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 대어' 신반포 메이플자이, 올해 일반분양 물건너갔다
9일 업계에 따르면 올해 분양이 가능할 것으로 예측됐던 신반포메이플자이가 내년이 돼야 청약시장에 나올 전망이다. 신반포4지구 재건축정비사업조합은 지난달 서초구청에 분양가 심의자료를 신청 접수하며 일반분양 준비에 나섰지만 끝내 목표가 좌절됐다. 이 단지는 분양가상한제가 적용되는 곳으로 구청이 꾸린 분양가심사위원회에서 정한 상한가격 내에서 분양을 진행해야 한다.
조합은 구청의 분양가상한제 심의 완료 후 주택도시보증공사(HUG)에 분양보증 접수를 하려는 계획이었으나 올해 안으로 총회 개최가 어려울 것으로 예상된다. 입주자모집공고에는 필수적으로 입주일이 기재돼야 하는데, 아직 GS건설과의 공기 연장 협의를 끝내지 못했기 때문이다.
시공사와의 공기 협상을 종료한 뒤 총회를 열어 조합원을 대상으로 의결을 받아야 하나 올해가 한 달도 안 남은 시점에선 쉽지 않아 보인다. GS건설 관계자는 "조합과의 협의가 이달 초, 늦으면 이달 말에 이뤄질 것으로 예상되는 상황에서 총회는 빨라도 내년 1월이 될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조합과 GS건설은 현재 공사비 인상과 공사기간 연장을 두고 줄다리기하고 있다. 최초 계약 공사비는 9352억원이었으나 지난해부터 원자재 가격과 인건비가 오르면서 GS건설은 공사비를 1조4000억원으로 인상을 요구했다. 당초 증액을 거부한 조합은 공사 중단 우려가 커지자 1980억원을 올리기로 합의했다. 공기도 종전 34개월에서 42개월로 8개월 연장하며 준공 예정일은 2025년 4월로 밀렸다.
남은 공사비 증액분인 3180억원에 대해선 한국부동산원의 공사비 검증을 받기로 했다. 9월 부동산원은 설계 변경으로 인한 추가 공사비 3180억원 중 2186억원이 적당하다고 결정했다. 물가 변동으로 인한 계약 금액 조정(ESC) 부분과 금융비용 등 1800억원에 대해선 검증하지 않았다.
현재 양쪽 모두 검증 결과를 받아들이지 못하고 재협상에 나선 상황이다. GS건설은 부동산원이 제시한 공사비 액수가 기존에 제시한 금액의 절반도 되지 않아 손해가 크다고 주장했다. 기존 일정보다 착공이 늦어진 데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시멘트 가격 상승 등으로 자재 수급이 원활하지 못했다는 이유로 8개월의 재연장 또한 요구하고 나섰다.
조합에선 이미 한 차례 공사비를 올려준 것은 물론 공기 연장에도 합의했는데 다시 협상장에 올라야 한다는 점에 불만을 표하고 있다. 공기를 늘려줘야 하는 납득할 만한 근거가 없는 데다 늘어난 공기만큼 불어나는 프로젝트 파이낸싱(PF) 대출 이자는 조합원 몫이 된다는 주장이다.
GS건설 관계자는 "직접 공사비와 물가 상승분, 금융비용 등에 대한 공사비를 두 부분으로 나눠 조합과 협의 중"이라며 "공기 연장도 최종 대화를 진행하고 있다"고 했다. 조합 관계자는 "GS건설과 지속해서 협의를 시도하고 있지만 아직 정해진 것은 없다"고 했다.
GS건설은 부동산원의 검증 대상에서 제외됐던 금융비용 986억원의 대납을 조합에 요구했다는 의혹마저 불거졌다. GS건설 관계자는 "금융비용 등 직접 공사비 외 부분은 아직 협의가 진행되지 않았고 내년에 구체화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서초구 잠원동 60-3번지 일대에 위치한 신반포4지구는 신반포8·9·10·11·17차 아파트와 녹원한신아파트, 베니하우스 등을 통합 재건축하는 사업으로 전체 면적 약 15만8555㎡에 달한다. 기존 2898가구를 지하 4층~지상 35층 총 29개동 3307가구 대단지로 탈바꿈한다.
정영희 기자 chulsoofriend@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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