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1년 만의 강등’
‘황제’ 펠레·네이마르 배출 팀
충격받은 팬들, 경기장서 폭동
지난 주말 K리그 ‘명가’ 수원 삼성의 K리그2(2부) 다이렉트 강등 소식은 많은 국내 축구팬을 놀라게 했다. 브라질 프로축구에서도 111년 전통의 명문 클럽이 강등되면서 팬 폭동으로까지 이어졌다.
축구 황제 펠레를 비롯해 세계적인 축구 스타들을 배출한 브라질 축구 명문 산투스FC가 창단 후 처음으로 강등되는 사태가 발생했다. 산투스는 지난 7일 브라질 상파울루 산투스에서 열린 2023 브라질 세리A 38라운드에서 포르탈레자에 1-2로 패했다. 이 결과로 이번 시즌을 17위(승점 38점)로 마감한 산투스는 세리B(2부)로 자동 강등됐다. 브라질 세리A에서는 20개 구단이 경쟁해 17~20위가 강등된다.
1912년 창단한 산투스는 브라질을 넘어 세계 축구 역사에도 한 획을 그은 팀이다. 브라질 리그에서는 세리A 8회 우승, 남미 최고 팀을 가리는 리베르타도레스 2회 우승 등 무수한 우승 트로피를 들어올렸다.
특히 펠레가 뛰었던 1960년대에는 남미를 넘어 세계 축구계에서도 이름난 강팀이었다. 펠레 이후로도 둥가, 소크라치스, 카레카 등 브라질 축구 스타들이 산투스를 거쳤다. 현역 최고의 테크니션 네이마르(알힐랄)도 산투스에서 뛰다 유럽으로 진출한 선수다.
이번 시즌 내내 부진했던 산투스는 감독 교체 등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잔류에 목숨을 걸었다. 10월 하순부터 11월 중순까지 5경기에서 3승2무를 거두며 살아나는 듯했는데, 이후 4경기에서 2무2패로 다시 미끄러졌다. 강등 위기 속에 안방에서 치른 시즌 최종전마저 패하며 강등의 고배를 마셨다.
충격적인 강등 소식에 산투스 팬들은 분노했다. 폭동으로도 이어졌다. 포르탈레자전 종료 휘슬이 울리기 전부터 경기장 주변에 있던 경찰관들을 향해 돌과 화염병을 던졌다. 경기 뒤 산투스 팬들은 이동하면서 인근에 있던 버스 6대 등 차량 10대에 불을 질렀다. 폭동을 저지하는 과정에서 경찰관 11명이 다쳤고, 경찰 차량 2대가 파손된 것으로 알려졌다. 차량 화재로 근처 전선 일부가 훼손되면서 거리 전체에 정전까지 발생했다.
윤은용 기자 plaimstone@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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