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향 취향 하지만 … 그건 사실 '기민한 복종'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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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순하고 사소한 생각이 곧 훌륭한 디자인이 된다.
페라리, 메르세데스-벤츠, 아우디 등 자동차 명가를 거쳐 독일 뮌헨에 있는 전기차 니오의 디자인센터 수석으로 일하는 저자가 18년간 경력과 디자인에 관한 생각을 담은 두 번째 에세이 집을 냈다.
저자는 '개인 취향'의 기원을 18세기 유럽의 시민혁명 등의 영향으로 분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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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의성은 사소한 직관서 나와"
단순하고 사소한 생각이 곧 훌륭한 디자인이 된다. 페라리, 메르세데스-벤츠, 아우디 등 자동차 명가를 거쳐 독일 뮌헨에 있는 전기차 니오의 디자인센터 수석으로 일하는 저자가 18년간 경력과 디자인에 관한 생각을 담은 두 번째 에세이 집을 냈다.
저자는 운전자·탑승자를 고려해 차량의 내부를 디자인한다. 예를 들어 아우디 전기차 'Q4 e트론'의 운전석 문 쪽 손잡이에 물병 보관함을 둔 것이 그의 아이디어였다고 한다. 지난해 발간한 첫 책 '딴생각'에서 사소한 순간의 엉뚱하고 쓸데없어 보이는 생각의 가치에 대한 글을 모았다면, 이번 책에선 직관적 사고방식의 중요성과 종이 한 장 위에 연필로 그 직관을 펼쳐내는 것이 곧 창의성이라는 지론 등을 글에 담았다.
직관은 추리, 연상, 판단 같은 사유 과정을 거치지 않는다. 감각처럼, 대상을 바로 파악한다. 과학자 아인슈타인도 "가장 유일하게 가치 있는 것은 직관"이라는 말을 남겼다고 한다. 그 정도로 이성과 논리뿐 아니라 자신의 '감'을 믿고 따랐다는 것이다. 아인슈타인이 상대성이론을 발견했을 때 그는 직관적으로 시공간이 휘어져 있다는 가설을 세웠고, 이를 수학적으로 증명했다. 저자는 이처럼 즉흥적이고 엉뚱하기까지 하고 과감하고 강력한 직관의 힘을 강조한다.
고독, 욕망, 오해, 무지…. 언뜻 부정적인 의미를 가진 단어로 보이지만 이들이 곧 창작의 발원지가 되기도 한다. 저자는 자동차 디자이너로서 겪었던 경험과 함께 이야기를 들려준다. 예를 들어 디자인 개발을 해야 하는 프로젝트에서 이미 상사로부터 몇 차례 혹평을 받은 위기의 순간에, 저자의 아이디어가 상사의 눈을 사로잡은 순간이 있었다. 한 부분을 툭 튀어나오게 만든 것인데, 상사는 "바로 이거다. 이 부분을 '쑥 집어넣으니' 뭔가 새롭다"며 그의 아이디어를 채택했다고 한다. 상사의 오해가 새로운 의도를 만들고 문제를 해결해준 에피소드다.
사회 현상에 대한 저자의 단상도 살펴볼 수 있는데, 독자에겐 찬반 의견을 불러일으킬 수도 있겠다. 취향과 유행에 관해 쓴 글이 대표적이다. 저자는 '개인 취향'의 기원을 18세기 유럽의 시민혁명 등의 영향으로 분석한다. 권력자와 귀족만 누리던 예술을 누구나 향유할 수 있게 됐고, 개인의 이성과 감정에 집중하는 낭만주의가 유행하게 된 것이다. 그러면서 저자는 "예술가, 디자이너 같은 창의적인 이들과 대중의 취향이 비슷하다면 좋은 취향을 가진 문화권"이라고 설명한다. 반면 우리 사회에 대해선 "개인의 자율성에 바탕을 둔 취향이란 게 있는지 한 번쯤 돌아볼 필요가 있다"고 자못 엄중히 꾸짖는다. 유행에 민감하고 빨리빨리 변하는 건 자신의 중심 없이 타인의 기준에 맞추려고 하는 '기민한 복종'이라고 저자는 비판한다.
[정주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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