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프] 나라 무너졌을 때와 비슷한 대한민국 출생률…누가 아이를 함부로 낳겠나

심영구 기자 입력 2023. 12. 8. 12: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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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면제보] 출산을 고민하는 결혼 2년 차의 고민 제보 (글 : 윤단비 작가)

〈복면제보〉, 이번에는 사회적 고민을 제보합니다.
 
 

※ 오늘의 복면제보자 (결혼 2년 차 직장인) 

저는 결혼 2년 차 직장인 여성입니다. 
신혼도 즐길 만큼 즐겼겠다 이제 슬슬 2세 준비하려고 하는데,
주변을 보면 애 낳고 싶다는 생각이 도무지 안 들어요. 

2살짜리 애 키우는 선배만 봐도 그래요. 아기 낳기 전엔 맞벌이였거든요?

양가 부모님이 애 낳기만 해라, 내가 다 키워줄게 했는데
막상 애가 딱 태어나니까 힘들다고 못 봐준다고 하셨대요. 

결국 선배가 육아휴직 중인데, 그마저도 1년이라 곧 복직해야 하는 상황이고요.
남편도 회사가 어려워 육아휴직이 어렵다더라고요.

집 앞 어린이집에 맡기려 했더니, 대기가 길어서 들어가기 쉽지 않대요.
시터 비용은 달에 300만 원은 기본이라 한 명 월급을 모두 쏟아부어야 하는 상황인데
집값 대출에 생활비에... 너무 벅차다고 하더라고요.

뉴스에선 애를 안 낳아서 나라가 망하네 어쩌니 하는데, 
선배네와 저희 사정이 다르지 않아서 더욱 고민이 돼요.

저희.. 아이 낳아도 괜찮을까요?
 

이 고민을 인구학자 이상림 박사님과 행동심리학자 김태훈 교수님과 함께 고민해 봤습니다.

 

역대 최저 합계출산율 0.7, 초저출산 시대의 대한민국


*합계출산율 : 여성 1명이 평생 낳을 것으로 예상되는 평균 출생아 수
이상림|인구학자

내년에는 0.7대가 무너질 겁니다. 아주 심각한 상황입니다. 전쟁이 나도 이것보단 높고요. 이런 비슷한 사례는 동독이 무너졌을 때, 동독 지역에서 1994년에 합계출산율 0.77이 나온 적이 있어요. 사회가 붕괴되고 나라가 무너졌을 때 나오는 수치예요. 이런 수치가 나오고 있다는 건 우리 사회가 무엇인가 크게 잘못되고 있다는 걸 보여주고 있는 거죠.

“합계출산율 1.5를 유지하던 동독이 1990년 통일 후,
경제적 어려움과 정치적 혼란을 겪는 사이 
1991년~1996년 합계출산율이 1 아래로 떨어졌던 동독 지역”
 

서울시 2022년 합계출산율 0.5... 합계출산율 0.5가 의미하는 바는?


 

합계출산율 0.7대가 무너진다면?

① 지방 소멸
 
이상림|인구학자

“저출산의 영향을 가장 먼저 받는 교육 현장”

2017년 출생아 수가 35만 8,100명이었습니다. 이 아이들이 내년에 초등학교 1학년이 되죠. 사상 처음으로 초등학교 1학년 학생 수가 40만 명 밑입니다. 근데 이렇게 되면 학교들이 계속 문을 닫을 수밖에 없거든요. 당장 사립 어린이집들은 상당수 문을 닫고 있고, 쭉 올라가서 대학도 지금 굉장히 위험한 상황이고, 그러면 결국은 소멸이라는 게 이 교육기관부터 와닿습니다. 

우리나라에서 인구에 대한 관심이 높아진 게 2021년부터라고 하는데 왜 그러냐면 그때 지방대 대량 미달 사태가 나고 인구감소가 시작이 됐어요.

