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기자M] 금징어에서 '노징어'…오징어배 줄줄이 경매
경제기자M 최윤영입니다.
우리나라 수출이 처음으로 1억 달러를 돌파했을 때, 일등공신은 오징어와 게 등 어패류였던 것 아십니까?
[대한뉴우스/1964년: "오징어, 게 등 동해안 일대의 수산물을 통조림으로 만들어서 많은 외화를 벌어들이고 있습니다."]
그런데 지금은 동해안 오징어가 사라지면서 '금징어', 이제는 '노징어'가 될 판입니다.
우선 동해안 항구들로 같이 가보시죠
--------( VCR1 )
동해안 최북단 항구인 강원도 고성 거진항입니다.
배로 40분 정도만 가면 북한 어로한계선에 도달하는 곳, 예로부터 수산자원이 풍부한 곳입니다.
큰 전구가 주렁주렁 달려있는 오징어잡이 배들이 4~5줄로 묶여 정박해 있습니다.
벌써 몇 달 째입니다.
▶ 인터뷰 : 최정민 / 고성 채낚기 어업인 - "오징어는 거의 지금 없는 추세예요. 아주. 안 보인다 생각하시면 되고, 조업 나가는 배들도 없고. 선적지에 와서 정박해 놓은 상태고요."
작은 배로 도루묵이나 복어라도 잡으러 나가보지만, 이것도 잘 없습니다.
"바다 가서 새벽에, 지금 들어온 거예요. (뭐 잡으셨어요?) 도루묵요. 안 잡혀요. 안 잡혀. 밥도 못 먹어요."
해산물을 먹어치우는 해적생물인 불가사리만 잔뜩 잡아오고,
위판장은 텅 빈 채로 창고가 됐습니다.
이번엔 한때 오징어배만 70척이 있던 속초항으로 가봤습니다.
지금은 6척이 다입니다.
오징어를 말리던 덕장에 오징어는 없습니다.
▶인터뷰 : 온경입 / 덕장 덕지기 - "요즘엔 오징어 전혀 없어요. 서해 오징어 갖다가 말려요." --------------
동해에서 오징어가 사라지는 이유는 뭘까요?
기후 변화로 바닷물 수온이 오른 영향이 있고,
큰 원인은 중국 어선들의 쌍끌이 조업 때문이라는 지적입니다.
지도 보시면, 오징어 산란지역인데, 촘촘한 그물을 끌어서 치어까지 모두 다 잡아들이는 쌍끌이 어선이 등장하는 곳입니다.
2004년 북한 조업권을 따내면서 북한 해역을 찾은 중국어선은 144척에서, 2020년 2,389척으로 16배 늘었습니다.
오징어 어업인들 줄도산이 걱정입니다.
------( VCR 2 )
오징어배들은 경매에 넘어가고 있습니다.
선박 대출금과 이자를 감당하기 어렵고,
1년 계약으로 4~5명씩 고용한 외국인 선원들은 일을 안 해도 월급을 줘야 합니다.
▶ 인터뷰 : 윤경식 / 고성 오징어 채낚기 어업인 - "출항을 못 하니 앉아서 놀죠. 달마다 한 달에 돈 1,200만 원 그냥 외국인들 봉급으로 나가는 실정이죠. 자꾸 이자는 불지 이러니 전체 연쇄도산 날 것 같습니다."
배가 멈춰 있어도 연 2천만 원에 달하는 선박 보험료는 꼬박꼬박 나갑니다.
▶ 인터뷰 : 이돌암 / 속초 오징어 채낚기 어업인 - "보험료 1년에 2천만 원 들어가는데 1년 소멸이에요. 1년마다 새로 들어야 해요. 사채를 쓰기도 하고 돈을 낼 방법이 없어요. 내년 봄에는 다 도산입니다."
수협은 오징어 실종 해법을 찾자며 토론회를 열고, 이번 주 정부도 급히 당정협의를 열고 어업인에게 긴급 경영안정자금을 3천만 원까지 지원하는 대책을 내놨지만 부족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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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원도의 오징어 어획량은 2000년대 초 2만 톤수준에서 올해는 1,286톤. 울릉도 경북도는 2018년 5만 톤이었는데 지난해 3천 톤, 올해 2천 톤입니다.
이렇다 보니 지난달 생물 오징어 가격은 마리당 1만 1,950원. 전달 8,410원보다 42% 올랐습니다.
-----( VCR3 ) "대한민국에 명태가 왜 안 나나요. 소멸이 되면 다시는 한국에 오징어 구경을 못 해요." -------------
한때 오징어배 불빛으로 가득했던 동해안 밤바다. 이걸 다시 볼 수 있는, 근본 대책 마련이 시급해 보입니다.
지금까지 경제기자M 입니다.
영상취재 : 이성민 기자·전현준 VJ 영상편집 : 김상진 그래픽 : 이새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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