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정치'에 동원되는 기업들··· 이래서 글로벌 경쟁력 갖겠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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엑스포 유치 실패 일주일 뒤 윤석열 대통령이 부산에서 가진 시민간담회에 재벌 총수들이 함께한 것에 비판여론이 커지고 있다.
총수들을 이끌고 부산 전통시장을 방문해 떡볶이를 나눠먹는 모습까지 공개되자 도가 지나쳤다는 것이다.
물론 기업 경쟁력이 곧 국가 경쟁력인 시대에 '1호 영업사원'과 재벌 총수의 만남을 부정적으로만 볼 것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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엑스포 유치 실패 일주일 뒤 윤석열 대통령이 부산에서 가진 시민간담회에 재벌 총수들이 함께한 것에 비판여론이 커지고 있다. 총수들을 이끌고 부산 전통시장을 방문해 떡볶이를 나눠먹는 모습까지 공개되자 도가 지나쳤다는 것이다. 한국 기업들의 글로벌 경쟁력이 약화하는 위기 상황에서, 기업인들을 민심 달래기에 활용한다는 불만을 대통령실은 겸허하게 받아들여야 한다.
기업인들을 정치 행사에 불러 보여주기식 사진을 찍는 것은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다. 문재인 정부에서도 재벌 총수들을 대동해 정책 홍보에 이용해서 비판을 받은 적이 있고, 박근혜 정부에선 그것이 뒷거래의 시작으로 활용돼 국정농단으로 이어졌다. 물론 기업 경쟁력이 곧 국가 경쟁력인 시대에 '1호 영업사원'과 재벌 총수의 만남을 부정적으로만 볼 것은 아니다. 하지만 시장 자율을 중시하는 윤 정부에서 대통령의 외국 순방이나 국내 행사에서 총수 동원은 그 정도가 심하다. 이번 부산지역 민심 위로행사에 왜 총수들을 대동한 것인지는 누구라도 짐작할 수 있다.
대통령실이 부르면 불만이 있어도 총수들은 달려갈 수밖에 없다. 그러나 우리 기업들은 현재 위기 상황이다. 삼성전자는 2017년 전 세계 기업 시가총액 11위에 올랐으나, 현재는 23위로 추락한 상태다. 국내 대기업 절반 이상이 내년 투자 계획을 수립하지 못했거나(49.7%) 계획이 없다(5.3%)고 답했다. 투자 계획 미정 비율은 전년보다 11.7%포인트 늘어날 정도로 심각하다. 치열한 경영 환경에서 정치권만 바라보다가는 언제 경쟁력을 상실할지 모른다. 더구나 재판을 받고 있는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의 경우 잦은 회동이 불필요한 정치적 오해를 살 가능성도 높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지난달 미국을 방문했을 때, 미중 갈등 속에서도 만찬장에 미국 기업인들이 대거 몰려들었다. 기업인들의 움직임은 이처럼 실용성에 기반해야 하며, 그것이 국익이다. 대통령실은 이 점을 명심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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