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 중국 화웨이 오타 아냐?”…‘의문의 1패’ 뒤집고 수출 대박
인지도 낮아 초반 수주전서 고전
독일업체에 협력 제안 퇴짜맞기도
현지생산 장점 내세워 역전 성공
2028년까지 129대 납품하기로
8일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자사 호주법인(HDA)과 호주 국방부와 미래형 궤도 보병전투차량(IFV) 레드백 129대 등을 공급하는 3조 1649억 규모의 본계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지난 7월 호주 정부가 자국군 차세대 장갑차 도입 사업(LAND 400 PHASE3)에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레드백 차량을 우선협상대상 기종으로 선정한 뒤 약 5개월 만이다.
레드백은 호주군 요구에 맞춰 첨단 전투기에 적용되는 360도 외부 감시 장비와 대전차 미사일 탐지·요격 체계, 특수 방호 기능을 갖춘 고사양 기종이다. 이번 계약에 따라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호주 빅토리아주 질롱시에 K9 자주포 생산을 위해 건설중인 H-ACE 공장에서 2028년까지 129대의 레드백 장갑차를 생산해 순차적으로 공급할 계획이다.
2018년 호주 정부가 미래형 궤도 보병전투장갑차 입찰제안요청서를 공표한 이후 약 5년에 걸친 수주전은 고난의 연속이었다. 입찰 초기 호주군이 요구하는 사양의 장갑차를 이미 보유한 글로벌 방산업체와 달리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레드백은 도면조차 없는 상황이었다. 이에 한화 측은 공식 입찰 전 ‘링스’와 ‘복서’ 장갑차로 유명한 독일 대표 방산업체 라인메탈사에 컨소시엄 구성을 통한 공동 사업 참여를 제안했지만 일언지하에 거절을 당하기도 했다.
퇴짜를 맞은 후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호주·캐나다·한국 협력사들과 함께 수주전에 나섰다. 협력사들의 역량을 총집결한 통합설계로 시제품을 만들고, 호주 현지에 H-ACE 공장 설립 결정을 내리는 등 속도전을 펼쳤다. 2020년 호주 육군의 시험평가인 RMA(Risk Mitigation Activity) 프로그램에 필요한 시제 차량 3대를 적시에 공급하고, 시험평가 과정에서 호주군의 요구를 기민하게 반영했다. 적극적인 태도로 수주전에 임한 결과 국제적인 인지도가 낮은 한화를 중국 ‘화웨이’로 오해했던 호주 당국자들의 시선도 달라지기 시작했다. 결국 레드백은 지난 7월 라인메탈사의 ‘링스’를 제치고 호주군 장갑차 도입 사업의 우선협상대상 기종으로 선정되는데 성공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 관계자는 “H-ACE 공장 설립과 군 요구를 적시에 지원하는 등 약속을 이행하는 한화의 모습을 보며 호주군의 믿음이 투터워졌다”며 “호주 협력업체들도 다음 사업을 하게 된다면 한화랑 하고 싶다는 의견을 정부 측에 전달했다고 들었다”고 말했다.
민·관·군이 합심한 결과 레드백 수주전에서 최종 계약 도장을 찍으면서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상대국이 요구하는 사양에 맞춰 수출용 무기체계를 제작해 공급할 수 있는 역량을 갖추게 됐다. 통상 국내 군 소요에 따라 무기체계 개발에 착수하는 것과 달리 처음부터 해외 수출용으로 기획·개발할 수 있는 능력을 입증했다는 의미다. 김동관 한화그룹 부회장은 “최근 혼란한 국제 정세 속에서 한국을 대표하는 방산기업으로서 또 한 걸음 나아간 것”이라고 평가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최근 잇따라 수출 계약을 체결하며 지상 방산 부문 수주잔고 30조원이라는 고지를 앞두고 있다. 지난달 영국 BAE시스템즈와 1759억 원 규모의 155mm 포탄 모듈화 장약 공급 계약을 체결한데 이어 지난 4일에는 폴란드 군비청과 K9 자주포 152대를 추가 수출하는 3조 4474억 원 규모의 2차 실행계약 체결에도 성공했다. 지난 3분기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지상 방산 부문 수주 잔고가 약 20조 1000억 원이었던 점을 고려하면, 레드백 수출 물량까지 합산할 경우 수주잔고는 약 26조 9000억원 대까지 뛸 것으로 추정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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