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여도 되는 존재는 없다 … 동물에게 공존 권리를

정상동물 김도희 지음, 은행나무 펴냄, 1만8000원

해마다 도축되는 동물이 800억마리가 넘고 실험실에서 5억마리의 동물이 인간을 위해 죽어도 되느냐는 문제의식에서 출발한 책이다.

동물을 대변하는 변호사이자 저자인 김도희는 지구를 공유하는 공동생활자인 동물의 권리를 새롭게 상상하고 동물과 인간이 공생할 방법을 제안했다.

저자는 인간과 동물을 동등한 존재라고 생각했던 피타고라스와 동물의 생명을 빼앗는 육식을 죄악시한 플루타르코스의 이론을 통해 동물철학을 정립했다. 여기에 피터 싱어의 동물해방론과 톰 리건의 동물권리론에도 주목했다.

이뿐만이 아니다. 인간의 유덕함을 기반으로 한 동물과 인간의 상호 존중을 강조한 저자는 이미 사회공동체의 성원으로 살아가고 있는 동물에 대한 시민권을 인정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인간사회에서 학대와 착취에 시달리는 동물이 해방되려면 인간과 동등한 권리를 보장하는 것만으로는 부족하다는 것이다.

또 동물과 인간이 각자의 존엄성과 자율성을 유지한 채 공생 관계를 맺기 위해서는 새로운 윤리와 정치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고통받지 않을 권리와 죽임당하지 않을 권리를 넘어 인간과 동물이 함께 행복할 수 있는 권리를 만들어가기 위한 정치가 동물권'이라고 정의한 저자는 동물권 담론이 미흡한 이유로 유대와 사랑이 부족한 것을 꼽았다. 그는 "인간이 국적, 인종, 성별 등의 차이를 넘어서 유대와 사랑을 느낄 수 있다면 종을 넘어서는 유대와 사랑의 관계를 맺을 능력이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동물을 죽여도 되는 존재라는 생각을 버려야 한다고 강조한 저자는 전 세계 곳곳에서 신음하고 있는 동물의 고통에 동물권으로 응답해야 할 책임이 있다고 설명했다. 동물을 고기와 실험체, 전시물로 보지 않고 함께 사는 공생자로서 동물에게 손을 내미는 것이 우리가 마주한 위기를 넘어서는 첫걸음이라고 저자는 자신의 생각을 밝혔다.

[임정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