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년된 서울대 동아리 문닫았다…“선후배, 취업에 도움 됩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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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을 다니는 학생에게는 새로운 인간 관계를 맺을 수 있는 여러 모임이 있다.
하지만 인간 관계를 수업을 통해 배울 지경이 된 요즘 대학생들에게 동아리 활동은 굉장한 용기와 결단이 필요한, 소수들의 선택 사양으로 성격이 바뀌었다.
혼자서도 충분히 대학 생활에 필요한 정보를 얻을 수 있고, 스스로의 취미도 즐길 수 있는 시대인만큼 동아리 활동에 부담을 느끼고 소수의 동기나 선후배만 알고 지내는 대학생이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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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적 취미나 취직 준비 더 중요
◆ 관계포비아 ◆
혼자서도 충분히 대학 생활에 필요한 정보를 얻을 수 있고, 스스로의 취미도 즐길 수 있는 시대인만큼 동아리 활동에 부담을 느끼고 소수의 동기나 선후배만 알고 지내는 대학생이 많다. 설령 학교 내의 모임에 들더라도 취미 위주의 동아리보다는 자신의 ‘스펙’을 쌓아 취직에 도움을 얻을 수 있는 공모전 동아리, 학회 같은 곳이 인기를 끄는 실정이다. 오랜 역사를 자랑하는 ‘전통의’ 동아리들은 설 곳을 잃어가고 있다.
최근 고려대학교 교내의 봉사동아리 호우회는 폐부가 확정됐다. 20명이 넘어야 중앙동아리 자격을 유지할 수 있지만 가입자가 줄어 지난해부터 사실상 폐부 수순에 들어갔다. 호우회의 온라인 카페에도 몇 년 전에 올라온 공지글만 남아 있다. 고려대는 매년 동아리 대표자 약 90명을 모아서 떠나는 수련회 프로그램을 운영해왔지만 관심도가 예전만 못하고, 딱히 꼭 필요한 행사도 아니라는 지적이 제기되며 올해 이것도 폐지했다.
1971년 서울권 대학 최초로 만들어진 서울대의 전통 마당극 동아리 ‘마당패 탈’은 지난해 문을 닫았다. 코로나 19 기간 연습과 공연 한 번 제대로 하지 못하면서 자연스럽게 그렇게 됐다. 공연과 봉사 같은 대면 활동이 중요한 동아리일수록 코로나 19에서 큰 타격을 받았다.
코로나19 종식 이후에 외형상의 회복은 어느정도 이뤄졌다. 고려대 관계자는 “코로나19가 덮치기 전이었던 2019년에 등록된 중앙동아리 숫자는 101개였고 참여인원은 3608명이었는데 올해는 중앙동아리가 103개고 참여인원도 4667명으로 늘어났다”고 밝혔다.
다만 질적 회복단계에 이르기엔 역부족으로 보인다. 동아리 활동을 하는 학생 숫자는 늘었지만 모임 응집도는 예전같지 않다. 또 순수 관계형 동아리보다는 취업형 동아리에 편중되는 현상이 두드러진다.
지 난 7월 폐부가 확정된 서울대 사회과학 토론 동아리는 활동심사보고서를 미제출해 제명 처리가 됐다. 일단 동아리에 적은 걸어놓되 제대로 활동하는 학생이 적어서 발생하는 현상이다.
한 연세대 학생은 “공모전 준비를 하는 동아리나 졸업하고 취직하는 일에 도움이 되는 학회는 자체 면접을 실시해서 뽑을 정도로 들어가기가 어렵고, 연극이나 스포츠 동아리는 예전보다 인기가 덜한 것 같다”고 말했다.
지난 2019년 대학내일20대연구소가 내놓은 2000년생 대학 생활 탐구 보고서에 따르면 동기·선후배와의 인간관계가 중요하지 않다고 응답한 19학번 대학생 비율이 50.7%에 이르렀다. 20년전 99학번을 상대로 실시된 같은 조사에선 33.3%였던 것과 비교하면 17% 포인트이상 늘어났다. 지금 같은 조사를 실시하면 4년 전보다도 훨씬 부정적 답변이 늘어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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