“2021년 대입 가능 자원은 47만 9,376명 (교육부 추산),
대학 입학 정원은 49만 5,200명 1만 5,824명이 부족...
지방대 대량 미달 사태 발생”


2002년생이 중요한 게 처음으로 50만 명이 안 되게 태어났어요. (2002년 출생아 수 49만 6,911명) 우리는 지방대 위기 사태를 2002년도에 알고 있었어요. 근데 아무 대비를 안 하고 두고 있었던 거죠. 더 큰 문제는요. 작년에는 25만 명이 안 태어났어요. (2022년 출생아수 24만 9,186명) 전문대학 포함해서 수도권 대학의 정원이 25만 명 정도라고 얘기를 합니다. 2022년에 태어난 모든 아이는 서울에 있는 학교에 다니는 거예요. 이 이야기는 지방에 있는 모든 학교는 제로가 된다는 소리고, 그러면서 지방에 있는 모든 산업도 사실상 붕괴가 된다는 걸 의미하는 거예요. 문제가 굉장히 가깝게 와 있어요. 
 
김태훈|행동심리학자

대학이 예전과는 다르게 그 지역 경제를 먹여 살리는 중요한 역할을 하거든요. 그러니까 대학이 있다가 없어지면, 그 지역 경제가 그냥 확 무너져 버립니다. 일단 유동 인구와 그다음에 거기 상주하는 인구가 엄청나게 줄어들잖아요. 
② 경제성장률 0%대 돌입, 축소되는 경제
 
이상림|인구학자

더 큰 문제는 (출산율이 줄면) 신규 진입 인력이 줄어들면서 우리 산업에서 인력난을 경험하게 될 거라는 점이에요. 

이상림|인구학자

지방에 있는 대기업, 제철소나 조선업계도 일할 사람을 구하기 어려워서 타격이 클 거예요. 서울과 수도권은 필요한 청년의 수를 채울 거예요. 이 이야기는 곧, 지방은 더 많은 청년이 줄어들었는데, 서울이 지방에서 더 많은 청년을 빼앗아 올 거라는 걸 의미하고 다시 지방 소멸이라고 하는 지방의 위기가 더 가속화되는 걸 의미합니다. 

이상림|인구학자

‘슈링코노믹스’. 경기가 축소된다는 걸 얘기하죠. 그러면서 경제성장이 둔화할 거라고 예측합니다.

“효과적 정책 대응 없을 시
2050년대에 0% 이하의 역성장세를 보일 확률 68%

출산율 0.2 상승 시 
2040년대 잠재성장률을 0.1%P 높임”

- 출처: 한국은행 〈경제전망보고서〉

 
이상림|인구학자

인구가 감소하면서 경제가 줄어드는 이유는 크게 두 가지예요. 하나는 생산 인력이 줄어드니까 생산량이 줄어드는 게 있고요. 또 하나는 소비 시장이 줄어든다는 걸 의미합니다. 특히 소비 시장 중에서도 내수업 시장 자체가 좁아질 거예요. 특히 생산성이 떨어지는 산업들, 건설업이라든지 운송업이라든지 외식, 숙박업 같은 것들이에요.

인구 감소로 소비 시장은 줄었는데, 인건비는 올라가는 위기 상황이 되겠죠. 진짜 문제는 격차가 커질 거예요. 산업 간의 격차, 그리고 지역 간의 격차, 그러면서 계층 간의 격차. 노동시장도 이분화되면서 계층 간의 격차도 커지고요. 예를 들면 지금 학교에서 학생 수가 줄어드니까 학교 교사 수를 조정해야 되잖아요. 교사 수를 조정하는 방법은 두 가지가 있어요. 하나는 현재 계신 분들을 나가게 하거나 신규 인력을 안 받는 거죠. 우리는 지금 후자로 가고 있죠. 이게 무슨 의미냐면 고령화의 위기를 청년 시대에게 전가하는 거예요. 

이상림|인구학자

고령화가 왜 빨라지냐면 58년 개띠라고 하는 베이비붐 세대가 올해 65세가 돼요. 기록상으로 1950년대 중후반부터 1982년까지 거의 매년 80만 명(1976년, 1978년 제외) 이상이 태어났어요. 굉장히 오랜 기간 베이비붐 세대는 계속 노인기가 될 텐데 밑의 세대는 계속 줄어들었단 말이에요. 그러면서 이제 고령화 속도가 엄청나게 빨라질 겁니다. 현재 18.4%인 노인 인구가 불과 25년 후엔 전체 인구의 40%가 넘을 거거든요.


(남은 이야기는 스프에서)

심영구 기자 so5what@s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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