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제 북송된 동생 구해달라” 탈북 여성, 유엔 토론회서 호소
“동생이 어디로 갔는지 아무도 알지 못합니다. 제발 제 동생을 도와주세요. 중국에서 강제 북송된 사람들을 도와주세요.”
탈북자 김규리씨는 7일(현지 시각) 미국 뉴욕 유엔본부에서 열린 국제형사재판소(ICC) 당사국 총회 토론회에서 중국에서 강제 북송된 것으로 알려진 동생 철옥씨를 구해달라고 했다. 중국은 지난 10월 9일 지린성·랴오닝성 감옥에 수감돼 있던 탈북민 600여 명을 전격 북송(北送)했는데, 김철옥씨는 이 가운데 한 사람이라고 한다. 김규리씨는 1997년 7월 두만강을 건너 탈북했고, 동생 철옥씨도 이듬해 “중국에 가면 배불리 먹을 수 있다”는 브로커의 말에 탈북해 중국의 오지 마을로 팔려갔다. 탈북 후 영국에 정착해 있던 김규리씨는 2019년 수소문 끝에 철옥씨의 소재를 파악했다. 하지만 언니를 찾아 나선 철옥씨는 지난 4월 중국 공안에 붙잡혔다. 규리씨는 “동생과 연락조차 되지 않는 상황”이라면서 “제 동생을 가족 품으로 돌려보내 줬으면 좋겠다”고 했다.
‘북한 인권을 위한 창의적 책임 규명 경로 모색’이라는 주제로 열린 이날 토론회에서 참석자들은 희망의 끈을 놓지 말자고 했다. 줄리 터너 미 국무부 북한인권특사는 토론회에 보낸 영상에서 “많은 (강제 북송) 희생자들이 더 이상 생존해 있지 않지만, 그 가족들은 그들에게 무슨 일이 있었는지 알 권리가 있다”며 국제사회가 나서 강제 북송 문제를 풀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북한인권단체 전환기정의워킹그룹(TJWG)의 신희석 법률분석관은 “최근 시민사회 단체에서는 독립적인 상설 조사 기구를 만들어 북한과 같은 나라의 인권 문제 책임 규명을 담보하자는 의견이 나온다”며 “북한의 현 상황이 매우 절망적이지만 우리가 할 수 있는 구체적인 일들이 있는 만큼 책임 규명을 위한 노력을 지속해 나가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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