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자의 눈물 외면땐 '탄압의 역사' 반복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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팔레스타인 무장 정파 하마스와 이스라엘 사이의 전쟁이 지속되는 가운데, 이스라엘이 팔레스타인 사람들을 억압하며 발전시킨 감시·통제 기술을 전 세계에 수출하고 있다고 폭로하는 책이 출간됐다.
유대계 독립 언론인으로서 20여 년간 이스라엘·팔레스타인 문제를 다뤄온 앤터니 로엔스틴의 저서 '팔레스타인 실험실'은 이스라엘이 지난 50여 년간 팔레스타인인들이 거주하는 가자 지구와 요르단강 서안 지구를 각종 무기와 감시 기술의 실험장으로 사용해왔다고 주장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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팔레스타인 영토 실험실 삼아
비인간적 지배기술·무기 개발
독재정권·민주국가 안가리고
감시·통제시스템 전방위 수출
국제사회 적극 개입해 막아야
팔레스타인 무장 정파 하마스와 이스라엘 사이의 전쟁이 지속되는 가운데, 이스라엘이 팔레스타인 사람들을 억압하며 발전시킨 감시·통제 기술을 전 세계에 수출하고 있다고 폭로하는 책이 출간됐다.
유대계 독립 언론인으로서 20여 년간 이스라엘·팔레스타인 문제를 다뤄온 앤터니 로엔스틴의 저서 '팔레스타인 실험실'은 이스라엘이 지난 50여 년간 팔레스타인인들이 거주하는 가자 지구와 요르단강 서안 지구를 각종 무기와 감시 기술의 실험장으로 사용해왔다고 주장한다.
시오니즘(팔레스타인 지역에 유대인 국가를 세우는 것을 목표로 하는 유대인 민족주의 운동)에 의해 탄생한 이스라엘이 비유대인인 팔레스타인인들을 억압하며 비인간적인 감시·통제 기술을 개발해왔다는 것이다. "가자는 이스라엘의 독창적 지배 기술을 테스트하기 위한 완벽한 실험실이며 팔레스타인인들을 무한정 가둬 둔다는 종족민족주의의 궁극적인 꿈이다."
책이 주목하는 것은 이스라엘이 이 거대한 실험장에서 고도화한 기술을 전 세계에 판매하고 있다는 것이다. 팔레스타인인들의 희생으로 개발된 감시 기술이 또 다른 고통을 낳고 있는 것이다. 저자는 알려지지 않았던 다양한 자료와 피해자 인터뷰 등을 통해 이스라엘이 자국민 다수를 학살한 독재자 피노체트(칠레), 수하르토(인도네시아) 등과 협력했고, 2017년 미얀마의 로힝야족 학살에 관여했던 전력 등을 폭로한다. 안면인식 기술업체 코사이트AI, 군중통제 원격시스템 기업 스마트슈터 등 이스라엘 기업들이 해외 진출을 통해 수익을 올리고 있는 것도 꼬집었다.
이스라엘의 감시 시스템을 도입한 국가들에서는 가자 및 서안 지구에서 자행되는 억압과 유사한 일들이 이뤄진다. 저자는 첨단 기술로 주민을 통제하는 중국의 기술권위주의를 이스라엘의 팔레스타인인 억압과 닮은 사례로 제시한다. 책은 특히 중국 공산당의 위구르족 탄압과 문화 말살이 이스라엘·팔레스타인의 상황과 같다고 강조한다. "중국의 기술과 이데올로기가 세계에 위협이 된다면 이스라엘도 마찬가지로 봐야 하지 않을까? 한 억압은 비난하는 반면 다른 억압은 지지하는 것은 위선 그 자체다." 이스라엘 기업 마갈시큐리티시스템스는 중국 공항 등지에 감시 장비를 설치한 바 있다. 이스라엘은 1989년 톈안먼 학살이 일어난 뒤 많은 나라가 대중국 무기 수출을 끊었을 때도 중국에 무기를 판매했다.
이스라엘이 고안한 감시 시스템은 자유민주주의 국가들에도 수출되고 있다. 이스라엘의 최대 민간 방위 업체 엘빗시스템스의 드론은 유럽 국가들에 수출돼 지중해를 건너오는 난민들을 감시한다. 이스라엘 퇴역 군인들이 설립한 기업 NSO그룹의 해킹 소프트웨어 페가수스 역시 아마존 설립자 제프 베이조스의 활동을 감시하는 등 민간인을 사찰하는 데 사용됐다. 팔레스타인인들을 실험 대상으로 삼아 성장한 이스라엘의 감시 기술이 전 세계 사람들을 정탐 대상으로 만들고 있는 것이다.
이웃이 불행하면 모든 이가 그의 불행에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 팔레스타인인을 억압하는 이스라엘의 논리는 전 세계로 퍼지며 또 다른 피해자들을 낳는다. 이스라엘이 팔레스타인에 대한 탄압을 멈추도록 국제 사회가 압박해야 하는 이유다.
한국어판 서문에서 저자는 한반도의 사례를 들며 이스라엘에 대한 국제적 연대를 촉구한다. "한반도에서 지속되는 긴장은 오랜 전쟁과 불만을 무시하면 왜 실패하는지를 여실히 보여주는 사례다. 세계 지도자들이 적극적으로 관여하지 않으면 호전성이 커지기만 할 뿐이다. 팔레스타인 실험실은 필연적인 현실이 아니다."
[김형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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