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아동 중심 확산 ‘마이코플라스마 폐렴’ 주의보

김태훈 기자 2023. 12. 8. 23: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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높은 전염력에 긴 잠복기 늦어진 치료
항생제 내성 강해 빠른 호전도 힘들어
지난 9월부터 ‘마이코플라스마 폐렴’이 4년 만에 다시 유행하기 시작해 기온이 내려가며 더욱 기승을 부리고 있다. 1~12세 환자가 전체의 84%를 차지하고 있어 아이들 건강 관리에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이화의료원 제공

최근 아동을 중심으로 확산하고 있는 마이코플라스마 폐렴이 강한 항생제 내성을 가진 것으로 나타났다. 지간 유행과 다른 양상이다. 전문가들은 올겨울 여러 감염병이 동시 유행하고 있어 정확한 질환 감별이 중요하다며, 특히 마이코플라스마 폐렴은 전염력이 높고 잠복기가 길어 주의가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지난 9월 이후 지속적인 증가세를 보인 마이코플라스마 폐렴은 11월에 접어들며 더욱더 강하게 퍼지고 있다. 질병관리청의 마이코플라스마 폐렴균 감염증 표본감시 결과를 보면 11월 첫 주 173명이던 입원 환자는 11월 넷째주 270명으로 1.6배가량 증가했다.

마이코플라스마 폐렴은 코로나19가 확산하기 전인 2019년 11월에 크게 유행했다. 당시에는 한 주 동안 입원 환자 544명이 발생하기도 했다.

4년 만에 유행이 돌아오면서 방역당국도 예의주시하고 있다. 7~12세 환자가 전체의 46.7%를, 1~6세가 37.0%를 차지할 정도로 유아 및 학령기 연령층에서 집중적으로 발생하고 있다.

마이코플라스마 폐렴은 같은 이름의 폐렴균에 감염돼 나타나는 급성호흡기감염증으로, 침이나 콧물의 비말을 통해 주로 전파된다. 감염 후 2~3주 정도의 잠복기를 거쳐 고열, 흉통, 기침 등의 증상이 나타난다. 폐렴 증상으로 2~6주까지 기침과 전신 쇠약이 지속할 수 있으며, 드물게 피부에 다양한 형태의 붉은 반점이 나타나거나 관절염, 수막염, 뇌염 등 호흡기 외 증상이 동반되기도 한다.

마이코플라스마 감염증은 코로나19와 같은 제4급 법정 감염병이다. 코로나19와 달리 항생제를 적절하게 투여하면 증상을 체감하는 기간을 효과적으로 줄일 수 있다. 또 이 폐렴균에 감염되면 몸에서 항체가 만들어져서 면역이 생기기도 한다. 다만 형성된 면역이 지속하는 기간은 길지 않아 재감염도 흔히 일어날 수 있다.

올해 유행하는 폐렴균은 항생제에 대한 내성이 강한 것으로 분석돼 보다 주의가 필요하다. 박영아 이대서울병원 소아청소년과 교수는 “마이코플라스마 폐렴이 진단되면 마크로라이드 계열 항생제를 우선 투약하는데 이때 대부분 호전되기 때문에 이 병을 쉽게 생각할 수도 있다”며 “최근 입원 치료했던 소아들은 마크로라이드에 내성을 보이는 마이코플라스마 폐렴균의 비율이 높고 항생제를 투여해도 증상 호전이 되지 않는 경우가 늘어 과거보다 주의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이번 겨울에는 코로나19를 비롯해 인플루엔자(독감), 호흡기융합바이러스(RSV), 리노바이러스 등 여러 종류의 호흡기 바이러스가 복합적으로 유행하고 있다. 그 때문에 약을 먹어도 발열과 기침 증상이 호전되지 않는다면, 전문의의 권고에 따라 검사를 받고 어느 질환에 걸렸는지를 명확히 알아내 그에 맞는 치료를 받을 필요가 있다. 박영아 교수는 “마이코플라스마 폐렴균은 잠복기가 2~3주로 길어서 가족과 어린이집 내에서 유행이 수 주간 지속할 수 있다”며 “감염자와 밀접 접촉한 후에 발열, 기침 등의 증상이 있다면 어린이집·유치원 등원을 삼가고 병원에 내원해 진료를 받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김태훈 기자 anarq@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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