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탕 넣은 달달한 커피, 건강에 나쁜 영향 없다고?
커피나 차에 설탕을 넣어도 건강에 악영향이 거의 없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봉지 커피 등 커피에 설탕 등을 넣어 마셔도 당뇨병 발생이나 사망 위험 등이 특별히 높아지지 않는다는 것이다.
8일 한국식품커뮤니케이션포럼(KOFRUM)에 따르면 네덜란드 레이덴 대학교(Leiden University) 메디컬 센터 심장학과 로데릭 W. 트레스케스(Roderick W. Treskes) 박사팀이 네덜란드 코펜하겐에 거주하는 고령 남성 2,923명을 32년간 추적 조사한 결과 “커피와 차의 설탕은 ‘무죄’”인 것으로 밝혀졌다. 이 연구 결과는 국제학술지 ‘플로스원(Plos One)’ 최근호에 실렸다.
연구팀은 1985~1986년 커피나 차를 즐기면서 심혈관 질환, 암, 당뇨병 등이 없는 남성 2,923명을 최장 32년간 추적 관찰했다. 이들 가운데 커피나 차를 마실 때 설탕을 추가하는 비율은 3명 중 1명꼴로 34.5%를 차지했다. 32년의 추적 기간 동안 총 2,518명(88.3%)이 사망했는데, 커피 등을 마실 때 설탕을 넣지 않는 남성의 사망률은 87.5%로, 설탕을 넣는 남성의 사망률(89.9%)과 엇비슷했다.
설탕을 넣는 남성의 심장병 사망률은 38.2%로, 설탕을 넣지 않는 남성(35.3%)보다 약간 높았다. 설탕을 넣어 마시는 남성의 당뇨병 발생률은 8.1%로, 설탕을 넣지 않는 남성(9.9%)보다 오히려 낮은 것으로 확인됐다.
사망률에 영향을 미치는 여러 요인을 고려한 결과, 커피 등을 마실 때 설탕을 넣는 남성의 모든 원인으로 인한 사망률은 설탕을 추가하지 않는 남성의 1.06배였다. 심혈관 질환으로 인한 사망률, 암으로 인한 사망률, 당뇨병 발병률은 각각 1.11배, 1.01배, 1.04배 높았다. 하지만 설탕을 넣는 남성과 설탕을 넣지 않는 남성 간 통계적으로 의미 있는 차이는 확인되지 않았다.
연구팀은 “덴마크 남성에서 커피나 차에 설탕을 사용하는 것은 사망률 또는 당뇨병 발병 위험 증가와 관련이 없다는 것이 이번 연구의 결론”이라고 지적했다. 커피나 차를 달게 먹는 것과 당뇨병 발병과 모든 원인에 의한 사망률 증가 사이에 관련성이 없는 것으로 밝혀졌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카페에서 판매하는 달달한 커피, 마음껏 마셔도 될까?
작년 중국 광저우 남방의과대학교(Southern Medical University) 연구진은 매일 적당량(1.5~3.5잔)의 커피를 마시는 것이 사망 위험률을 낮춰 주는데, 설탕을 약간 첨가해도 결과는 크게 바뀌지 않는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본 연구 결과는 미국 학술지 ‘내과학회보(AIM)’에 게재됐다.
연구진은 영국 바이오뱅크 코호트(UK Biobank Cohort)에서 받은 17만 1,616명의 자료와 이들의 커피 섭취 습관을 조사했다. 그 결과, 하루에 무설탕 커피를 1.5~3.5잔 마신 사람은 마시지 않는 사람보다 사망 위험이 29%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설탕을 첨가하더라도 커피를 마신 사람의 사망 위험이 최대 31% 낮았다.
다만, 설탕을 첨가한 커피를 마시는 참가자 대다수가 설탕 한 스푼을 넣었는데, 이보다 설탕 함량이 높은 커피에도 연구 결과가 똑같이 적용되는지는 불분명하다. 연구진은 “커피를 마시면 사망 위험이 낮아진다고 확실하게 결론을 낼 수는 없으나, 우리가 말할 수 있는 건 약간의 설탕이 들어간 커피를 마시는 것은 건강에 큰 해를 끼치지 않는다는 것”이라고 전했다.
설탕 한 스푼 정도의 설탕은 현재 편의점이나 커피 체인점 등에서 판매하는 커피에 든 설탕의 양과는 큰 차이가 있다. 커피에 넣는 시럽은 1펌프에 설탕 10g이 들어있다. 한국소비자원이 커피 전문점에서 판매하는 음료를 대상으로 영양성분 표시 현황을 확인한 결과, 바닐라, 카라멜 등의 시럽이 첨가된 커피류는 1컵에 평균 37g의 당류를 함유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미국심장학회(AHA)는 하루 설탕 섭취량을 성인 남성 36g, 성인 여성 25g, 아이들의 경우 연령에 따라 12~24g 미만으로 섭취할 것을 권고한다. 설탕 25g은 약 6티스푼 정도의 양이다.
조수완 하이닥 건강의학기자 hidoceditor@mcircle.biz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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