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자의 황금기가 온다[PADO]
[편집자주] 이코노미스트의 이 커버스토리는 여러 점에서 한국 독자들이 꼭 읽어야 하는 기사입니다. 서방 선진국은 미국을 제외하고 모두 인구감소의 문제를 갖고 있고, 특히 한국은 그 중에서도 가장 심각한 인구감소 문제에 직면해 있습니다. 여기에다 글로벌 시장에 풍부한 노동력을 제공해왔던 중국이 이제 인구감소를 막 겪기 시작했습니다. 한편, 인구 감소와 함께 AI와 자동화 등이 노동자 개인의 생산성도 높여주게 되어 실질임금도 높아지고 있고 이러한 흐름은 계속 이어질 것으로 예상됩니다. 요즘 한국사회도 노동력 감소의 영향을 매일같이 겪고 있습니다. 가까이 편의점만 가도 점원들의 노동강도가 예전같지 않습니다. 노동력이 줄면 점원들의 임금이 뛰거나 아니면 같은 임금에서라면 노동강도를 낮추는 것은 경제학이 예상하는 바입니다. 우리 모두는 앞으로 귀해지고 비싸지는 육체노동의 영향을 매일 경험하게 될 것입니다. 따라서 일상생활을 살아가고 기업을 운영하고 경제정책을 세울 때 육체노동의 부족을 반드시 염두에 둬야 할 것입니다. 물론 아직 인구가 증가하고 있는 인도가 글로벌경제에서 더욱 비중을 높여가게 되면 글로벌 노동력이 일시적으로 증가할 수도 있습니다만, 그것은 중기 전망이고 단기적으로는 중국의 인구 감소와 함께 육체노동력 부족은 피할 수 없을 것입니다. 게다가 한국은 OECD에서 가장 낮은 출산율을 보이고 있는 나라입니다. 노동력 부족 문제가 앞으로 한국사회의 최대 난제가 될 것입니다. 기사 전문은 PADO 웹사이트(pado.kr)에서 읽을 수 있습니다.
거의 모든 사람들이 2010년대 중반이 노동자에겐 끔찍한 시기였다고 생각한다. 런던정경대학LSE의 인류학자 데이비드 그레이버는 목적 없는 노동을 두고 '불쉿 잡'(bullshit job)이라는 용어를 만들었는데 그는 이런 무의미한 일자리가 널리 퍼져 있다고 주장했다.
2007~2009년의 글로벌 금융위기에서 회복하는 데 시간이 걸리면서 OECD 국가 노동인구의 약 7%가 실업 상태였다. 임금 상승은 미미했고 소득불평등은 끝없이 악화되는 듯 보였다.
십 년이면 강산도 변한다더니, 선진국 노동자들은 이제 황금기를 맞이하고 있다. 사회가 고령화됨에 따라 노동력, 특히 기술로 대체하기 어려운 수작업 노동력은 점차 희소해지고 있으며 그에 대한 보상은 보다 나아지고 있다.
각국 정부는 막대한 지출로 경제를 뜨겁게 달구고 있다. 이는 임금 상승 수요를 뒷받침하고 있고 앞으로도 계속 그럴 가능성이 높다.
인공지능(AI)은 노동자, 특히 숙련도가 낮은 노동자의 생산성을 향상시켜 임금 상승을 유도할 수 있다. 각각의 추세들이 서로에게 영향을 미칠 수도 있다. 예를 들어 노동력이 부족한 곳에서는 기술 활용이 임금 상승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이로 인해 노동시장의 작동 방식이 변화할 것이다.
그 이유를 이해하기 위해 암흑기로 돌아가 보자. 노동시장의 암흑기가 절정에 달했던 2015년 당시 중국의 노동 가능 인구 또한 9억9800만 명으로 정점이었다. 서구 기업들은 공장을 이전하겠다고 위협하거나 중국 경쟁업체의 압력을 거론하면서 임금을 낮게 유지할 수 있었다.
매사추세츠공과대학교(MIT)의 데이비드 오터와 동료들은 이것이 2000년부터 2007년 사이에 미국 노동자 임금을 하락시켰다고 추정한다. 특히 저임금 노동자의 타격이 더 컸다. 도널드 트럼프를 비롯한 포퓰리즘 정치인들은 중국의 일자리 '도둑질'을 끝내겠다고 공언하며 이를 이용했다.
현재 중국의 노동 가능 인구는 감소하고 있고, 다른 개발도상국들은 산업 역량 구축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또한 지정학적 불안정으로 인해 아웃소싱의 매력이 떨어지고 있다. 선진국들은 노동자 부족 상황에 놓여있기도 하다. 실제로 육체 노동이 가능한 20~54세 인구의 수는 이미 고정되어 버렸다. 인력 공급 업체인 맨파워그룹이 41개국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77%의 기업이 공석을 채우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으며, 이는 2015년에 비해 두 배나 증가한 것이다. 폴란드 공업 기업의 60% 이상이 인력 부족이 생산을 저해하는 주요 요인 중 하나라고 답했다. 독일에서는 버스와 기차 기사 부족으로 인해 대중교통 서비스가 축소됐다. 한국에서는 노동력 부족을 막기 위해 노년층이 계속 일하는 추세다. 한국의 55~79세 인구의 약 59%가 일하고 있는데 이는 10년 전의 53%에서 늘어난 것이다.
노동력이 너무 귀해져서 심지어 노동력을 사재기하기 시작한 기업들도 있다. 미국의 소규모 기업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90% 이상이 가능한 한 직원을 고용 유지하려고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작년 초부터 경기가 침체된 독일의 경우, 직업 센터에 약 73만 개의 일자리가 광고되어 사상 최고치에 근접했다. 실업률은 3%에 불과하다. 부분적으로는 노동력 부족으로 인해 선진국들에서는 이민이 크게 늘고 있다. 외국 태생의 인구가 기록적인 속도로 증가하고 있다. 하지만 앞으로의 인력 공백은 이 정도 규모의 이민으로도 메울 수 없는 규모다.
그렇다면 정치의 개입 없이도 노동자로 살기에 좋은 시대가 될 것이다. 하지만 정부도 가만히 있지 않고 있다. 미국과 프랑스를 포함한 OECD 국가 대부분은 최근 인플레이션이 계속되는 동안 실질 최저임금을 그래도 유지하거나 인상했다. 선진국 곳곳에서 녹색 전환을 가속화하고 중국에 대한 의존도를 낮추며 일자리를 창출하기 위해 수조 달러가 투입되고 있다. 이러한 보조금은 대부분 기업의 주머니로 들어가고 관세는 소비자에게 부담이 되지만, 보호받는 산업에 종사하는 노동자에게는 협상력을 부여한다.
(계속)
김동규 PADO 편집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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