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우세 6곳” 총선 위기 여당, 혁신위 닫자 쇄신론 분출
자체 분석 결과…‘정부견제론’이 50% 넘는 여론조사도 나와
“영남 자민련 우려” 내부선 김기현 지도부에 혁신 요구 분출
김 대표, 공천관리위원장 인선·한동훈 영입 통해 반전 노려
이수정 교수 등 ‘1호 영입’ 5명 발표…파급력 큰 인물은 없어
국민의힘에 혁신위원회란 방패가 사라진 후 여론조사와 당의 총선 판세 분석에서 절망적인 징후들이 나타나며 당내 위기감이 커지고 있다. 8일엔 의원들이 실명으로 당 쇄신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분출했다. 김기현 대표는 공천관리위원장 인선과 인재 영입으로 위기를 돌파하려 하지만 판세 반전으로 이어지기엔 역부족이란 지적이 많다.
국민의힘이 내년 총선 판세를 자체 분석하니 서울 49개 지역구 중 강남갑·을·병, 서초갑·을, 송파을 등 6곳에서만 우세를 보인다는 결과가 이날 공개됐다. 이는 국민의힘 전신인 미래통합당이 참패한 2020년 총선의 8석보다 적다.
이만희 사무총장은 “최악의 경우, 경합 지역에서 다 진 것을 가정한 결과”라며 “전혀 신빙성을 두기 어렵다”고 해명했지만 당내 파장은 크게 일었다.
이날 발표된 한국갤럽 여론조사 결과는 위기감을 증폭시켰다. 지난 5~7일 성인 1000명에게 물은 결과 내년 총선에서 ‘현 정부를 지원하기 위해 여당 후보가 많이 당선돼야 한다’(정부지원론)가 35%로 ‘현 정부를 견제하기 위해 야당 후보가 많이 당선돼야 한다’(정부견제론)는 응답(51%)에 16%포인트나 뒤진 것이다. 지난달 6%포인트였던 격차가 더욱 크게 벌어졌다. 지지하는 정당이 없는 무당층에서는 47%가 야당 승리를 원했고, 여당 승리를 원하는 비율은 21%에 그쳤다.
한국갤럽은 “이번 조사는 여권에 경종을 울린다”며 “(총선을 앞둔) 2020년 2월과 3월 초 정부 지원·견제론이 팽팽하다 선거가 임박하면서 다시 간격이 벌어졌고, 실제 선거도 당시 여당 압승(더불어민주당·더불어시민당 180석)으로 귀결했다”고 밝혔다.
전날 인요한 혁신위가 지도부의 혁신안 불수용으로 조기 해산을 선언한 여파가 겹치면서 당에선 김 대표에게 쇄신을 요구하는 의원들의 목소리가 쏟아졌다. 이용호 의원은 이날 국회 기자회견을 열어 “총선 참패를 경고하는 조사와 지표가 나오고 있는데 당 지도부는 근거 없는 낙관에 젖어 있다”며 “국민들은 당 지도부가 책임지고 헌신하는 모습과 총선 승리의 명확한 비전을 보고 싶어 한다”고 밝혔다.
하태경 의원은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혁신을 외면한다면 우리 당은 결국 영남 자민련으로 더 쪼그라들 것”이라고 말했다. 최재형 의원은 SNS에 “수도권을 포기한 ‘수포집권당’으로는 승리하기 어렵다”고 적었다.
홍준표 대구시장은 SNS에서 “지도부는 기득권 카르텔로 혁신을 가로막고, 출마하겠다는 셀럽들은 양지로만 모이니 총선이 되겠나”라고 지적했다.
김 대표는 이달 중순 공천관리위원장을 발표하고, 한동훈 법무부 장관 합류 후 본격적인 총선 준비 체제로 당을 전환하며 위기를 넘기려 하고 있다. 공관위원장으로는 이양희 전 윤리심판원장, 김병준 사회복지공동모금회장, 김황식 전 국무총리, 황우여 전 대표, 김한길 국민통합위원장 등이 거론된다.
이준석 전 대표는 이날 BBS 라디오에 나와 “(대통령이) 판을 완전히 망가뜨려놨다. 부산 엑스포 유치 안 되고 두문불출하다 떡볶이 드시면서 회복하고 있고, 다가오는 폭탄, 12월 말 되면 (김건희 여사 주가조작 의혹 등) 특검 처리할 텐데 거부권 쓰실 건가”라고 비관적인 전망을 내놨다.
당 인재영입위원회는 이날 민주당에 앞서 총선 1호 영입인사를 발표했다. 이수정 경기대 범죄심리학과 교수(59), <삐뽀삐뽀 119 소아과>의 저자 하정훈 소아청소년과 의원 원장(63), ‘탈북 공학도’ 박충권 현대제철 책임연구원(37), ‘이재명 저격수’로 알려진 구자룡 변호사(45), 윤도현 자립준비청년 지원 대표(21) 등 5명이다. 분위기를 반전시킬 만큼 파급력 있는 영입은 아니라는 분석이 나왔다. 영입인사 중 하 원장은 지난 10월 언론 인터뷰에서 ‘금쪽이 육아법’으로 유명한 오은영 박사를 향해 “육아는 힘들다는 인식을 심어주며 전 국민이 가스라이팅(심리적 지배)을 당하고 있다”고 해 이슈가 됐다.
한국갤럽 조사는 전화조사원 인터뷰 방식으로 응답률은 13.1%였다.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1%포인트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조미덥·이두리 기자 zorro@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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