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엔 중국이 든든한 ‘생명줄’…전쟁 와중에 중·러 무역 사상 최고치
중국과 러시아의 무역 규모가 올해 처음 2000억 달러를 돌파해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서방의 제재에 맞선 양국간 경제적 밀착이 가속화된 것이다.
8일 중국 해관총서 자료를 보면 중국과 러시아의 올해 교역액은 11월말 기준으로 2181억7680만달러(약 285조원)를 기록했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6.7% 늘어난 것이며, 지난해 전체 교역액(1900억달러)을 초과한 것이다. 양국간 교역액이 2000억달러를 넘어선 것은 올해가 처음이다. 양국은 올해 교역액 목표를 2000억달러로 잡았는데 이를 조기 달성했다.
중·러간 무역 규모는 지난해 우크라이나 전쟁 발생 이후 급격히 늘기 시작했다. 2021년까지만해도 양자 교역액은 1468억8700만달러(약 192조원)에 머물렀었다. 이는 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서방의 경제 제재를 받고 있는 러시아와 중국의 전략적 파트너십 강화에 따른 것으로 볼 수 있다.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은 지난 3월 러시아를 국빈 방문하면서 현지 언론 기고를 통해 “패권, 패도, 괴롭힘 행태의 해악이 심각하고 엄중해 세계 경제 회복을 지연시키고 있다”면서 “(러시아와) 양자 무역 규모를 확대하고 더 많은 이익의 접점과 협력의 성장 포인트를 만들 것”이라고 밝혔다.
올해 중·러 무역 상황을 보면 중국의 대러 수출이 특히 큰 폭으로 늘었다. 11월까지 수출 누적액은 1003억3640만달러(약 131조원)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50.2%나 증가했다. 같은 기간 중국의 대러 수입액은 1178억4040만달러(약 154조원)으로 지난해보다 11.8% 늘었다. 올해 중국의 수출과 수입이 모두 줄면서 11월까지 전체 교역액이 지난해보다 5.6% 줄어든 것과 대조적이다.
중국 관영 글로벌타임스는 이날 “올해 중국의 대러시아 교역 증가 속도는 다른 주요 파트너들과의 교역보다 훨씬 빨랐다”며 “이는 높은 수준의 정치적 상호 신뢰에 힘 입은 것”이라고 보도했다. 그러면서 “중·러는 2019년에 2014년까지 교역액을 2000억 달러로 증가시키겠다는 목표를 세웠는데 목표를 앞당겨 달성해 양국 경제 관계에 획기적인 이정표를 세웠다”고 전했다.
로이터통신은 “중·러 양국이 2019년 세운 무역 확대 목표를 예정보다 1년 앞당겨 달성했다”면서 “우크라이나 전쟁이 계속되고 있는 가운데 서방의 제재를 받는 러시아에 세계 2위 경제대국인 중국이 중요한 경제적 생명선으로 떠올랐다”고 짚었다.
베이징 | 이종섭 특파원 nomad@kyunghyang.com
Copyright © 경향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나도 부정선거라 생각했었다”···현장 보고 신뢰 회복한 사람들
- 국힘 박상수 “나경원 뭐가 무서웠나···시위대 예의 있고 적대적이지도 않았다”
- 늙으면 왜, ‘참견쟁이’가 될까
- 공영방송 장악을 위한 이사장 해임 “모두 이유 없다”…권태선·남영진 해임무효 판결문 살펴
- 내란의 밤, 숨겨진 진실의 퍼즐 맞춰라
- ‘우리 동네 광장’을 지킨 딸들
- 대통령이 사과해야 되는 거 아니에요? 사과해요, 나한테
- 독일 크리스마스 마켓에 차량 돌진…70명 사상
- [설명할경향]검찰이 경찰을 압수수색?···국조본·특수단·공조본·특수본이 다 뭔데?
- 경찰, 경기 안산 점집서 ‘비상계엄 모의’ 혐의 노상원 수첩 확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