 신당에 몸을 싣고 총선까지 함께 치를 수 있을지는 여전히 미지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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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역별 병립’ 정당득표 7% 필요

조성주 ‘세번째 권력’ 공동운영위원장(왼쪽부터)과 류호정 정의당 의원, 금태섭 ‘새로운 선택’ 창당준비위원장이 8일 국회 소통관에서 공동 신당 창당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용혜인 기본소득당 의원은 ‘이준석 신당’ 견제를 대전제로 한 개혁연합신당을 공식화했다. 용혜인 의원은 “이준석 신당 논의가 나오면서 선거가 3자 구도로 치러지면 보수정권 확대와 재창출로 이어질 것이다. 내년 총선을 4자 구도로 만들어야 진보정권 교체도 가능하다”(11월29일 일요신문 인터뷰)고 주장한다. 정의당을 탈당한 옛 참여계가 중심이 돼 10월 발족한 사회민주당(사민당) 창당준비위와 정봉주·손혜원 전 의원 등이 참여한 열린민주당은 용 의원의 제안을 환영하며 함께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천호선 사민당 창준위 사무총장은 “사민당 창당을 준비할 때부터 신진보연합을 구상하고, 기본소득당과 정당법·선거법 토론회도 했다. 1월 말까지 당명·강령을 확정하고, 함께할 세력도 추가로 밝힐 것”이라며 “총선에서 5% 득표는 가능할 것”이라고 했다.

이들은 선거연합 플랫폼 정당을 추진 중인 정의당 비대위와 연대 가능성은 열어뒀다. 개혁연합신당을 ‘민주당 위성정당 시즌2’로 바라보는 일각의 의구심은 불식해야 할 과제다.

한편 조국 전 장관, 추미애·송영길 전 민주당 대표 등 ‘윤석열 검찰 독재 종식’을 외쳐온 이들이 신당 창당에 나설 가능성도 있다. 송영길 전 대표는 ‘윤석열 퇴진당 창당’을 공식화하고, 민주당에 “윤석열 퇴진당을 위성정당으로 선언해달라”고 요구하고 있다. 조국 전 장관도 지난 4일 광주에서 연 북콘서트에서 “제 입으로 조국 신당을 말한 적은 단 한번도 없다”면서도 “현재와 같은 ‘신검부’ 독재 체제가 종식돼야 하고 이를 통해 추락하는 민생경제를 살려야 한다. 그걸 위해 제가 돌 하나는 들어야겠다는 마음”이라고 밝혀 신당 창당으로 기운 듯한 발언을 했다.

그러나 우후죽순처럼 만발한 연합 신당의 성패는 공직선거법 개정이 가장 중요한 변수다. 당장 정의당 비대위의 플랫폼 신당, 용혜인 의원 주도의 개혁연합신당, 조국 신당까지 현 연동형 비례대표제(정당득표율에 따라 각 당에 의석수를 배분한 뒤, 지역구에서 얻은 의석수가 그보다 모자랄 경우 비례로 채워주는 방식) 유지를 전제로 하고 있다. 하지만 이재명 대표가 국민의힘이 요구하는 남부·중부·북부 3대 권역별 병립형(권역별 정당득표율에 따라 비례의석을 단순 배분하는 방식)을 받아들일 경우 이들이 비례대표로 원내에 진출할 가능성은 희박해진다. 현행 연동형을 유지할 경우 권역별로 3% 이상 정당득표율만 기록하면 권역별로 최소 1석 이상 확보할 수 있다. 하지만 권역별 병립형으로 회귀하면 3개 권역별로 동일 배분한 15석의 비례의석을 정당득표율에 따라 단순 배분하는 만큼 7% 가까이 정당득표를 해야 비례의석을 1석이라도 배분받을 수 있다. 천호선 사민당 창준위 사무총장은 “중부·남부는 고사하고 서울·경기·인천 등 수도권을 묶은 북부 권역에서도 7%를 넘기는 건 쉽지 않다. 3개 권역별 병립형으로 회귀하는 건 양대 정당이 35% 안팎의 득표율로 비례 47석을 다 가져가려 하는 극도의 양당 독점 꼼수”라며 “강력하게 저항할 수밖에 없다”고 했다. 결국 정당 지지율을 최대한 끌어올리기 위해 모든 군소정당이 한데 연합하거나 고전을 각오해야 한다.

신승근 기자 skshi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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