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인]갈길 먼 이커머스 상장…투자한 PE ‘전전긍긍’
이커머스 기업에 투자한 PEF 출구전략 주목
상장 가능성 높은 기업은?…SSG닷컴, 무신사
[이데일리 마켓in 박미경 기자] SK스퀘어(402340)가 11번가에 대한 우선매수청구권(콜옵션) 행사를 포기했다. 재무적 투자자(FI)들이 11번가 지분을 강제 매각할 가능성도 제기되는 가운데 국내 이커머스 기업에 투자한 사모펀드(PEF)들의 출구전략에 대해 투자자들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
다만 11번가에 대한 경영권을 SK그룹 측에서 보유하고 있어 실질적인 매각 실사 과정에서 비협조적인 태도를 보일 가능성이 높다는 설명이다. SK스퀘어는 기업공개(IPO) 기한 연장 등 협의를 이어간다는 계획이지만, FI 측은 최대한 빨리 투자금 회수를 원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1세대 이커머스 기업인 11번가가 고전을 면치 못하자 다른 기업들의 미래 성장 동력 확보에 대해 투자자들의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이커머스 업황 악화에 따른 구조적 적자가 이어져 자금 조달 어려움이 지속될 가능성이 크다는 이유에서다.
11번가 이외에도 PEF의 투자 유치를 받은 이커머스 기업으로는 △SSG닷컴 △컬리 △무신사 등이 꼽힌다. SSG닷컴은 어피너티에쿼티파트너스, BRV캐피탈로부터 3000억원 컬리는 앵커에쿼티파트너스, 아스펙스캐피탈로부터 1200억원, 무신사는 KKR, 웰링턴매니지먼트로부터 2000억원 등을 투자받은 바 있다.
문제는 투자 유치 당시 책정한 투자 후 기업가치(포스트 밸류)가 현재 시점 큰 폭으로 하락했다는 것이다. 무신사를 제외한 11번가, SSG닷컴, 컬리 등은 순손실을 지속하고 있다.
일례로 컬리는 지난 2021년 말 앵커PE로부터 프리IPO(상장 전 지분투자)를 유치할 때 2500억원을 조달하면서 4조원의 기업가치를 인정받았다. 국내 증시가 불안해지고 이커머스 업계에 대한 투심이 위축되자 컬리의 기업가치는 절반 수준인 2조원대로 움츠러들었다.
컬리는 한국거래소 상장예비심사 통과 이후 5개월 넘게 증권신고서를 제출하지 않았다. 원하는 몸값을 받기 어려워지자 FI측을 비롯해 임직원들까지 상장에 대한 부정적 견해를 더하면서다. 결국 컬리는 올해 1월 코스피 상장 계획을 연기했다. 향후 기업가치를 온전히 평가받을 수 있는 최적의 시점에 상장을 재추진하겠다는 방침이다. 상장 철회 이후 숨 고르기에 나선 컬리는 내실 다지기에 돌입했다. 이후 앵커PE를 중심으로 기존 투자자로부터 1200억원 규모의 추가 투자 유치에 성공해 급한 불을 껐다. 추가 확보한 현금으로 샛별배송 가능 지역을 확대하는 등 수익성을 개선하겠다는 것이다.
업계에서는 그나마 상장 가능성이 기업으로 SSG닷컴과 무신사를 꼽고 있다. SSG닷컴은 지난해 상장 절차를 중단한 후 2024년 상장을 목표로 거래소 등과 논의를 이어간 것으로 알려졌다. 무신사 측은 언론과의 접촉을 통해 직접적으로 2025년까지 IPO 계획이 없다고 선을 그었다. 무신사는 기존 주주들의 투자자금 회수와 관련해 협의가 잘 이뤄지고 있으며, 양측 모두 현재 IPO에 대한 필요성을 느끼지 못하는 상황이라고 답했다.
한 PEF 업계 관계자는 “(SK스퀘어의 11번가 콜옵션 포기 이후) 무리하게 상장을 재추진하기보다는 차별점을 내세워 내실을 다지려는 기조가 강하게 이어지고 있다”며 “이커머스 기업 중 단 한 곳만이라도 안정적으로 증시에 상장한다면 시장 전체에 긍정적인 자극을 줄 수도 있다”고 평가했다.
박미경 (kong1@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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