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공조 중요한 우주탐사… 한국도 명확한 목표 필요"

박건희 기자 2023. 12. 8. 17: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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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우주탐사협의체(ISECG)
8일 송도 경원재 영빈관에서 열린 ISECG 언론간담회에서 각국 우주탐사 관계자들이 질의응답에 답변하고 있다. 항우연 제공

7~8일 인천 송도에서 열린 국제우주탐사협의체 고위급회의에서 미국, 유럽연합, 일본 등 각국의 우주기관을 대표하는 참석자들은 "우주탐사에서의 국제 공조는 매우 중요하다"며 "한국은 우주 탐사에 대한 목표를 명확히 세우고 국제 공조에서의 교차점을 찾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국제우주탐사협의체(ISECG)는 미국, 유럽연합, 중국, 일본 등 전세계 27개국이 참여해 각 나라의 우주 관련 기관이 개발 중인 우주탐사 분야 계획와 연구 현황을 공유하고, 공동의 글로벌 우주탐사 비전 및 로드맵을 협의하는 협의체다. 

한국에서 열린 2023년 ISECG 대면회의는 한국항공우주연구원(항우연), 미국 항공우주국(NASA), 유럽우주국(ESA), 일본 우주항공연구개발기구(JAXA) 등이 참가한 가운데 지난 4일부터 8일까지 대전과 인천 등지에서 열렸다. 7일~8일 인천 송도에서 열린 고위급회의에는 각 기관 고위 보직자가 기관별 우주탐사 활동 계획과 현황을 발표했다.

8일 고위급회의 직후 열린 간담회에서 다니엘 노이엔슈반더 ISECG 의장(ESA 인간로롯탐사부 디렉터)는 "우주 산업화가 점점 더 중요해지는 상황에서 우주탐사의 경제적 가치에 대한 의견을 교류하고 각 국가의 노하우와 지식을 공유하는 것을 목표로 모였다"고 말했다. 

우주탐사를 연구개발하는 국가 간 공통 목표와 차이점을 찾아 각 국가가 부담하는 개발 비용을 낮추고 연구 위험성을 공동 작업을 통해 줄이자는 취지다. 노이엔슈반더 의장은 그러면서 "한국은 달 탐사선 '다누리(KPLO)' 사례에서 보듯 (우주탐사에) 중요한 기여를 하고 있다"며 "이번 협의체에서 한국이 계획한 로드맵을 듣고 시사점을 얻었다"고 말했다. 

짐 프리 NASA 우주탐사시스템본부장은 "한국이 우주탐사를 통해 무엇을 하고 싶은지 정확한 목표를 설정해야한다"고 강조했다. "한국이 왜 달 탐사를 하고 화성에 가려고 하는지 그 이유를 생각한 후 서로의 교차점이 어디에 있는지 찾을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국이 제시한 목표에 대해 이날 간담회에 참석한 천이진 항우연 위성우주탐사체설계부장은 "정부가 발표한 제4차 우주개발진흥 기본 계획(4차 기본 계획)을 공유했다"고 밝혔다. 

지난 2022년 12월 발표된 4차 기본계획은 우주 영역을 확장하는 게 골자다. 2032년 달 착륙, 2045년 화성 착륙을 목표로 달 착륙선과 화성궤도선을 개발하겠다는 계획이다. 정부는 이를 위해 우주에너지·우주모빌리티·우주자원 활용 기술 등을 개발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천 부장은 "(4차 기본 계획이) 현재로서는 협의체가 구상하는 국제적인 공조 흐름을 잘 따라가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각 국 기관은 또 한국에 우주항공청이 설립되고 나면 국제 공조를 강화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감도 보였다.  

일본 JAXA의 사사키 히로시 인간우주비행기술국 부국장은 "공동의 우주 탐사 목표를 세우는 게 중요한데 ESA와 JAXA는 (이러한 기관을 통해) 우주선을 제작하는 등 협력을 하며 많은 혜택을 누렸다"며 우주항공청 설립으로 국제 공조가 활발해질 것으로 전망했다.

노이엔슈반더 의장 또한 "한국도 유럽의 ESA나 미국의 NASA처럼 우주 개발 계획을 세우고 있는 신흥국으로서 우주항공청 설립이 중요하다"며 "ESA에서도 향후 한국 우주항공청이 창설된다면 파트너십을 강화해나가는 데 많은 관심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중국의 국가우주기구인 국가항천국(CNSA)는 이번에 직접 방문하지는 못했지만 온라인으로 협의에 참여했다. 노이엔슈반더 의장은 "포스트 코로나 시절을 생각해볼 때 (온라인 참석과 실제 참석의 차이가) 큰 의미는 아니다"라며 "참석했다는 게 중요한 것"이라고 밝혔다. 

짐 프리 NASA 우주탐사시스템본부장 또한 "시간 제약이나 지리적 문제로 중국 이외에도 온라인으로 참석한 국가가 많다"고 밝혔다. 이어 "우주에서 지구를 볼 때는 국경이 보이지 않는다"며 "우주탐사에 있어서는 공동의 목표를 갖고 국제적인 공조를 이어가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번 회의에서는 2024년 발간 예정인 '글로벌 주요 탐사 로드맵(GER)'에 어떤 내용을 실을지에 대한 논의도 이뤄졌다. 노이엔슈반더 의장은 "ISECG에 참여하는 활동 조직의 수가 확장되고 활동 규모도 늘어난 상황에서 각 국의 교차점을 찾아야 한다"며 특히 2024년 새로 발간될 로드맵에는 2018년 발표된 GER에 더해  우주에서의 전력 생산 기술,  우주 모빌리티 기술에 대한 개발 방향과 현황이 소개될 것이라고 밝혔다. 

[박건희 기자 wisse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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