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물가에 ‘제값 주고는 안 산다’ 확산…유통업계, 상대적 저렴 ‘PB 상품’ 경쟁

노도현 기자 2023. 12. 8. 21:48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대형마트·편의점에 e커머스까지
상품군 늘리며 소비자 지갑 공략
CU가 운영 중인 PB 득템 시리즈. CU 제공

고물가에 ‘가성비’를 따지는 알뜰 소비가 확산하면서 유통업체들이 앞다퉈 ‘자체 브랜드’(PB) 상품을 강화하고 있다. 이 같은 움직임은 대형마트뿐만 아니라 편의점, 온라인 쇼핑몰까지 채널을 가리지 않고 나타난다.

8일 업계에 따르면 온라인몰 티몬은 최근 식품 전문 PB ‘베리밸류’를 론칭하고 첫 상품으로 캡슐커피를 출시했다. 100개들이가 3만원대로 시중 제품보다 저렴하다. 브라질, 콜롬비아 등 7개 지역 고품질 원두를 사용해 품질까지 잡았다는 게 티몬의 설명이다.

2017년 생활용품 PB 브랜드 ‘236:)’을 내놓은 티몬이 식품 PB까지 선보인 배경에는 고물가가 있다. 코로나19 유행으로 실내 생활이 길어지면서 시작된 ‘홈카페’ 문화가 물가 상승 여파로 지속되고 있어 첫 상품으로 캡슐커피를 낙점했다. 앞으로 식재료, 건강기능식품 등으로 제품군을 확대할 계획이다.

앞서 티몬과 같이 큐텐 산하에 있는 인터파크쇼핑은 지난 7월 생수를 시작으로 첫 PB ‘아이팝’ 운영에 들어갔다. 큐텐·티몬·위메프 등 관계사에서도 공동 판매하는 전략을 펴고 있다.

e커머스 업계 1위 사업자인 쿠팡은 자회사 CPLB를 통해 곰곰(식품), 탐사·코멧(생활용품) 등의 PB를 운영하며 시장점유율을 늘리고 있다. 간편식, 생활가전, 패션 등 보유한 PB 브랜드만 지난 8월 기준 19개에 달한다. 노브랜드·피코크를 성공적으로 안착시킨 이마트와 롯데마트(오늘좋은·요리하다), 홈플러스(홈플러스시그니처) 등 대형마트 3사도 PB 상품을 늘려 소비자들의 지갑을 공략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유통사의 PB 강화는 대형 제조사 의존도를 낮추면서 신규 고객을 끌어들이고 충성 고객을 확보하려는 의도”라고 말했다.

편의점 업계도 치열한 PB 경쟁터다. CU에서는 2021년 처음 선보인 초저가 PB ‘득템 시리즈’ 상품 40여종 중 계란, 치즈핫바, 닭가슴살, 각티슈, 롤티슈 등 10종이 지난달 기준 해당 카테고리에서 각각 판매량 1위를 기록했다. 올해 1~11월 득템 시리즈의 전년 대비 매출 신장률은 168.8%에 달한다.

PB의 강점은 단연 가격 경쟁력이다. 편의점 상품은 비싸다는 인식이 옅어지는 데 한몫하고 있다. CU 관계자는 “계속되는 물가 상승에 보다 저렴한 상품을 찾는 소비자들의 수요가 초저가 PB 상품으로 몰리고 있다”고 말했다.

노도현 기자 hyunee@kyunghyang.com

Copyright © 경향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