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법수장 공백 75일 만에 해소됐지만…내년 나라살림은 ‘모르쇠’

조희대 임명안 찬성 264표로 통과
野간사 “도덕성 등 문제제기 없어”
尹 재의결 요구 노조법·방송3법 부결
21대 국회 마지막 정기국회
예산안 처리 실패한 채 종료

윤석열 대통령이 8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조희대 신임 대법원장에게 임명장을 수여한 뒤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이승환 기자]

조희대 대법원장 후보자의 임명동의안이 국회 문턱을 넘으면서 75일간 이어져온 사법부 공백 사태가 가까스로 마무리됐다.

국회는 8일 본회의를 열고 투표 292명 중 찬성 264명으로 조 후보자 임명안을 가결했다. 이로써 지난 9월 24일 김명수 전 대법원장이 퇴임하고, 이균용 전 대법원장 후보자에 대한 임명동의안은 국회에서 부결되면서 장기간 계속된 대법원장 부재 상태가 해소됐다.

국회 인사청문특위 야당 간사인 진성준 민주당 의원은 이날 본회의 보고에서 “개인 신상과 관련해 도덕성 등 문제 제기가 거의 없었다”며 “직무를 무난히 수행할 수 있을 것이라 판단했다”고 말했다.

이날 본회의에서는 민주당을 비롯한 야권이 지난 9일 본회의에서 강행 처리했던 노동조합법 2·3조 개정안과 방송3법 개정안이 다시 투표에 부쳐졌지만, 의결정족수(출석의원 5분의 3) 미달로 최종 폐기됐다.

이들 법안은 윤석열 대통령이 취임 이후 세번째로 재의요구권(거부권)을 행사한 바 있다. 민주당은 법안이 부결된 직후 국회에서 윤 대통령이 국회 입법권을 무력화했다며 규탄대회를 연 반면 재계 단체들은 일제히 환영 의사를 밝혔다.

한편 21대 마지막 정기국회는 이날 예산안 처리에 실패한 채 초라한 막을 내렸다. 정쟁에 함몰돼 민생법안 처리를 외면하고 있다는 비난이 쏟아지자 밀어내기식으로 일부 법안을 통과시켰다. 여야는 11일부터 곧바로 임시국회를 열고 20일 본회의에서 내년도 예산안을 처리하기로 합의했지만 약속한 시한을 지킬지는 미지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