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대호 은혜 잊지 않은 노시환, 또 한 번 '사인 배트' 약속→이제는 당돌함 아닌 자신감이다
[마이데일리 = 청담동 심혜진 기자] 프로야구 은퇴선수들이 뽑은 올해 최고의 타자는 노시환(한화 이글스)이었다. 올해 반등할 수 있게 도와준 선배 이대호에게 감사함을 잊지 않았다. 또 한 번 자신의 '사인 배트' 이야기를 꺼내며 재치도 뽐냈다.
노시환은 8일 서울 리베라호텔 3층 베르사이유홀에서 열린 '2023 뉴트리디데이 일구상' 최고 타자상을 거머쥐었다.
노시환은 이번 시즌 131경기에 출전해 0.298 31홈런 101타점 OPS 0.929의 성적을 거뒀다. 홈런왕에 이어 리그 유일의 30홈런-100타점을 기록한 타자였다. 국가대표로도 활약했다. 2022항저우아시안게임과 아시아프로야구챔피언십(APBC)에서 4번 타자를 맡아 맹타를 휘둘러 한국을 대표하는 거포로 자리 잡았다.
노시환은 "과분한 상을 주셔서 진심으로 감사하다"고 수상 소감을 밝혔다. 이어 "올 시즌 홈런왕 욕심은 없었고 장타를 많이 치고 싶었다. 노력한 게 결실을 맺은 것 같다. 야구 인생에서 기억에 남는 시즌이 될 것 같다"고 감격스러움을 전했다.
특히 이대호와 노시환은 인연이 깊다. 경남고 선후배 사이로 이대호는 노시환의 우상이기도 하다. 자신의 우상인 이대호에게 직접 상을 타 기쁨은 두 배였다.
더욱이 노시환은 이번 시즌을 앞두고 부산으로 내려가 선배 이대호와 함께 훈련하며 구슬땀을 흘렸다. 그의 조언으로 배트 무게를 860g에서 900g으로 바꿨는데 효과를 봤다. 최고의 성적으로 이어진 것이다. 노시환은 이대호에게 "그동안 뵙지 못해 감사함을 전하지 못했다. 이번에 좋은 선물을 하나 드리겠다. 제 사인 배트를 선물로 하겠다"고 말해 행사장을 웃음바다로 만들었다. 이대호 역시 함박웃음을 지어보였다.
사인배트를 두고 일화가 있기 때문이다. 노시환은 지난해 정규시즌 미디어데이에서 "이대호 선배님의 은퇴 투어 때 제 사인 배트를 선물로 드리겠다"고 공약했다.
어찌보면 후배의 당돌한 약속이었다. 노시환은 이대호를 뛰어넘는 선수가 되겠다는 다짐 속에 그런 약속을 했다. 그리고 노시환은 공약을 이해했다. 그해 9월 20일 대전 한화생명이글스파크에서 열린 이대호 은퇴 투어 때 경남고 유니폼을 입고 등장해 이대호에게 배트를 선물했다. 이대호는 "시환이는 우리 팀 한동희와 함께 앞으로 우리나라 야구를 짊어져야 할 선수다. 더 큰 선수가 되기 전에 받아둬서 좋다"고 기쁨을 전한 바 있다.
이대호의 예언(?)대로 노시환은 성장했다. 한화의 4번타자 뿐만 아니라 국가대표 4번 타자를 맡을 정도다. 시즌 후에는 바쁘게 시상식을 다니고 있다. 어느덧 시상식 단골손님이 됐다. 최고타자상은 물론 대상도 받았다. 3루수 골든글러브도 찜해놓은 상황이다.
Copyright © 마이데일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