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끌족'의 비명…강남 아파트 경매도 쌓인다
고금리 기조와 경기 침체의 영향 등으로 아파트 거래 시장이 얼어붙고 있는 가운데 아파트 경매 시장에도 한파가 밀려오고 있다. 거래가 줄면서 시장에서 매물이 소화되지 못하는 가운데 대출 이자를 감당하지 못한 집주인들로 인해 경매에 나오는 물건이 늘고 있어서 인데 상대적으로 우량한 물건으로 분류되는 강남권 아파트도 경매시장으로 나와 쌓이는 모양새다.
8일 경·공매 데이터업체 지지옥션에 따르면 지난달 전국 아파트 경매 진행건수는 2829건으로 전월(2629건)보다 7.6% 늘었다. 지난해 같은 기간(1904건)과 비교하면 무려 48.6%가 늘어난 것이다. 서울 아파트 경매 진행건수도 281건으로 지난해 5월부터 매월 늘고 있다.
경매물건은 늘었지만 경매시장을 통해 처분되는 물건은 오히려 줄었다. 지난달 전국 아파트 낙찰률(경매건수 대비 매각건수)은 37.8%로 전월(39.8%)보다 하락했다. 2022년 12월 27.5%까지 떨어졌던 낙찰률은 올해 8월 43.0%까지 올랐지만 지난 10월이후 2개월 연속 하락하고 있다.
서울도 사정이 다르지 않다. 올해 1월 서울 아파트 낙찰률은 44.0%였지만 지난달에는 이 수치가 28.5%로 뚝 떨어졌다. 올해 1월에는 2건 중 1건 정도가 경매를 통해 새 주인을 찾았지만 지난달에는 4건 중 3건은 경매를 통해서도 주인을 찾지못했다는 의미다.
이런 경향은 서울 안에서 상대적으로 수요가 많은 강남권(강남.서초.송파)에서도 다르지 않다. 올해 1월 강남권 아파트 경매 진행건수는 25건이었는데 지난달에는 이 숫자가 41%로 높아졌다. 지난 7월 56%까지 올랐던 매각율도 지난달 29.3%까지 줄었다.
외곽 지역을 중심으로 집값이 하락 전환하는 현상이 속속 나오고 서울 전체 상승세도 둔화된 가운데 고금리 장기화와 대출 규제 등으로 거래가 줄면서 일반 시장에서도 매물이 제대로 소화되지 못하면서 경매로 나오는 매물이 늘고 있지만 경매시장에서도 관망세가 계속되면서 낙찰로 이어지는 사례가 줄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한국부동산원이 발표한 주간 아파트 가격동향에 따르면 이번주(4일 기준) 서울 아파트 평균 매매가는 전주 대비 0.01% 내리며 지난 5월 셋째주 이후 29주만에 하락전환했다. 경기 역시 26주 만에 0.01% 내리며 하락세로 돌아서면서 수도권(-0.01%)은 전주에 이어 다시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매물도 쌓이고 있다. 부동산 빅데이터 업체 아실(아파트실거래가)에 따르면 8일 기준 서울 아파트 매물은 7만7386건으로 올해 1월1일(5만513건)보다 무려 53.2%가 늘었다. 강남권 아파트 매물 역시 많게는 80.7%(서초, 3220건→5820건)부터 적게는 60.2%(송파, 3545건→5681건)까지 증가했다.
이런 분위기는 경매시장에서도 비슷하게 감지된다. 지난달 서초구 '서초3차대림이편한세상' 전용 158㎡는 감정가가 26억5천만원이었지만 2번 유찰끝에 19억3천여만원에 낙찰됐다. 송파구 '올림픽훼밀리타운' 전용 136㎡는 감정가 23억2800만원이었지만 1회 유찰된 19억8119만원에 매각됐다.
기준금리 급등세는 진정됐지만 여전히 높은 수준의 금리에 따른 금융비용 증가와 대출규제, 경기 위축, 집값 고점 인식 등으로 매매시장에서 소화되지 못한 물건들이 경매로 넘어오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경매 시장 한파는 당분간 계속될 전망이다.
지지옥션 이주현 선임연구원은 "경매 신청 후 법정에서 매각되기까지 수개월이 소요되는 점을 감안하면 최근에 진행된 물건들의 감정가는 시장 상황이 지금보다 좋을 때에 정해졌기 때문에 경매 참여자들은 1~2차례 유찰된 후에 경매에 참여하는 경향이 많아 물건이 쌓이고 있고 고금리가 이어지면서 은행에서 원금과 이자를 갚지 못해서 경매 신청되는 물건들까지 더해지면서 경매 매물은 쌓이고 있는 추세"라며 "고금리 기조가 당분간은 계속될 것으로 전망되는 상황이어서 경매 물건도 앞으로 더 쌓일 가능성이 크다"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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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BS노컷뉴스 김수영 기자 sykim@c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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