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즌 초반 ‘무패 행진’ 무색…토트넘, EPL 최초 불명예 기록
선제골 넣고도 5경기 연속 무승
1992년 리그 출범 이래 ‘최초’
손흥민 “공격수들 책임감 느껴야”
‘캡틴’ 손흥민(토트넘·사진)이 다시 고개를 숙였다. 지난 경기에서 우승 후보를 상대로 값진 무승부를 거두고 분위기를 반전시켰지만, 토트넘이 이어진 홈경기에서 다시 주저앉았다.
토트넘은 8일 영국 런던 토트넘 홋스퍼 스타디움에서 열린 웨스트햄 유나이티드와의 2023~2024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15라운드 경기에서 1-2로 역전패했다.
토트넘은 이날 웨스트햄에 패하며 최근 5경기 연속 무승(1무4패)의 늪에 빠졌다. 지난 10월28일 크리스털 팰리스전(2-1 승)이 마지막 승리다. 지난 4일 ‘디펜딩 챔피언’인 맨체스터 시티와의 원정에서 경기 종료 직전 터진 극적인 동점골(3-3)로 3연패를 끊는 데 성공했지만, 그 흐름을 이어가지 못했다.
이 기간 매 경기 선제골을 넣고도 승리하지 못했다. 축구 통계전문매체 ‘옵타’에 따르면 EPL이 출범한 1992년 이래 5경기 연속 1-0 리드를 지키지 못하고 무승에 그친 것은 첫 기록이다. 안방에서 1-0으로 앞서다가 역전패로만 3연패를 당한 충격이 크다. 이 역시 EPL 최초의 기록이고, 토트넘의 홈 3연패는 2008년 9월 이후 무려 15년 만이다.
맨시티전 1골 1도움으로 경기 최우수선수(MVP)에 뽑힌 손흥민은 이날 최전방 공격수로 선발 출전, 후반 43분 알레호 벨리스와 교체될 때까지 88분을 뛰면서 공격포인트를 올리지 못했다. 시즌 리그에서만 9골 2도움을 기록 중인 손흥민의 EPL 역대 7번째 8시즌 연속 두 자릿수 득점 달성도 다음으로 미뤘다.
초반부터 일방적으로 공격을 퍼붓던 토트넘은 전반 11분 크리스티안 로메로의 헤딩 선제골로 기선 제압에 성공했다. 하지만 이후 펼쳐진 맹공에도 추가골을 넣지 못하며 불안함을 남겼다. 결국 후반 들어 라인을 끌어올린 웨스트햄에 당황하던 토트넘은 후반 7분 재로드 보엔에게 골을 내줘 1-1 동점을 허용했다. 그리고 후반 29분 토트넘 왼쪽 풀백 데스티니 우도기의 백패스 미스가 빌미가 돼 결승점을 내줬다. 골키퍼 굴리엘모 비카리오가 몸을 날려 간신히 밀어냈으나 웨스트햄 제임스 워드프라우즈가 2번의 슈팅 끝에 골문을 열었다.
토트넘은 슈팅(23-11), 패스(817-278), 점유율(75%-25%) 등 거의 모든 지표에서 웨스트햄을 압박하고도 1골밖에 넣지 못했다. 손흥민은 유효슈팅 1개와 키패스 2개 등 전체적으로 나쁘지 않은 활약을 보였지만, 철저하게 고립되며 많은 찬스를 만들지는 못했다.
계속되는 실망스러운 결과에 손흥민도 아쉬움을 감추지 못했다. 토트넘은 10라운드까지 무패 행진으로 선두를 달리다가, 5위까지 내려앉았다. 이제 5강 수성도 위태로운 위치다.
손흥민은 경기 후 ‘아마존 프라임’ 인터뷰에서 “이길 만한 자격이 더 있었든 그렇지 못하든 우리는 졌다. 받아들일 수 없는 결과”라며 “선수로서 우리는 책임감을 가져야 한다. 경기를 결정지을 기회가 생기면 더 좋은 플레이가 필요하다. 그런 기회들이 충분히 있었기에 공격수들이 책임감을 느껴야 한다”고 말했다.
윤은용 기자 plaimstone@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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