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사' 시위 막힌 카카오 노조, 종로 한복판서 '김범수 경영쇄신' 촉구(영상)
카카오 노조, '바람픽쳐스' 고가 인수 논란 비판
서승욱 지회장, 11일 김범수·임직원 간담회 참석해 질의 예정
[더팩트|최문정·서다빈 기자] 최근 카카오로부터 '노조 활동을 사전 협의하라'는 내용의 활동 중단 요청을 받아든 카카오 노조가 또 다시 거리에 나섰다. 노조는 최근 회사를 둘러싸고 벌어진 무책임 경영 논란과 구조조정 등의 문제에 대해 투명한 소통을 요구했다.
전국화학섬유식품산업노동조합 카카오지회 '크루유니언' (이하 카카오 노조)은 8일 오후 12시 서울시 종로구 센트폴리스 건물 인근에서 피켓(손팻말) 시위를 벌였다. 카카오 노조가 시위에 나선 것은 지난 4일 경기도 성남시 카카오판교아지트에서 김범수 창업자 주재로 열린 제6차 공동체경영회의 이후 나흘 만이다.
이날 카카오 노조는 최근 불거진 카카오엔터테인먼트의 드라마 제작사 '바람픽쳐스' 고가 인수 논란에 대한 회사의 책임있는 태도를 촉구했다. 이날 카카오 노조는 해당 논란을 꼬집 듯 '바람아 멈추어다오', '바람의 노래', '바람기억' 등의 노래를 번갈아 틀었다.
카카오는 2020년 바람픽쳐스 고가 인수 논란을 둘러싸고 수사 당국의 조사를 받고 있다. 당시 바람픽쳐스가 자본금 1억 원에 수년 째 적자를 이어가고 있던 상황에도, 카카오가 이 회사를 200억 원에 이르는 금액으로 매입했다는 의혹이다. 특히 이준호 카카오엔터테인먼트 투자전략부문장이 아내인 배우 윤정희씨가 투자한 바람픽쳐스에 시세차익을 몰아줄 목적으로 고의적으로 회사에 해가 되는 결정을 내렸다는 혐의를 받고 있다.
서승욱 카카오 노조 지회장은 "카카오엔터의 제작사 고가인수 의혹에 대해선 사실 확인이 더 필요한 상황이지만, 노조는 계속해서 올해 희망퇴직을 진행한 엔터의 경영 위기를 지적해 왔다"고 밝혔다 이어 "경영 실패 원인이 무엇인지 회사 측이 밝혀야 한다고 생각해 이렇게 피켓 시위에 나섰다"고 밝혔다.
카카오 노조는 카카오와 계열사 전반에서 크고 작은 논란이 발생한 이유가 독단적인 의사결정에 있다며 투명한 경영과 사내 소통 회복에 나서야 한다고 주장했다.
서 지회장은 "지금까지 카카오에서 벌어진 문제는 대부분 독단적인 의사결정을 따랐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며 "향후 회사의 쇄신 작업에 있어 직원들이 어떤 영역에서 의사 결정에 참여해야 할지는 문제 진단 후에 고민할 부분이지만, 우선 노사 간 소통 통로가 열리는 것이 중요하다"고 밝혔다.
카카오 노조는 지난달 30일 입장문을 통해 △경영진의 비위에 대한 준신위의 조사 △공동체경영회의에 노조 등 카카오 직원들의 참여 보장 △경영진 인적 쇄신 등을 요구했다.
서 지회장은 오는 11일 경기도 성남시 카카오판교아지트에서 개최 예정인 김범수 창업자와 직원과의 간담회에 직접 참여해 질의에 나설 예정이다.
서 지회장은 "다음 주 간담회에 앞서 직원들의 의견을 모으고자 설문조사를 실시할 예정"이라며 "지금까지 노조가 제기한 회사의 기존 경영 방침을 둘러싼 문제점을 경영진이 어떻게 생각하는지를 물어보려 한다"고 밝혔다.
한편, 카카오는 최근 홍은택 대표이사 명의로 피켓시위 등 노조 활동 시 사전 협의 절차를 거쳐달라는 내용의 공문을 발송했다. 카카오 노조가 공개한 해당 논문을 살펴보면 "노조와 체결한 단체협약에 허용된 범위 외에 회사의 시설 관리권이 미치는 모든 온·오프라인 형태의 시설, 장비, 장소 등에 대해 사전 협의 없이 사용·이용·점유할 권리를 부여한 적이 없음을 다시 한번 분명히 밝힌다"고 적혀 있다.
이어 "회사의 물리적인 오프라인 장소는 물론 사내 온라인 전산망 등을 이용해 조합 활동을 진행하고자 할 경우 신의성실의 원칙에 따라 회사와 사전 협의 프로세스를 먼저 실시해 주길 강력히 촉구한다"고 명시했다.
서 지회장은 공문에 대해 "실망스럽다"며 "홍은택 대표이사 명의로 발송된 첫 공식 답변이 '침묵하라'는 내용이라니 실망이다. 대화와 협의 없이 만들어진 셀프 쇄신안이 의미가 있는지 묻고 싶다"고 말했다.
munn09@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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