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만대 수출 자축한 GM, 미래차 R&D 인력은 감축
트레일블레이저 등 개발 간여한
GM의 R&D 전담 법인 GMTCK
일반 직원 대상 희망퇴직자 모집
‘필수 인력’까지 포함해 ‘이례적’
신차 연구·개발 역량 약화 우려
제너럴모터스(GM) 소속 지엠테크니컬센터코리아(GMTCK)가 소속 직원들을 대상으로 희망퇴직을 받고 있다. 한국지엠과 GMTCK는 최근 완성차 누적 수출 1000만대 기록을 자축하는 행사를 벌였는데 여기에 기여한 연구 인력 등에 대한 정리에 나선 것이다. 업계에서는 GM 한국사업장의 미래차 연구·개발(R&D) 기능이 약화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8일 경향신문이 입수한 GMTCK의 희망퇴직프로그램(VSP) 시행문을 보면 GMTCK는 일반직원으로 분류되는 직급 ‘7B’ 이하 부장·차장·대리·사원을 대상으로 희망퇴직자를 모집하고 있다. 대상자에는 ‘특정 사업·부서·기능 및 장기적 사업 계획에 필수적인 인력’ ‘관계 법령 등에 따라 필수 유지해야 하는 인력’도 포함됐다. 이처럼 필수 연구 인력 등을 대상으로 희망퇴직을 시행하는 것은 이례적인 일이다.
GMTCK는 오는 13일까지 희망퇴직 신청을 받은 뒤 내년 3월 말 이들을 퇴직 처리할 계획이다. 시행문은 지난 5일 로버트 트림 GM 한국사업장 인사(HR) 총괄 부사장 명의로 발표됐다. GMTCK는 미국 GM 본사가 2019년 1월 한국지엠의 R&D부문을 인적분할해 국내에 설립한 법인이다. GM에서는 생산을 담당하는 한국지엠과 R&D를 전담하는 GMTCK를 통칭해 GM 한국사업장이라고 부른다.
GMTCK는 현재 한국지엠이 생산·수출 중인 쉐보레 트레일블레이저, 트랙스 크로스오버, 뷰익 엔비스타 등 차량 3종 개발에 간여했다. 한국지엠은 이들 3종 수출만으로 지난달 국산 자동차 전체 수출량의 15.1%를 차지했다. 한국지엠이 지난달 완성차 누적 수출 1000만대를 달성할 수 있었던 것도 이들 차량의 수출이 잘 이뤄졌기 때문이다.
GMTCK는 미국 외 국가에 있는 GM의 R&D 조직 가운데 가장 규모가 크다. 한국지엠에서 분사된 이후에도 엔지니어를 300명 가까이 신규 채용하는 등 대대적인 인력 충원에 나서기도 했다. 그동안 GMTCK의 인력 충원과 신차 개발 프로젝트는 국내에서 GM의 한국 철수설을 잠재우는 효과도 있었다.
GMTCK 초대 사장(2019년 1월~2022년 5월)과 한국지엠 사장(2022년 6월~2023년 7월)을 지낸 로베르토 렘펠 전 사장도 지난해 2월 블룸버그 인터뷰에서 “GM의 미래 모빌리티 기술을 위해 향후 몇년 동안 GMTCK 인력을 매년 15~20% 더 고용할 계획”이라고 밝힌 바 있다. 하지만 이 같은 발언이 나온 지 불과 2년도 안 돼 ‘인력 조정’이라는 정반대 방향으로 가고 있다.
GM 한국사업장 관계자는 “희망퇴직 규모는 정해져 있지 않으며 신청자를 대상으로만 진행한다”고 밝혔다.
이재덕 기자 duk@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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