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C 류진욱이 이어가는 ‘불사조’의 의지…“1군에서 공 던지겠다는 일념으로 버텨”

배재흥 기자 2023. 12. 8. 16: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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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철순 일구회 부회장(왼쪽)과 ‘의지노력상’을 수상한 NC 류진욱. 연합뉴스



두 번의 팔꿈치 수술과 끝이 보이지 않던 재활. 프로야구 NC의 오른손 투수 류진욱(27)은 언젠가 1군 마운드에 올라 힘껏 공을 던질 자신의 모습을 상상하며 버티고 또 버텼다. 험난했던 길을 올곧은 걸음으로 돌파한 그는, 이제 한 팀의 불펜을 책임지는 핵심 투수로 성장했다. 보이지 않는 곳에서 부상으로 좌절 중인 선수들에게 ‘희망’이 되었다는 점에서도 의미 있는 행보다. 8일 서울시 강남구 리베라호텔에서 열린 ‘2023 뉴트리디데이 일구상 시상식’에서 ‘의지노력상’을 받은 류진욱은 “매일 반복되는 치료와 운동도 ‘좋아질 수 있다’는 믿음을 가지고 꾸준히 했다”며 “1군에서 공을 던지겠다는 꿈이 있었기에 한눈팔지 않고 계속 버텼다”고 말했다.

류진욱은 2015년 KBO 신인드래프트 2차 2라운드(21순위)에서 NC의 지명을 받아 프로 선수 생활을 시작했다. 장밋빛 미래를 꿈꾼 그는 곧 좌절할 수밖에 없었다. 1군 마운드를 밟아보기도 전에 수술대에 올라야했기 때문이다. 2016년 오른쪽 팔꿈치 인대 접합(토미 존) 수술을 받은 그는 사회복무요원으로 병역 의무를 다한 뒤 2018년 또 한 번 팔꿈치 수술을 받게 됐다. 긴 재활을 거쳐 다시 퓨처스(2군) 경기에 나서기까지 무려 5년이란 시간이 속절없이 흘렀다. 류진욱은 “첫 수술 이후 재활을 할 때는 큰 위기 의식이 없다가, 20대 중반쯤 되니까 내 자리가 없을 수 있겠다는 위기감이 들었다”며 “1군 경험이 아예 없어서 복귀할 때까지 ‘밑그림’을 제대로 그리지 못해 힘든 순간이었다”고 떠올렸다.

8일 서울시 강남구 리베라호텔에서 열린 일구상 시상식에서 만난 NC 류진욱. 배재흥 기자



프로 6년 차였던 2020시즌 꿈에 그리던 1군의 부름을 받은 그는 그간의 한풀이를 하는 것처럼 빠르게 자리를 잡아갔다. 2021년 44경기에 구원 등판해 1승 1세이브 7홀드 평균자책 2.08로 입지를 다졌고, 올해는 지난 시즌 실패를 자양분 삼아 NC 구원진의 ‘필승조’로 우뚝 섰다. 2023시즌 류진욱은 70경기 67이닝을 던져 1승 4패 22홀드 평균자책 2.15로 지표 대부분에서 ‘커리어하이’를 달성했다. 그는 “작년에는 장타를 안 맞으려는 욕심을 부리면서 볼넷이 늘고, 결과가 좋지 않았다”며 “올 시즌에는 타자와 승부를 피하지 말자는 생각으로 경기에 임했는데 좋은 결과로 이어졌다”고 설명했다.

프로야구 OB모임인 일구회가 선정한 의지노력상의 주인공이 된 류진욱은 이날 ‘불사조’ 박철순 일구회 부회장에게 트로피를 건네받았다. 수많은 부상을 이겨냈던 불사조의 의지를 류진욱이 이어가게 됐다. 그는 “포기하지 않고 꿋꿋하게 하다 보면 좋은 결과가 있을 것”이라고 희망의 메시지를 전했다. 남들보다 출발이 늦었던 류진욱의 목표는 더 길고, 오래 선수 생활을 하는 것이다. 그는 “시작은 미약했어도, 끝은 창대하길 바라는 마음이 있다. 앞으로 10년, 15년 더 선수로 뛰면서 팬들께 좋은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다”며 “20홀드 이상을 기록한 건 이번이 처음인데, 앞으로도 꾸준하게 두 자릿수 홀드를 올려 팀에 보탬이 되겠다”고 각오를 밝혔다.

배재흥 기자 heung@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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